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는 일,
평생 할 수 있을까?

직장 생활 5년차에 찾아든 난해한 아니 난감한 질문

by 글쓰는 김민정

해 뜨면 출근하고 해 지면 퇴근하다가 주말에는 여행가는 대신 여행가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던 우리는 연예인이 될 걸 그랬나 봐,로 대화를 시작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견줄 경쟁률은 아니더라도 그만한 노력은 기울여야 손에 쥘 수 있는 명함이 그녀에게도 내게도 있었다. 빛나는 명함을 타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벅찬 순간도 있었다. 매일 아침 갈 곳이 있다는 기쁨에 1년을 보냈고 일을 배우는 바쁨으로 또 1년을 살았다. 3년째에 접어들어선 습관처럼 회사를 오갔다. 우리의 대화는, 그러고도 두 해쯤 더 지날 무렵이었다. 매너리즘이 만성화될 조짐을 보이던 그때 우리에겐 마치 텔레비전 속에 사는 사람들만이 놀 줄 아는, 놀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특히 부러운 마음이 들었던 건 출연 중인 한 개그맨이 언젠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생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요.”


만약 내가 그 대목을 잊었더라면 그들의 여행도 웃음도 어쩌면 일의 영역으로 치부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평생 하고 싶다’는 건 ‘사랑한다’의 몇만 배쯤 되는 깊은 감정의 투영이므로 그 말을 하던 개그맨의 눈동자와 목소리를 나는 지울 수 없었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그는 행복할 것이다. 그런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 역시 즐거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여행을 브라운관 너머로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 박장대소하는 건 매우 당연한 결과다.


“지금 하고 있는 일, 평생 할 수 있을까?”


친구는 답이 없었다. 그녀의 머릿 속은 복잡했거나 텅 비었을 것이었다.

그건 내 머릿 속도 마찬가지였다.

응, 아니. 둘 중 하나면 되는 답일진대 우리는 어느 하나도 선뜻 택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시계 초침 소리만 재깍재깍 방 안에 울려퍼졌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

어쩌면 어릴 적 뜨겁게 빛나던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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