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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수첩 May 18. 2022

우리, 탓하지 말아요

마음에게도 잘 해주세요.

시들어가는 꽃을 보며

물을 잘 못 줬나

햇빛이 문제였나

꽃을 탓하지 않듯이


우리, 상처받은 마음을

탓하지 말아요.


우리 집 베란다에는 올리브 나무, 귤나무, 이름 모를 꽃, 공기정화 식물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관리를 덜 해도 된다는 것들을 하나하나 모으다 보니 식물만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어느 날, 애지중지 키우던 올리브 나무의 잎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베란다에 햇빛이 잘 들지 않나 싶어서 거실로 옮겨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물을 적게 주기도 했다. 영양제는 당연한 순서였다. 결국 공기 중 습도를 고려하지 않고 평소처럼 물을 줬던 게 문제였다. 올리브 나무는 다시 건강해졌다. 마음이 시름시름 앓는 소리를 낼 때도 이렇게 따뜻할 수 있을까? ‘내가 그렇지 뭐’ 마음을 탓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을까? 주위를 탓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뭇잎이 까맣게 타들어갈 때 나무를 탓하기만 했다면 나무는 썩고 썩다가 죽었을 것이다. 무작정 나를 탓하는 습관은 마음을 수렁으로 빠뜨린다. 주위를 둘러보자. 마음에 생긴 상처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그걸 쾌적하게 조정할 수는 없을까? 환경을 알맞게 설정해보고 난 후에 나를 탓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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