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자는 도발을 꿈꾸고, 각자의 방식으로 도발한다.
나는 오빠보다 언니들을 좋아했고, 곧잘 따랐다.
그게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여자 선배들이 우글거리는 잡지사에서 일한 내 ‘여초’ 인생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랬다.
스물 몇 살의 나는 ‘언니들의 대화’가 재밌었다. 미지의 세계를 미리 들춰보는 재미도 있었고 어쩐지 나도 그녀들과 같은 어른인 것 같아 으쓱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이해 불가의 영역이 있었다. 일명 마의 삼십, 일탈의 아이템이다. 그러니까 여전한 언니들이 여전하지 않은 아이템을 들고 나타나는 시기가 있는데 그게 서른 전후였다.
언니들은 뽀글한 폭탄 머리로 나타나거나 가슴골이 드러나는 블랙 원피스를 자랑했다. 가끔은 빨간 립스틱 짙게 바르고 하드록이 쟁쟁 거리는 차에 나를 태웠다. 선천적으로 배짱이 좋지 못한 몇몇 언니들은 모든 번뇌를 손톱에 모아 불사르겠다는 듯 화려한 네일아트의 신공을 보여줬다. 그녀들의 크고 작은 도발이 나는 난감했다.
내 펑크펑크난 가슴, 쇼크쇼크야.
- 비비, 하늘땅 별땅 -
어느덧 나도 언니들의 나이가 됐다. 그리고 서른이 된 나는 그녀들의 난감했던 도발이 용감했던 행동이었다고 헤아린다. 도발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용기가 없는 나는 그저 책상 앞에 앉아 평소보다 센 단어를 골라 문장을 쓸 뿐이므로. 이게 내 방식의 도발이다.
착한 사람 안 할래. 행복한 사람 할래.
심심하고 밋밋하게 장수하느니, 흥미진진하게 단명하겠어!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
서른 여자는 도발을 꿈꾸고, 각자의 방식으로 도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