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을 세움
오늘은 콘텐츠 마케팅의 골격이자, 설계도의 마지막 요소인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미디어, 채널, 플랫폼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미디어라고 통칭하겠습니다.) 미디어를 ‘골격 (骨格) ’이라 표현한 이유는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가 담긴 콘텐츠를 온전하게 담아주고 마케팅의 ‘형체’와 ‘모양’을 드러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재차 비유하자면 요리사가 자신이 만든 ‘음식’을 고객에게 내놓기 위해 음식을 온전하게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듯 콘텐츠 (음식) 역시 적절하게 담아낼 수 있는 적절한 그릇인 미디어가 있어야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실체를 담아내는 중요한 그릇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칼럼 목차]
1부 콘텐츠 마케팅의 쓸모 : 사용법 (콘텐츠 마케팅이 뭐예요?)
2부 콘텐츠 마케팅의 초석 : 브랜드 (자기다움의 정의)
3부 콘텐츠 마케팅의 장기 : 콘텐츠 (자기다움의 표현)
4부 콘텐츠 마케팅의 골격 : 미디어 (자기다움을 세움)
5부 콘텐츠 마케팅의 기능 : 바이럴 (자기다움을 알림)
6부 콘텐츠 마케팅의 미래 : 논쟁점 (구걸이 아닌 구원)
콘텐츠 마케팅에서 미디어는 콘텐츠와 별개로 분리해서 볼 수 없습니다. 즉 한 몸이라는 말입니다. 제 주장에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리 (콘텐츠)가 더 중요한가요, 그릇(미디어)이 더 중요한가요?” 개인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음식 (콘텐츠)이라 대답하는 경우가 있고 그릇 (미디어)이라 답변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콘텐츠와 미디어의 개념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인데요. 개인적으로는 해묵은 논쟁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콘텐츠와 미디어의 관계를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담아낼 요리의 종류, 모양, 양 따라 그릇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지듯, 콘텐츠의 소재, 분량, 목적에 따라 미디어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역으로 그릇의 모양, 즉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콘텐츠의 유형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콘텐츠와 미디어는 서로 영향을 주며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관계이므로 결코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거나 우위를 매길 수 없습니다. 콘텐츠 마케터는 이러한 원리를 잘 이용해 콘텐츠의 소재, 목적에 따라 미디어 특성을 잘 활용한 콘텐츠 기획이 필수적입니다.
콘텐츠 마케팅 기획자는 브랜드 업종, 타깃, 마케팅의 목적과 단계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브랜드의 성격과 전략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타깃에 맞는 적절한 미디어를 선택해 배포해야 합니다. 미디어와 콘텐츠는 한 몸이기 때문에 미디어를 선정하기 전 먼저 내가 알리고자 하는 브랜드의 업종, 타깃, 목적을 점검해야 합니다.
가령 음식과 공간을 마케팅하는 경우, 당장 찾아가서 먹고 싶을 정도로 식욕을 자극하고, 꼭 가보고 싶을 정도로 시·청각적인 자극을 극대화시켜야 합니다. 관련 이미지를 가장 예쁘고, 직관적이고, 빠르게 퍼뜨릴 수 있는 인스타그램이 유리하겠죠. 다만 특정 채널이 뜨고 있다는 이유로 업종에 맞지 않는 채널을 ‘영혼 없이‘ 활용한다면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의료, 금융과 같은 소재는 오감의 요소보다는 관련 정보가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블로그 혹은 페이스북이 더 적합하겠죠. 자신의 업종, 소재의 특성에 맞춘 미디어 선정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잠재 고객의 타깃이 많이 잠재 소비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채널을 중점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소재, 업종에 따라 연령층과 관심사가 다르고 그에 맞는 채널 활동 양상을 파악하여 활동 지역을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맛집 정보, 음식 등을 주로 검색하는 10대 ~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다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채널을 중점적으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전문 정보나 분량이 많은 소재의 콘텐츠일 경우 블로그를 베이스 삼아 페이스북을 이용해 유입을 유도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여러 채널들을 통해 자기다움을 꾸준하게 알리고 순차적으로 자산을 쌓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별로 콘텐츠를 꾸준하게 제작·배포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다만 예산과 제작의 여력이 없는 개인·영세 규모의 사업자의 경우 휘발성이 빠르고 가볍게 실행할 수 있는 채널만을 집중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자 전력이 될 수 있습니다. (채널의 구독자를 모으고, 배포하고, 자산을 쌓아가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브랜드의 업종, 소재, 타깃, 마케팅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미디어들을 선택했다면, 각각의 미디어들이 서로 연동되어 잠재 소비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와 길목에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미디어 파트에서 미디어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채널 구성을 전략을 (소셜) 미디어 믹스 전략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미디어 믹스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미디어별 특징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 채널의 특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각 채널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콘텐츠 마케팅에서 주로 사용되는 미디어별 특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홈페이지를 제외하고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많이 운영하는 미디어 (owned media)를 기준으로 선정하였습니다.)
1) 블로그 : 콘텐츠 베이스캠프
블로그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제한 없이 올릴 수 있어 ‘콘텐츠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워드 프레스, 티스토리 등 커스텀이 가능한 형태도 있지만 주로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류를 차지하며 해당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콘텐츠가 노출되기 좋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브랜드 색깔과 가치를 효율적이고 통일감 있게 알리기 위한 ‘브랜드 저널리즘’의 도구로 많이 활용합니다.
검색 노출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이므로 관심사, 키워드에 따라 다양한 연령층에게 노출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분량이 많거나 전문적인 정보를 압축해서 담아야 하는 정보성 콘텐츠를 담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검색 노출이 되지 않거나, 콘텐츠 분량 등의 이유로 확산성은 비교적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페이스북, 리타겟팅 매체, 콘텐츠 큐레이션 앱 등을 연동해 배포하면 바이럴 효과는 물론 브랜드의 전문성을 드러내는데 탁월한 미디어입니다. + [관련 기사 : "국내 인기 SNS는 유튜브-네이버 블로그-페이스북 순"]
2) 페이스북 : 콘텐츠 우체국
페이스북은 업종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 마케터들이 소셜미디어 전략에 핵심적으로 사용하는 채널입니다. 모바일 기반으로 카드 뉴스, 모바일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 바이럴에 특화되어 있으며 블로그, 랜딩페이지와 연동해 유입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콘텐츠를 다양한 유형, 세분화된 설정이 가능한 타겟팅 광고를 통해 원하는 소비자의 타임라인에 ‘배달 (Delivery)’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전체 사용자 규모는 물론 정밀한 타겟팅 구성, 목적에 맞는 다양한 광고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마케팅 채널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타임라인에 비즈니스 계정의 수와 광고 콘텐츠 수가 많아지면서 많은 이용자의 이탈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비즈니스 계정에 올라는 콘텐츠는 돈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배포가 어려운 구조로 알고리즘을 개편하게 되었습니다. (paid 미디어화 돼버린 셈입니다.)
+ [관련 기사 : 늙어가는 美 페이스북, 한국 10~20대는 선호 왜?]
+ [관련 기사 : 페이스북, 뉴스피드 확 바뀐다…기업·미디어는 '울상']
3) 인스타그램 : 콘텐츠 사격장
인스타그램은 10, 20대 여성들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며 페이스북의 광고성 콘텐츠에 피로를 느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대거 넘어오면서 사랑받는 채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쉽고 직관적인 앱의 구조, 해시태그를 기반으로 누구나 손쉽게 게시물을 올리고 ‘적확하게’ 퍼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뿐 아니라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해시태그’라는 총알로 이용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느낌이랄까요.)
주로 오감과 대리 만족 욕구를 자극하는 소재들 (음식, 패션, 여행, 공간, 몸 등) 이 인기가 높으며 이런 특징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형에 따라 페이스북에서 집행되는 광고를 인스타그램에서도 노출이 가능합니다.) 순간적인 확산성이 좋지만 그만큼 콘텐츠 주기는 짧기 때문에 꾸준하고 빈도수 높은 운영 전략이 필수적이며, 해시태그를 잘 이용한다면 팔로워 수가 많지 않아도 순간적인 확산력과 노출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 [관련 기사 : 인스타그램만 나홀로 성장…국내 이용률 15%P 급증]
4) 유튜브 : 첨단 무기고
최근 콘텐츠의 향유 방식이 영상 중심으로 변화하고 많은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들이 유튜브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더 각광받는 채널이 되었습니다. 편집 영상뿐 아니라 실시간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유형의 영상 제작과 배포가 가능하다 보니 자체 제작뿐 아니라 유튜브의 저명한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한 채널입니다.
웹 드라마 형태의 바이럴 광고, 커머스, 리뷰 영상, 혹은 라이브 방송을 통한 PPL 등의 콘텐츠를 방송하고 재편집하여 활용하여 콘텐츠를 배포합니다. (페이스북 역시 영상 배포, 라이브에 탁월한 매체이지만 유튜브의 경우 영상 콘텐츠를 통한 수익구조가 마련되어 있어 많은 크리에이터들과 구독자들이 모이는 장이 되었습니다.) 영상 콘텐츠만을 전문으로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 유튜브뿐 콘텐츠 소재, 유형에 따라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되기도 합니다. (네이버 TV, 카카오 동영상 등)
+ [관련 기사 : 한 달 총 사용시간 257억분 ‘유튜브 전성시대’]
미디어가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면서 브랜드의 활동과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실체’, ‘골격’인 만큼 전략적인 채널 선정과 운영, 미디어 믹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미디어의 특징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하고, 브랜드의 업종, 타깃, 목적에 맞는 미디어를 선정하고, 각각 미디어 간 상호작용과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활용 전략이 결합되어야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콘텐츠와 미디어는 결코 이분법적인 논리로 구분 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를 담고 있는 미디어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한 베이스캠프인 만큼 총 세 가지 원칙이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콘텐츠 마케팅의 기본 원리와 정신과도 일치하는데요. 소셜미디어에 수많은 정보들, 각종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내 브랜드가 인지되기 위해서는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를 근간으로 ‘꾸준하고’, ‘빈번하게’ 노출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브랜드’라는 자기다운 변별점이 존재해야겠죠.) 좋은 콘텐츠를 여기저기, 꾸준하고 빈번하게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 전략을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ps
6부작으로 기획한 콘텐츠 마케팅 칼럼이 매월 디지털 인사이트 잡지에 실리고 있습니다. 서점에서 지면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디아이매거진 4월호] : http://bitly.kr/O4Q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