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에 집착하다
“엄마는 네가 너와 비슷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너무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그저 사랑 많이 받고 자란 평범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외모가 특별한 것도 그렇다고 철없는 날라리도 아닌 그저 그런 평범한 친구에게 단지, 가족이 할머니뿐이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엄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결핍”에 대한 시선을 처음 마주한 순간. 나는 결핍이 끼치는 영향력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결핍은 내게 있어 한 발짝 떨어져 관망하던 존재였다. 부족함 없는 가정의 장남으로 감정적 소용돌이에 휩싸일 일조차 없던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내게, 결핍은 그저 타인들의 이야기였다.
스물일곱의 나이를 맞기 직전의 어느 날.
난 비로소 내 결핍과 마주했고 누구에게나 스쳐 지나갔던 이 순간은 내 인생에 가장 충격적인 순간이 되었다.
취업과 학업의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고, 사회적 기준에 자신을 빗대어보기도 하던 내게, 문득 한 가지 감정이 떠올랐다.
질투
남을 부러워하는 감정, 또 그것이 고양된 격렬한 증오나 적의(敵意).
질투
이 부정적 감정이 그 순간.
그 어떤 감정보다도 나와 닮았다 생각했다.
특출 난 외모도, 특출 난 능력도, 그 어느 것 하나조차 두각을 나타낸 것 없이 “최상급 평범함”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내게 왜 이 질투라는 감정이 그토록 친숙하게 느껴진 걸까.
평범함을 향한 집착.
나는 특별히 빠져있는 일이 없었다. 몰두하는 것도 없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함’에 빠져 사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평범함을 추구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 사람이었다.
나보다 나은, 나보다 평범했을지 모르는 누군가를 늘 질투하고 시기해왔고, 상대가 누구일지라도, 무엇일지라도. 그저 관찰하고 분석한 뒤 맘에 들면 베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조금 더 평범해졌다며 행복해했던 내게 질투는 삶의 필수 불가결한 그런 것이었다.
난 그 때문에 타인에게 느끼는 열등감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해왔는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화가 나지 않다가도,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순간 날카로워지는 것은 평범함에 대한 나만의 집착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날카로움이 더 큰 질투를 만들고 결국 또 베끼게 만들어왔다.
물론 내 인생이 불쌍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고, 나는 내 색깔이 없는 건가라는 고민도 해왔다. 나의 삶이 통째로 부정당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난 이런 나 자신이 싫지 않았다. “평범함”에 극도로 집착하는 나의 “결핍”은 분명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모른다.
평범한 삶을 무의식적으로 동경해 온 것인지,
내 스스로 결핍을 느꼈기에 이렇게 살아온 것인지
하지만 평범함을 동경해 타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그런 삶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평범함에
집착하는 나에게.
Best regards
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