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망설이지 말아야 할 것들, 엄마 딸 여행.
서른을 앞둔 가을과 겨울, 엄마와 세 번의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엄마의 순간들을 만났다.
이를테면 타국의 석양 앞에 흔들리는 엄마의 눈동자에서 그녀의 소녀 시절을 만났고,
잠든 엄마의 얼굴에서 그녀가 감당해 온 세월의 무게를 만났다. 엄마도 여자였음을!
엄마니까, 딸이니까 서로에게 기대했던 것들이 있었고, 그래서 많이 아팠다. 여행은 뜨거운 화해를, 깊은 존경을, 벅찬 사랑을 안겨줬다. 엄마와 나는, 진정 친구가 됐다.
딸 서른, 엄마 예순 가까이.
딸과 엄마가 친구가 될 수 있는 나이이고,
여자의 인생이 여자, 엄마, 다시 여자로 흐른다면
딸은 여자에서 엄마로, 엄마는 엄마에서 다시 여자로 가는 정거장과 같은 시기이다.
여자는 여자에서 엄마가 될 때 많은 역할을 지웠다가 엄마에서 다시 여자가 될 때 많은 역할을 내려놓는데
그맘때는 딸과 엄마의 역할 수가 비슷한 무렵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두 여자의 인생이 교차하는 시점이자 딸과 엄마가 소울메이트가 되어 동반 여행하기에 최적화된 시간. 딸인 내가 나 아닌 이유로 바쁘기 전, 엄마가 아프기 전, 아주 잠깐의 골든타임인 것이다.
살면서 망설이지 말아야 할 두 가지.
꿈, 그리고 엄마 딸 여행.
서른, 더 늦기 전에 엄마랑 여행을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