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기자 하겠답시고 도서관에 살다시피 할 때 친구 몇은 학사모 벗기 무섭게 면사포를 썼다. 청년 백수 전성시대 이른바 청백전 대신 차라리 김치전을 부치겠다며 그녀들은 결혼을 했다. 취업 대신 시집을 가는 ‘취집’의 현장을 목격할 때마다 나는 ‘여자라서 행복해요’란 말을 떠올렸다. 그러나 여자 아닌 기자로 먼저 행복해지고 싶었으므로 그들이 신혼여행 갈 때 나는 도서관으로 갔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이리저리 치인 만큼 경력이 쌓였고 직업인으로 밥 굶지 않을 만 해졌다. 이제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만 하면 될 일인데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됐다. 취재원 섭외하듯 신랑감 섭외하고 인터뷰하듯 데이트하고 원고 쓰듯 결혼하면 좋으련만, 웬 따질 것도 까탈 부릴 것도 이렇게나 많아지는지. ‘멋 모를 때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 백번 맞다. 어른들의 말씀은 역시 새겨야 옳다!
러시아 속담에 이런 게 있다.
고기 잡으러 바다에 갈 때는 한 번 기도하라.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라.
결혼을 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취집이 취업보다 어려운 나이 서른이지만,
기적보다 기도를 믿는 나이 서른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혼은 나잇값 제대로 할 인생의 중대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