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함께 하는 5년 8개월의 여정 첫 번째 : 수습에서 팀원까지
2015년 8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서울에 있는 한 피티샵에서
5년 7개월 동안 근무했다.
수습기간부터 팀원, 매니저, 점장까지 근무하며
많은 경험과 성과, 그리고 사람을 남겼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자 퇴사를 결정했다.
이 글은 나의 20대 후반 ~ 30대 초반의 대부분이었던,
피티샵 트레이너로써의 삶을
몇 가지 기록과 지표 등과 함께 간략히 회고해 보는 글이다.
사실 플랜 A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플랜 A가 불발!
플랜 A에 맞추어 전 직장도 퇴사하고
거처도 옮기고,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플랜 B, C 등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이때 몸소 체감했다.)
새로 옮긴 거처엔 연고가 없어 아는 사람 하나 없었다.
월세와 생활비는 계속 나가는데 직장도 없었다.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메우며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플랜 B를 찾기 위해 발버둥 쳤다.
조금 힘든 시기였지만,
이상을 타협하기 싫었다.
밥은 대충 먹어도,
대충 일해도 되는 곳엔 가기 싫었다.
지금 당장 생계유지가 힘들어도,
배움으로 나를 채울 수 있는 곳에 나를 던지고 싶었다.
다행히 고독과 생계위협에 잠식당하지 않고
나와 결이 맞는 피티샵 한 곳과 연이 되어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입사한 곳은 1:1 PT 전문 스튜디오(피티샵)였다.
피티샵의 핵심 서비스는 당연히 피티(PT)이다.
피티(PT)는 퍼스널 트레이닝(Personal Training)의 약자로
담당 회원을 1:1로 전담하여 필요한 니즈에 맞춰 운동을 지도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고로, 내 회원이 생기기 전까진
피티샵의 핵심 서비스인 피티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적정 수준의 회원을 유치하기 전까지는 잉여시간이 많았고
그 시간 동안 우리 피티샵의 시스템과
피티를 제공하기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배우고 공부했다.
전화 상담, 블로그 상담, 방문 상담의 본질과 시스템, 공통점과 차이점
피티라는 핵심 서비스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가치들
블로그 마케팅과 브랜딩 등은 물론이고,
피티샵 내부, 외부 시설관리까지!
부뚜막에 얹힌 가마솥 마냥
데스크에서 자리를 지키며
속에 담긴 물을 팔팔 끓이는 2015년이었다.
2016년 한 해는 팀원으로써 피티샵에서 일을 했다.
회원을 자기 틀에 맞추어 판단하고 리드하는 대표님과
본인이 회원에게 흡수되어 서포트하는 팀장님 밑에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팀원으로써 성장했다.
구성원만큼 내게 많은 성장을 준 것은 사실 회원이다.
피티는 회원과 트레이너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몸으로 배우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많진 않지만 하나둘 생기는 회원님들을
기록하고 나름의 최선을 다 했다.
적지 않은 분들이 내 서비스를 이용하고
금방 떠나가시기도 하고
퇴사하기까지 5년 7개월 동안 이용해 주신 분들도 있다.
(그리고 몇 분은 2023년 현재도 함께 하고 있다!!)
회원님들과의 상호작용에서
혼자 추론하는 경우도 있고
사진처럼 회원님이 직접 피드백을 주시는 경우도 있었다.
피티 서비스는 보통 일회성이 아닌 10회, 20회 등
일정한 수업수를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한다.
따라서 제품의 주기가 발생한다.
우리 서비스의 최소 단위는 15개의 수업이 한 세트로 묶인 서비스였다.
일주일에 두 번씩 나오면 2달 정도가 소요되고,
세 번씩 나오면 한 달 하고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즉, 성과 지표가 반영되기까지 최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15년 수습 기간 동안 진행했던 서비스의 결과가
16년 1월부터 반영이 되었다.
피티샵 운영에 있어 성과와 관련하여 중요한 지표들로
재등록률과 매출액 등이 있다.
16 시즌 재등록률은 49.6%로
0명의 회원을 상담하면
5명의 회원이 남고 5명의 회원은 떠나갔다고 볼 수 있다.
매출액은 월평균 800만 원으로,
이때 당시 급여를 생각하면 급여 대비 2배 정도의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재등록률에 대한 정의는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정의한 재등록률은 다음과 같다.
재등록률 = 당월 재등록 회원 / 당월 재등록 상담 회원
동료 팀원 선생님의 퇴사 등으로
인수인계를 받기도 하고 생각보다 빠르게
회원 유입이 되었다.
회원수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재등록률은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며
결과적으로 회원 수용 역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났다.
대표님께선 이러한 부분을 좋게 봐주시고
2017년 내게 매니저 자리를 제안했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세 파트로 나누어 기록하려 한다.
1. 수습부터 팀원까지 (15,16 시즌)
2. 매니저 (17,18 시즌)
3. 점장 (19,20 시즌)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