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기한 Apr 17. 2024

행동 변화 4법칙:
만족스럽게 만들기

[책: 강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6)

*본 강의는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기반으로 합니다.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만족스러운 경험은 반복합니다.


어떻게 하면 손 씻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요? 1990년대 카라치(파키스탄의 도시)는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놀았어요. 공중보건 일을 하는 스티븐 루비stephen luby는 손 씻는 간단한 습관으로 이곳 주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루비는 P&G와 함께 '세이프가드'라는 비누를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세이프가드 비누는 일반 비누보다 거품이 잘 나고 향이 좋았어요. 주민들에게 손 씻는 일은 '즐겁고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었어요. 몇 달 만에 설사병 52%, 폐렴 48%, 농가진 35%가 감소했습니다. 6년 후 루비가 다시 이곳을 방문했을 때 비누를 나누어 준 집의 95%가 손 씻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껌은 왜 씹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입안이 상쾌해지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초기의 껌(1890년대)은 특별한 맛이 없었대요. 리글리라는 회사에서 스피어민트, 주시프루트 같은 향을 첨가하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난 거죠. 씹는 재미에다가 맛까지 더해지니 너도나도 껌을 씹게 된 겁니다. 


치약도 비슷합니다. 특유의 박하향이 특별한 효능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입안이 시원하고 깨끗해지는 느낌을 줄 뿐입니다. 그런데 이 느낌, 이 만족스러운 경험이 다시 치약을 쓰게 만듭니다. 


즐겁고 만족스러운 보상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합니다. 


'분명하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행동 변화 법칙 1, 2, 3 기억하시죠? 이 세 가지 법칙은 '지금,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법칙입니다. '만족스럽게 만들어라'는 '다음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법칙'입니다.


그런데 습관을 만드는 일이 그렇게 녹록지는 않습니다. (내가 아니라) 뇌가 문제예요, 뇌가.




우리 뇌는 '즉시적 만족, 즉시적 보상'을 추구합니다. 


이것이 가치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행동을 위한 동기부여의 기준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지요. 아무리 일을 잘해도 한 달이 지나야 급여를 받습니다. 오늘 미친 듯이 운동을 해도 최소 몇 달 뒤에 살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지금 당장 아메리카노 사 마실 돈을 아껴도 은퇴할 때나 되어야 목돈을 만질 수 있습니다. 아, 너무 서글프죠?


과학자들은 이 같은 현대사회를 '지연된 보상 환경'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뇌는 즉시적 만족을 추구하는데 우리는 지연된 보상 환경 속에 있습니다. 이게 문젭니다, 문제. 


만족스러운 보상이 즉시 와야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래야 습관이 되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좋은 습관들은 그 보상이 '나아중에' 옵니다. 그러니 반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얄밉게도 나쁜 습관은 보상이 즉시 옵니다. 담배를 피우면 즉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도넛은 씹기도 전에 이미 맛있죠. 술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세상의 색이 바뀝니다(저만 그런가요?ㅎ). 그런데 좋은 습관과 반대로 나쁜 습관의 결과는 '나아중에' 나타납니다. 병에 걸리거나 살이 찌거나... 


좋은 습관 만들기 어렵고, 나쁜 습관에 빠지기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뇌 이놈' 때문이에요. 


방법은, 물론 있죠. 원인도 해답도 '뇌'에 있습니다. 




뇌를 속이는 겁니다. 


지연된 보상을 즉시적인 보상처럼 보이게 합니다. 지금 당장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당장 보상을 받는 것처럼 꾸밉니다. 


예를 들어, 절약하는 습관을 만든다고 합시다. 지금 천 원, 이천 원 아껴도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대신 아래와 같이 합니다. 

통장을 하나 만든다. 

거기에 '유럽 여행 갈 돈'처럼 절약해서 모든 돈의 용도를 쓴다. 

적은 돈이라도, 평소와 달리 절약했다면 즉시 입금한다.  

잔액이 불어나는 만큼 만족도 커진다. 


이와 같은 방법을 좀 더 체계화한 것이 그 유명한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의 '습관 추적'입니다. 프랭클린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작은 노트 한 권을 가지고 다지면서 13가지 습관을 실천했는지 추적 기록했습니다. 이를 대중화한 것이 '습관 추적'입니다. 


#습관 추적

달력에, 만들고 싶은 습관을 실천한 날에 X 표시를 합니다. 

이게 다예요. 



방법은 간단하지만 효과는 강력합니다. 습관 추적은,

우리에게 행동을 일깨우는 시각적 신호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발전을 눈으로 보고 이를 되돌리고 싶지 않다는 내적 동기를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습관을 수행하고 기록하는 순간순간 만족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즉,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시각적 증거를 하나씩 쌓아나감으로써 우리에게 즉각적이고 본질적인 만족감을 줍니다. 즉각적인 만족은 반복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습관 추적은 행동 변화 1법칙의 습관 쌓기와 결합하여 더욱 파워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달력에 X 표시를 할 것이다.

영업 전화를 끊고 나서, 빈 통에 클립 하나를 넣을 것이다.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 먹은 것을 기록할 것이다. 

  

습관 추적에는 꼭 지켜야 할 법칙이 있습니다. '절대로 두 번은 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하루를 거를 수는 있습니다. 살다 보면 그렇죠. 단, 두 번 연속으로 거르면 안 됩니다. 두 번 연속으로 거르면 거르는 게 또 다른 습관이 되어 버립니다. 부득이하게 한 번 건너뛰었다면 재빨리 원래 흐름 속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켜보고

있다


끔찍한 핵전쟁을 막는 끔찍한 방법이 있습니다. 


협상학의 대가 로저 피셔가 고안한 방법인데요, 핵무기 발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은 핵전쟁으로 수백, 수천만 명이 죽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피셔는 이 점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착안했습니다. 


작은 캡슐 안에 핵무기 발사 암호를 넣는다.

지원자를 선발해 그의 심장 바로 옆에 그 캡슐을 넣는다.

대통령은 크고 무거운 칼을 휴대하고 다닌다.

핵무기를 발사하려면 지원자의 가슴을 도려내야 한다. 


대통령이 핵무기를 발사하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수백만 명이 죽습니다. 피셔는 핵무기 발사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을 눈 앞에 있는 현실로 가져왔습니다. 즉시 느낄 수 있는 끔찍한 경험으로 만든 것입니다.


앞서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즉시적 만족을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쁜 습관을 없애려면 즉시적 고통을 주어야 합니다. 먼 훗날 발생할 나쁜 결과를 현실로 가지고 와야 합니다.




법과 규칙으로 나쁜 행동을 규제할 수 있습니다. 


차에 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안전벨트를 합니다. 그렇죠? 다행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사망률이 몇 %가 높아지고 사회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뭐 그딴 거 고민하면서 하지 않죠? 그냥 합니다. 습관인 거죠.       

  

전 세계적으로 안전벨트를 하는 습관이 정착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한 것이 뭘까요? 인식 개선 캠페인? 사망 사고 사례 전파 등 충격 요법? 아닙니다. 법과 규제입니다. 안전벨트 의무화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는 14%의 운전자만이 안전벨트를 착용했습니다. 오늘날에는 90% 가까이 안전벨트를 착용한다고 합니다. 


사회적 계약을 통해 사람들의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시민들이 책임을 다하도록 법을 이용하듯이, 우리도 스스로 책임감을 유지하기 위해 '습관 계약'을 맺을 수 있습니다.



#습관 계약

반드시 지키고 따를 특정 습관을 기록하고

이를 어기면 구체적으로 어떤 벌을 받겠다는 것을 서면으로 남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이겠다면

매일 00시~00시(특정 시간)까지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긴급한 수신 전화 제외).

XX 일(특정 행동)을 하는 동안에는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꺼내지 않는다.

침실(특정 장소)을 디지털 청정구역으로 지정하고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를 들이지 않는다.


위 사항을 어긴다면 아래와 같이 책임을 진다.

1회 위반 시: 24시간 스마트폰 사용 금지

2회 위반 시: 일주일간 스마트폰 사용 금지 + 일주일간 설거지, 화장실 청소 담당(기존 하던 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간: 00월 00일 ~ 00월 00일까지


그리고 맨 아래 서명을 하는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 본인 외에 책임감 있는 조력자의 서명을 더합니다. 예를 들면 아내(아내를 위한 조항을 넣어주면 적극 협조한다는...), 운동을 한다면 트레이너, 업무상 습관이라면 동료 등을 습관 계약에 포함합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그 누군가는 스스로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랑하고 신뢰하고 존경하는, 가까운 사람일 것입니다. 습관 계약으로 내가 원하는 정체성에 반하는 행동을 규제하고, 책임감 있는 파트너와 함께한다면 스스로가 원하는 모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