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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열타자기 Aug 03. 2016

좀비영화 같은 혐오와 양극의 시대

THINK TANK THINK (18)




<워킹데드> 시즌1 사진 인용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다. 최근 양 극단을 치닫는 이념과 사상 전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사정없이 달구고 있다. 각각 대척점에서 자기 입장만 철저히 고수하며 선을 긋고, 반목하고, 혐오하고, 미워한다. 짧게나마 내가 살던 이 시간과 공간에서 이렇게 극단으로 귀를 틀어막고 서로를 치열하게 미워하던 시대가 있었을까 싶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 문제들의 이면에는 문제 그 자체보다는 당대 사회 구조와 분위기가 더 밀접한 영향이 있다고 본다. 극단의 문제는 인류 이래 오랜 시간 존재해왔고 (남자와 여자. 흑인과 백인, 보수와 진보 등) 그것이 심화되는 것은 주변적인 사회 구조와 분위기가 가져오는 기폭제들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     


이를테면 가장 뜨거운 감자인 일베의 극단적 보수주의와 여성 혐오, 매갈의 남성 혐오, 보수와 진보의 논란과 대립의 속성들은 이미 오랜 시간 한국 사회가 내재해온 성격의 문제들이었지만 저성장, 양극화 시대가 본격화되고 각각의 입장과 계층이 소통할 수 없는 사회 구조가 곤고해지다 보니 논란의 크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영화 <배틀로얄> 의 이미지 인용


이런 분위기와 논쟁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서로의 입장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중간적 입장’의 관용과 여유, 즉 밸런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생존의 첫째이자 이를 끝까지 지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저성장, 양극화 시대에는 사회적, 경제적인 모든 면에서 여유와 관용은 사라진다.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소위 ‘배틀 로열’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마치 바이러스처럼 우리 일상으로까지 감염된 것 같다. 하나같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자신의 입장과 다르거나 손해를 미치면 무조건 혐오하고 미워한다. 정작 문제의 본질, 문제를 만든 당사자들이 아닌 공동 운명체인 자신의 이웃과 친구를 물어뜯는다. 이는 마치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연상케 한다. 소수의 욕심으로 사고나 재앙이 발생하고, 서민들은 이에 감염되어 하나같이 공격적이고, 과격하고, 영혼 없이 서로를 물어뜯는 좀비가 되는.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이런 광적인 사회 분위기에 휩쓸릴 때가 있다. 극심한 이기주의로 심기를 건드리는 예의 없는 사람들, 전체적인 맥락을 무시하고 자기 입장과 이익만 이야기하는 사람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것을 아무렇지 않게 취하고 반칙으로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 등. 불합리한 것을 그냥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분노와 화의 지수가 높아 스스로도 걱정이 많다. 이토록 관용과 이해가 없던 시대가 있었을까. 


혐오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가 너무 무섭다. 이런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최창규 (THINK TANK Contents Director & Founder) : https://www.facebook.com/cckculture

THINK TANK Contents : http://blog.naver.com/thinktank_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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