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로 점철된 우리의 이십 대는 어지러웠다.
사람들은 행운의 공과 불행의 공이 똑같이 든 주머니를 하나씩 가지고 세상에 온다고,
그래서 뽑는 순서가 다를 뿐 살며 겪는 행복과 고통의 무게는 같다던 어떤 이야기처럼,
우리는 풍요의 세대로 누리며 자랐지만 그만큼 치열하게 결핍과 싸워야 했다. 덜컹거리는 삶에서 멀미하는 날도 많았다.
앞으로 갈 길도 매끈한 아스팔트일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레일 위를 뱅뱅 도는 청룡열차보다 좌충우돌 예측불허 범버카의 스릴을 좋아할 줄도 안다. 자주 흔들리겠지만 ‘인생을 즐겨라’는 말을 이해하게 되는 나이, 서른.
이제 내 인생의 핸들을 꽉 쥐어야 할 때.
길이 험하더라도 폭풍우가 거세더라도 핸들만 꼭 쥐면 휠씁리진 않을테니까. 핸들 잡고 뒤돌아보는 일 따윈 없으니까. 핸들 잡고 멀미하는 법도 없으니까. 핸들을 잡아야만 드라이브의 맛을 알 수 있으니까. 비로소 인생을 즐길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