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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글생각 Dec 22. 2017

보고서 작성 시 기본은 갈 수 있는 방법은?

보고서의 신이 되는 방법

회사에서 문제 해결이나 로지컬 씽킹 관련 교육을 들으면서 가장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한 번이라도 교육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MECE’, 우리가 흔히 ‘미시’라고 부르는 것이다. MECE는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다. 어떤 것이 상호 중복이 없으며, 전체적으로 누락이 없다는 뜻이다. 보통 어떤 대상을 분류할 때, MECE 하게 분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MECE를 잘 활용만 하면 보고서 작성의 기본 역량은 갖출 수 있다.    


                          

설문조사 관련 다음 대화를 한 번 보자.


김사원 : 국내 스마트폰 게임 이용자의 행태 조사 설문지입니다.  

박과장 : 설문항목 자체는 크게 빠진 내용은 없어 보이는데…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에서 누락되거나 중복된 항목들이 조금 보이는데...  

김사원 : 어떤 항목이...  

박과장 : 연령대에서 20대, 30대, 40대, 50대라고 되어 있는데, 20대 미만 하고 60대 이상이 빠져있는데.

김사원 : 아, 20대 미만 하고 60대는 많이 없을 것 같아서…  

박과장 : 이번에 우리가 웹 서베이로 설문을 돌리는데, 모든 연령을 다 커버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종사하고 있는 업종도. 회사원이라는 항목은 중복 아닌가? 게다가 기준도 안 맞고.

          서비스 업종 종사자도 회사원이고 유통업체 직원도 회사원인데...  

김사원 : 예. 서비스, 제조, 유통, 교육 등 업종으로 구분했어야 했는데...   

박과장 : 어떤 항목을 분류함에 있어 항상 누락과 중복이 없어야지.

          

김사원은 스마트폰 이용자 행태 조사 설문지를 작성함에 있어 MECE의 원칙에서 벗어났다. 먼저, 우리가 사람들을 연령이라는 기준으로 분류할 때, 10대 미만,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등으로 나눈다. 이러한 분류는 전체 인구를 모두 포괄하고 있으며 각 연령대별로 중복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김사원은 20대 미만과 60대 이상을 제외함으로써 전체 인구를 포괄하지 못하고 해당 연령대의 인구를 누락시켰다. 종사하고 있는 업종의 경우에는 분류기준이 틀렸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 해당하는 사람과의 중복을 일으켰다. 즉, 회사원은 업종 분류기준이 아니고 회사원 중에는 서비스, 제조, 유통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MECE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MECE는 보고서 작성 시 사고의 속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큰 틀을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MECE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들을 나열하려는 사고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시장에 진입한다고 했을 때, 교육시장을 유아,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대학생을 제외한 성인 교육으로 구분했다고 보자. 이러한 경우, 우리는 각 시장을 하나씩 하나씩 검토해봐야 한다. 하지만 MECE를 활용하여 해당 시장을 크게 묶으면 성인교육과 비성인 교육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신의 목표가 성인 시장이라면 해당 성인 교육 시장만 검토해서 시장 진입에 대한 사항을 조금 더 빨리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MECE는 어떤 것들을 나누는 역할도 하지만 역으로 어떤 것들을 묶는 역할도 한다. 특히, 나열식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기본적인 보고서 능력은 갖출 수 있다.     


올바른 MECE와 잘못된 MECE가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올바른 MECE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상호 중복이 없고 전체적으로 누락이 없다. 하지만 잘못된 MECE는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잘못된 MECE는 크게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상호 중복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남자, 여자, 아저씨, 아줌마로 사람을 분류한 경우, 남자와 아저씨, 여자와 아줌마는 상호 중복이 발생한다. 다음으로 전체적으로 누락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영화 장르를 액션, 스릴러, 공포 등으로만 분류했다면 멜로, SF, 코미디, 기타 등의 장르가 빠져 전체적으로 누락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상호 중복과 함께 전체적으로 누락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국내 시중에 판매되는 차를 국산차, 현대차로 분류했다면, 국산차와 현대차 간에 상호 중복이 발생한다. 또한 수입차가 빠져 전체적으로 누락이 발생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MECE는 과거/현재/미래, 질/양, 밖/안, 객관/주관, 단기/중기/장기, 개인/집단, 거시/미시 등이 있다. 이외에 4P(Prodcut, Price, Place, Promotion), 3C(Customer, Competitor, Company) 등의 비즈니스 툴도 MECE의 종류로 볼 수 있다.     


한 언론사의 칼럼에 나온 MECE를 활용한 맥도널드의 사업 확장 사례를 소개하려 한다. 잘 알다시피, 맥도널드는 2006년 맥모닝을 출시했다. 맥모닝 출시 전, 맥도널드는 고객을 점심이나 저녁 대용으로 햄버거를 먹는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밥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분류에 따라 맥도널드는 아침 시장이라는 새로운 고객을 잡기 위해 맥모닝을 출시하였다. 단순하지만 시장 자체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분류하지 않으면, 아침 메뉴를 쉽게 생각할 수 없다.    


MECE는 이처럼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가 있다. 하지만 MECE에 너무 몰입했을 때에는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아침(Breakfast)과 점심(Lunch)을 합성한 브런치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 같다. 밥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뉜다는 생각만 할 경우, 브런치라는 것을 도출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MECE는 나누기도 하고 묶기도 한다. 이것에 있어 중요한 것은 '기준(관점)'이다. 그 기준은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MECE만 잘해도 보고서 작성 시 기본은 간다. 단, MECE의 정의에 매몰되지는 말자.


*본 내용은 <보고서의 신(박경수, 더난출판)>  내용의 일부입니다.
 보고서의 신 더보기: HTTP://goo.gl/XTCr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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