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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Jan 11. 2019

대여점_빌리기 보다 필요할 때 보면 그만!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지금은 렌탈 전성시대!


가끔 집에 있는 물건들을 보다 보면 집에 있는 가전제품 중에 내가 구매한 것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모든 것이 렌탈이다. 이것저것 렌탈을 하다 보면 월 몇십만원은 기본이다. 이뿐인가? 유아용품, 명품가방, 청소기, 반려동물 제품 등 다양한 것들을 렌탈로 이용할 수 있다. 명품가방을 사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잠시 빌릴 수도 있다. 공유 플랫폼이 대세인 지금 이런 렌탈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롯데렌탈의 렌탈 플랫폼 MYOMEE]


이런 렌탈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특히 일반서적, 만화책, 비디오테이프 등은 다 렌탈이었다. 그래서 중학생 시절 동네에는 책 대여점,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다. 책 대여점에 가면 내가 볼 수 있는 일반서적 뿐만 아니라 만화책도 있었다. 시리즈물인 만화책 같은 경우에는 1권부터 보다가 3-4권이 없을 때에는 5권부터 마지막 책까지 다 빌려보다 나중에 3-4권을 다시 봤던 기억이 난다. 3-4권을 기다리고 5권을 보기에는 너무 뒷 이야기가 궁금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마치 지금 드라마를 한 번에 보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이런 행위를 빈지워치(Binge Watch)이라고 말한다. 지금처럼 모바일기기의 대중화로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예능이나 드라마 등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능이나 드라마를 폭식하는 현상이다. 어쩌면 내가 책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려 보던 행위는 오프라인 형태의 빈지워치일지도 모르겠다. 


비디오 대여점은 당시 존재하던 비디오 테이프와 플레이어가 있어서 만들어지 것이다. 지금이야 TV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VOD를 통해 손쉽게 결제해서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비디오 테이프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보고 싶은 드라마는 녹화해서 봤다. 듣고 싶은 라디오를 녹음한 것처럼. 그래서 주말이면 비디오 대여점에서 가서 보고 싶은 영화를 찾고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 친구집에서 같이 보기도 했다. 비디오 플레이어가 있는 집도 있고 없는 집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지금의 극장처럼 같이 보는게 더 즐거웠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극장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중화되어 쉽게 접할 수 있던 때가 아니었다. 


이런 모든 추억들은 이제 사라졌다. 책 대여점은 사라졌고 전자책이 등장하며 전자책을 종이책보다 더 싸게 구매해서 일정 기간 동안 보거나 소장할 수 있게 되었다. 비디오 대여점은 기술의 발달로 비디오 테이프 자체가 없어지면서 이제는 동영상으로 영화,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웹하드 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기도 하고 TV로 VOD 결제를 통해서 본다. 이제는 어디로 나갈 필요가 없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카우치 포테이토처럼 가만히 앉아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콘텐츠는 대여점이 필요없게 되었다. 콘텐츠는 디지털화되어 있어 인터넷 접속만 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 테이프 1개 빌리는데 얼마에요’가 아닌 ‘콘텐츠 하나 다운받는데 얼마에요’로 바뀌었다. 드라마의 인기도에 따라, 종영된지 얼마나 된지에 따라 콘텐츠 다운 가격은 바뀐다. 쉽게 콘텐츠에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뭔가를 빌려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게 되었다. 그냥 보고 싶을 때, 결제만 하면 바로 볼 수 있다. 오늘 보고 싶은 드라마를 놓쳤다 하더라도 조금만 참으면 바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말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또 과거에는 누군가가 빌려가면 바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이제 사람들은 굳이 무언가 소유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보면 ‘무소유’의 시대이다. 하지만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아닌 또 다른 소유를 위한 무소유다. 내가 무언가를 소유하면 내가 그 만큼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소유, 공유, 연결. 이 세 개의 키워드의 결합은 새로운 것들을 많이 만들어냈지만 과거의 대여점은 사라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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