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선한 영향력
연말을 맞이하여 연차를 길게 쓴 동생이 아직 본가에 있다.
본가는 내 자취방과 매우 가깝게 있어서, 본가에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는 거의 야간근무를 하는데, 야간근무의 아쉬운 점이야 이래저래 많겠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동생이 본가에 왔을 때조차 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보려면 보겠지만, 생활패턴이 안 맞으므로.
그래도 오전에 글을 쓰게 된 후로는 오늘처럼 낮에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뒤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 창작행위가 생활패턴과 나의 충만함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충만함, 살면서 내 인생 곳곳에 깃들었음 하는 마음에 이래저래 많이 노력했다.
남들보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술자리도 덜 갖고, 혼자만의 생활을 충실히 살아내며 노력했다.
그렇지만 최근 몇 주만큼 충만했던 적이 있나 싶다.
생각해 보면 글을 쓴다는 행위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사춘기가 늦게 온 나는, 학창 시절 끝자락부터 군 시절까지 이유 모를 분노에 휩싸이곤 했는데,
그때 내면의 평온에 도움을 준 것도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그때 얇지 않은 수첩으로 두세 권 정도 썼으니까, 나름 꾸준히 썼던 것 같다.
글이라는 것은 내가 내게 쓰는 편지 같은 것이다.
주제가 무엇이든 나의 생각을 다시 읽고, 읽으면서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해 준다.
군 시절에는 화가 날 때마다 내가 무엇이 화났고 기분이 어떠한지 써 내려가면,
수첩에 검은색잉크가 한줄한줄 내려갈 때마다, 화가 누그러졌던 것 같다.
이처럼 그 시절 글쓰기는 나에게 마음의 진화 작업이었고, 지금은 활력에 불쏘시개 같은 역할을 해준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좋았던 점은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쓴다는 점이었다.
이 전에는 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유튜브를 본다던지, SNS를 하며 정보를 접하고 시간을 보내느라 글을 쓰는 행위를 잊고 살았는데, 브런치에 내 글을 발행하고, 타인들이 쓴 무수히 많은 글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그들과 실제 대면한 적은 없지만, 많은 나와 같이 글을 쓰는 행위로 활력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 또 그들의 생각을 몰래가 아닌 상호공유한다는 점에서 좋은 말벗들이 생긴 셈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누군가 마음이 너무 힘들다면, 독서보다는 일기를 써보는 걸 권한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도 괜찮다. 그저 한 줄 한 줄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 내려가면, 어느새 자신의 마음을 대면할 수 있고, 그 시간이 자신을 단단히 만들어준다면, 비로소 타인의 글에도 눈이 간다. 그리고 타인의 글을 읽으며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의 유대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자신과의 유대를 돈독히 쌓으면 자신 안에 충만함이 깃든다.
내면으로부터의 충만함이야 말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행복의 시작 같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