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왜 망설이는가
심리학자 융은 이렇게 말했다.
“ 인생의 전반부는
‘ 누군가가 되는 것 ’에 관한 것이다.
인생의 후반부는
“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
이 문구를 알게 된 순간, 나는 몹시 위로를 받았다.
그동안에 나는 인생의 전반부.
그러니까 ‘ 누군가가 되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이 아닌 것 같은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결국 인생은 처음부터 ‘ 자기 자신 ’ 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인간의 일생은 노화하면서 끝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몹시도 위로가 됐다.
때때로 살아오면서, 나에게 맞지 않는 듯한 옷을 입고 있는 시기가 있다. 그때마다 적잖이 내면의 괴로움을 느꼈는데, 사실은 그러한 과정 또한 나를 드러내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그간의 내가 삶에 성실히 휘둘리며 살아왔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몹시도 신중하다.
그래서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거나, 원치 않는 선택을 할 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들고, 이 선택이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은 ‘끝’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모든 게 과정이었다. 길을 잘못 들고 헤매다가 끝끝내 나를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나이 들어가는 것이라면, 나는 결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잘 해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에는 여러 가지 힌트가 있고, 그 힌트들을 운 좋게 그날따라 나에게 총명함이 깃들어서 그 힌트를 눈치채고 올바른 길을 가게 된다면, 매우 기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길은 언제든 돌아 나올 수 있고, 돌아 나왔다 한들 다시 그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고, 공평하게도 모두가 자기 자신이 처음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순간의 갈림길에서 망설이고, 잘못된 길을 걸었을 때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되돌아 나올 수 있는 용기와, 되돌아 나온 길을 다시 걸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