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AM 신데렐라

회사를 관둘까? 말까?

by 글쓰는 김민정

사회생활 수년 차.

일도 익숙하고 사람은 더 익숙한 시기가 되면 그러니까 만날 하는 일도 보는 사람도 똑같은 생활을 계절이 세 번쯤 바뀔 동안 하다 보면 어김없이 고민이 시작된다.


회사를 관둘까? 말까?


책임은 무겁고 실수는 귀여움이 아니라 노여움을 산다는 것을 어쩌다 맞닥뜨리기라도 한 날 저녁이면 고민은 장황해진다. 이 회사 언제까지 다닐 수 있겠어. 어차피 사오정 오륙도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새 출발 하자. 회사 때려치우고 카페나 할까. 테이블이랑 의자 몇 개 소담하게 차려놓고 온종일 책 읽고 사람 구경하면 재밌겠다. 한 달에 한 번쯤은 친구들 불러모아 파티하며 살아야지. 자주 가는 카페 언니에게 노하우도 얻을 겸 내일 아침 들를 테야.


비탈길에 돌 굴러가듯 막힘없이 찬란한 인생을 꿈꾸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으면, 그러나 발이 향하는 곳은 자주 가는 카페가 아니라 회사다.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못하지 않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전쟁터. 화려한 꿈은 그렇게 아침 아홉 시가 되면 부서지는 한밤의 꿈이 되고 만다.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동화 신데렐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난다. 그녀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산 이유는 계모와 언니들을 떠났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왕자님을 만났기 때문일 거다. 직장인 신데렐라가 해피엔딩을 바란다면 회사를 관두느냐 마느냐 하기보다 ‘내 일을 사랑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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