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얄팍해진 게 아니라 깊어진 거야.
서른이 되면 인간관계가 두 부류로 나뉜다.
평생 갈 사람과 스쳐 갈 사람.
인연의 시작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인연의 시간이 일 년이든 십 년이든,
첫인상이 좋았든 나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 끌림의 에너지가 평생 갈 친구와 스쳐 갈 지인을 결정할 뿐.
어릴 때 우린 너도나도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나눠 본 옆 반 아이도 친구였을 만큼.
수많은 사람이 인생에 드나들며 서른이 됐다. 다수는 지인이 됐고, 소수만 친구로 남았다. 지인이 된 친구의 소식을 건너 들은 어느 날. 복잡한 거리에서 동창과 스치듯 안녕한 겨울날. 문득 인간관계가 얄팍해진 것 같아 마음이 휑뎅그렁한 그런 날.
누군가에게 “모모입니다.” 대신 “응, 나야.”로 시작하는 전화를 한 통이라도 걸 수 있다면 혹은 받을 수 있다면, 잘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얄팍해진 게 아니라 깊어진 거라고 믿을래.
애초부터 관계는 넓히는 게 아니라 맺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