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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목없음 Jan 16. 2019

정말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나를 더 잘 알기



2년 2개월동안 함께하던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일이 힘들어서, 복지가 좋지 않아서, 월급이 적어서라는 이유는 아니었다. 일은 힘들었지만 퀘스트를 깨는 것처럼 프로젝트 때마다 배우는 점이 있어 좋았고, 복지도 나름 괜찮았으며, 월급이 적지도 않았다. 내가 가장 고민이 되고, 힘들었던 것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였다. 얼마 전 읽은 ‘퍼블리’의 콘텐츠 중 가장 심금을 울렸던 문구는 나의 심경을 100% 잘 반영하고 있다. 


어느 곳을 향해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ㅡ 프랑스 사상가, 미셸 몽테뉴




나는 뭐 하는 사람이지?

30대가 남의 떡이 가장 커 보이는 시기라고 하던가.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전문 분야에서 열심히 커리어패스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너무 초라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매 프로젝트마다 최선을 다해, 멋진 아웃풋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나름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도 만점에 가까웠는데, 막상 “나는 OO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없는 것 같아 두렵고 초조했다. 스타트업 컨설팅을 진행해오면서 약 20여개의 산업군에 산재되어 있는 60여개의 스타트업을 만나봤지만, “그래서 나의 전문분야는 뭐지?”, “나는 앞으로 어떤 쪽으로 일을 계속해나가야 하지?”라는 질문만 커져갔다. 



20대를 졸업하고 꼭 거쳐가는 고민이 아닐까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느꼈고, 퇴사학교나 트레바리같은 ‘직장인을 위한 모임 플랫폼’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샵이 개설되는 것은 물론 잘 팔리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더 실감했다. 20대까지는 부모님이 가꿔준 온실 속에서 살다가 이제 혼자,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게 되면서 누구나 하는 고민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바꾸니 조금은 혼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전문분야가 없다고 우울해하는 것이 오히려 거만한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했다. 



조금 더 구체화시켜보자

1월은 ‘다짐하는 달’이라고들 한다. 작년 나의 목표는 ‘1년간 꾸준히 글쓰기’였고, 그 도구를 ‘일기’로 정했다. 재작년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꾸준하게 5년을 해보기’였고, 그때 선정한 ‘무엇=요가’를 아직도 꾸준히 사랑하며 열심히 수련하고 있다. 목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누가 세워준 목표가 아니라 내가 세운 목표는 달성했든, 실패했든, 그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목표를 ‘나를 더 잘 알기’로 정해본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하는 일(job)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다.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하고 싶다. 나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목표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셋팅도 갖췄다. 



세부목표: 주변에 관심 갖기

: 사람들, 그들의 행동, 제품, 제품과 사람의 연결 관계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기록하자. 올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통해 나의 정체성에 색깔을 입혀보는 시기’로 설정했다. 


하나. 1년동안 묵혀뒀던 브런치의 카테고리를 재정비했다. 

크게는 [제목없는] 시리즈와 [큐레이션] 시리즈로 구분했다. [제목없는] 시리즈는 다시 일기, 에세이, 여행으로 쪼개고, [큐레이션] 시리즈는 책(Book), 앱(또는 소프트웨어)(App), 제품(Product)으로 꼭지를 나눴다. 그렇게 총 6개의 매거진이 만들어졌다. 


둘. 비즈니스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thinkit_lab

계정명에 고민이 정말 많았다. ‘공감’이라는 단어를 넣고 싶기도 하고, ‘시선’이라는 단어를 넣고 싶기도 했다. 한글로 할지, 영어로 할지도 고민했다. 그치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think’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한 것 같았다. 뒤에 ‘it’을 붙이니 ‘Think it’ 같아 보이기도 하고, 생각킷트라는 ‘Think kit’ 처럼 보이기도 해서 이것으로 결정했다. 

비즈니스 계정으로 생성한 이유는 1) ‘신뢰도’를 주고 싶어서, 2)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서이다. 아직 마케팅베이비 수준이기 때문에 어떻게 팔로워를 늘려나갈지, 어떻게 사람들과 교류할지는 조금 더 공부하고 세부 실행 목표를 세워야 할 것 같다. 


셋. 1111하기: 1주일에 한번, 1가지의 주제로 1개의 매거진에 1개의 글을 발행하자.

두고 방치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이 블로그(브런치)인 것 같다. 2018년 3월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았을 당시만 해도 뛸 듯이 기뻤는데, 일이 바쁘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핑계로 방치해뒀다. 작년에는 ‘꾸준한 글쓰기’가 목표였기에 개인적으로 Pages에 일기를 썼는데, 일기는 나만 보는 것이다 보니 내 감정 쏟아내기가 대부분이었던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는 나의 글을 좀 더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 발행되는 공개 글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지우기도 어렵기 때문에 주제 선정부터 초안 작성, 퇴고까지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 또 많은 것을 배우길 기대한다. 





지금 그 사람이 얼마나 잘하는지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성장하는지입니다.
ㅡ 장인성, <마케터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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