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떠오른 짧은 단상

작은 자유

by 이수염

크리스마스를 겪었는지도 모르게 새벽거리는 고요하다. 환경미화원은 비질소리만 새벽의 침묵을 깨고

아침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저 비질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았던가?

나는 생각했다. 쓱쓱 바닥을 쓰는 저 소리가

고요 속에서 정겹게 느껴진다.


사람마음은 참 알 수가 없다.

한참 공부를 하려 스터디카페를 등록해서 다니던 때에는 그 고요가 숨 막히는 적막으로 느껴지고, 타인의 책장 넘기는 소리도 그렇게 거슬렸는데.

그때와 지금이나 적막을 깨고 들려오는 한 가지 소리는 매한가지인데, 무엇이 다를까?


내 마음 때문일까? 폐를 관통하는 찬 공기 때문일까?

알 수 없다. 나는 내 마음의 날씨변화를 알 수없다.


비가 오면 맞기도 하고, 우산을 꺼내 쓰기도 하고

맑은 날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려 그늘을 만들고,

더우면 옷을 얇게 입거나, 추우면 옷을 껴입는 것이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많지 않다.

고작 저 정도다.

하지만 고작 저 정도를 할 수 있는 것이

내가 가지고 태어난 자유고, 의지이기 때문에

작은 것들을 포기할 수 없다.

비 오는 날, 타인이 나에게 억지로 우산을 못쓰게 하면

불쾌하고 분노를 느끼듯.

그만큼의 침범을 피할 수 있는 자유를 관철한다.

그것이 존중받고 존중해 주는 마음이니까.


타인의 작은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침범받지 않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존중이고, 사랑이다.

모두가 그런 마음을 품는 것이 새벽을 지나 따뜻한 아침을 맞이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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