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ISDOT Aug 24. 2020

UX와 BX의 밸런스 맞추기

BX와 UX의 그 사이 어딘가


BX와 UX는 디자인 분야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다. 다양한 기업들에서 두 영역의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고 있고, 디자이너들도 UX쪽으로 진로를 삼을지 BX쪽으로 진로를 삼을지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BX와 UX가 양분되어 다른 영역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디자이너라면 한쪽에 무게중심이 있을지언정 두 영역을 모두 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두 영역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매우 크고, 한 분야가 다른 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BX디자인과 UX디자인을 모두 경험하고 나서야 그 두 영역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UX와 BX의 밸런스 조절에 대해서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Brand Experience Design & User Experience design


사실 BX라는 단어는 최근에 국내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해외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 단어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사용되는 것 같다.) 사실상 BX는 예전부터 이어져온 Branding의 개념과 동일한데, 기존에는 Brand design은 미적인 부분으로 주로 활용되었다면 그것을 경험 차원에서 넓게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Experience라는 용어가 뒤에 붙게 되었다.


BX는 기존의 Branding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존경하는 Marty Neumeier 브랜드 컨설턴트의 말을 빌리자면, 브랜드는 사람이 제품, 서비스 또는 조직에 대해 갖는 GUT FEELING인데, 이 FEELING을 사람이 느끼게 하기 위해 브랜드 전문가가 하게 되는 일이 바로 Branding이다. GUT이라는 단어는 한글로 뭐라 말하기 힘든 부분이긴 하지만, 그냥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튼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느낌인 것이라고 해두자. 결국 저런 느낌을 다양한 터치포인트를 통해 사람이 어떤 브랜드를 접했을 때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게 바로 BX인 것이다.


브랜드는 사람이 제품, 서비스 또는 조직에 대해 갖는 GUT FEELING이다.


또한 브랜드 경험이란 센세이션, 느낌, 인지 그리고 행동 응답적인 부분이 컨셉화된 개념이며 브랜드와 연관된 자극 요소들이 이런 경험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J. Jo ˘sko Brakus, Bernd H. Schmitt, & Lia Zarantonello)


MilwardBrown은 브랜드 경험은 고객이 브랜드를 만났을 때 해당 브랜드를 느끼고 이해해 나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뭔가 전문가들은 BX를 어렵게만 설명하는 것 같지만, BX는 아무래도 마케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마케팅 전략에 비주얼적으로 힘을 보태주는 그런 일련의 행동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BX와 UX는 어디에서 왔을까


BX를 공부하다 궁금해졌다. 이 단어는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고, 논문도 찾아보았다. 최대한 추측하자면 ‘브랜드 경험'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번 슈미트가 이야기한 미학적 마케팅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번 슈미트의 미학적 마케팅


번 슈미트는 코넬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를 받고 콜롬비아 대학 경영 대학원 마케팅 교수가 되신 분인데, 그는 저서에서 ‘미학적 마케팅' 이란 용어를 기업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기여하는 기업이나 브랜드 산출물에 대한 감각적 경험의 마케팅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브랜딩 자체는 마케팅 기획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지만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세계에서 소비자를 움직이는 힘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브랜딩 단계만으로는 충분한 활력을 갖지 못하며, 감각 경험을 통한 마케팅, 즉 미학적 마케팅의 단계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 부분에 ‘디자인’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전략에 있어서 미학적 요소는 사실 껍데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메세지에 적합하게 적용된다면 소비자는 알게 모르게 그 브랜드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그러한 터치포인트들이 결국 브랜드 경험을 만들게 되고, 많은 브랜드 에이전시에서 BX란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지금처럼 BX란 단어가 널리 퍼지게 된 것 같다.



UX는 BX와는 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UX는 UX쪽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도널드 노먼' 교수의 인지심리학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BX가 경영이나 마케팅 쪽에 가까운 배경이라면 UX는 공대가 베이스라고 볼 수 있다. (도널드 노먼은 컴퓨터 공학과 교수이다)


모든 이론은 계속 진화하고, 중간에 어떤 사람이 이론을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그 개념이 변형되곤 하지만 UX는 직접적인 매출에 기여하는 것보다 ‘사용성'의 편리를 목적으로 발전되어 왔다. 최근에는 커머스 중심의 서비스에 UX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Business driven UX라던가 하는 말들이 생겨났는데, 실제 사용성이 좋아져 유저가 결제를 편리하게 하면서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UX는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BX, CX, UX의 정의 (출처: Brian Solis)


많은 후배들이 BX, CX, UX의 개념 및 경계에 대해서 헷갈려 하며 많이 물어보길래 그 관계에 대해서도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사실상 BX와 UX가 서로 누가 좋네 마네 할 것 없이 일단 이론상으로는 BX가 가장 큰 개념이다. 고객이 브랜드를 만났을 때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그 GUT FEELING을 만들어내는 전체 경험 디자인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흔히 서비스 디자인과 연관이 큰 CX가 그 하위 개념이며 마지막으로 고객이 브랜드의 특정한 서비스 및 제품과 만났을 때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UX이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항상 주변에 이야기 하지만 UX의 User를 People로 확장해서 해석한다면 UX는 사람의 모든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최상위 개념일 수도 있다. 그것은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이런 이유로 도널드 노먼 교수는 UX를 UX라 부르지 말고 그냥 Experience Design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것 같다.


아무튼 이런 계층 관계가 있어서 보통 BX를 제대로 디자인하려면 시니어급의 디자이너가 필요하고 그래서 주니어를 위한 TO, 즉 일자리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쉬운 점이 많다. 그리고 반대의 이유로 UX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BX와 UX는 다르지만 상호작용한다.



BX와 UX는 실제로 상호 보완관계에 있으며 제품 및 서비스의 비즈니스가 성공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사실 이론상으로 보면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라 거의 만능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실무에서는 그냥 한 부서일 뿐이다. 따라서 다양한 유관부서들과 협업하여 결국 좋은 브랜드 경험 만족도, 서비스 및 제품 사용성을 향상시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아가서는 비즈니스 성공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다.


애플은 UX뿐 아니라 브랜딩도 매우 잘하는 브랜드이다.


가장 좋은 예시가 바로 애플인데, UX를 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애플은 실제 인터브랜드가 조사하는 Brand 글로벌 랭킹에도 수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코카콜라가 1위였지만 점점 IT업계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물론 애플은 기존에도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회사기는 했지만, 브랜드 랭킹 1위를 계속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다. BX와 UX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BX를 위한 UX



성공적인 BX 전략을 위해 UX적인 요소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케아가 오프라인 UX를 활용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이케아는 유통 업계에서 드물게도 ‘일방통행식' 동선을 가지고 있다. 이 동선은 의도된 UX인데, 고객의 이동 Path가 한 방향으로만으로 설계되어 있어 모든 쇼핑 동선을 경험할 수 있게 디자인되어있다.



사실상 고객에게 매우 불편한 UX 사용성을 제공하는 격인데, 고객이 쇼핑에 지치고 짜증이 날 때 즈음 이케아는 쉬어갈 수 있는 두 장소를 배치하여 쇼핑에 힘을 보태고 매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한다.


이케아 광명점을 예로 들면 약 한시간 정도 쇼핑 동선을 따라 쇼핑을 하다 보면 저렴한 식당이 나오고 식사를 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이케아의 브랜드 이미지도 가성비가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실제로 제품을 모두 구매하고 결제하면 정작 그렇게 싸지는 않은데, 이러한 UX적인 설계가 가성비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케아 식당에 있는 트레이의 제품 디자인 또한 많은 음식을 적은 트레이 폭에 담을 수 있게 하여 사람들의 혼잡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은 매우 신기했던 부분이다. 그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구매하고 쉴 수 있게 만들어준 배려였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힘을 받고(?!) 한참을 걷다 보면 드디어 이케아 쇼핑의 마지막이 보인다. 바로 그것은 핫도그 콤보세트!! 1유로, 1달러 세트로 유명한 바로 이 핫도그 콤보는 다시한번 쇼핑객들에게 ‘이케아는 저렴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실제 전세계에서 균일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제공되는 상품으로 아마 마진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위 사진의 스웨덴식 핫도그 콤보 세트가 단돈 천원이라니!!


아무튼 이러한 동선과 상품 설계는 알게 모르게 유저에게 이 브랜드의 성격을 각인시키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이케아를 쇼핑하면서 이러한 동선을 의도한 것은 명백히 ux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설계했다고 생각했다. 모르긴 몰라도 실제 사람들이 얼마만큼 쇼핑을 하면 지치는지, 어느 타이밍에 당근을 주어야 만족감이 다시 올라가는지, 글로벌 평균 쇼핑 속도는 어떤지, 남녀노소가 어떻게 다른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는지 디테일하게 연구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설계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이케아 사례는 BX 브랜드 인식 강화를 위한 UX의 도움이 있는 좋은 사례인 것 같다.



UX를 위한 BX


반대로 신규 UX를 홍보하고 강조하기 위해, 브랜드로서 마케팅하는 사례들도 있다.

MIUI 의 경우는 전략적으로 중국의 샤오미에서 제작한 UI 펌웨어의 이름이다. 생각보다 마케팅을 잘해서인지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되었고 꽤나 곳곳에서 신경쓴 티도 많이 난다.



다만 홈페이지나 (https://en.miui.com/) UI 개선 등을 살펴보면 왠지모르게 ‘그' 회사가 생각이 나는 룩이지만.. 아쉽게도 중국폰을 사용할 일이 없어서 실물로는 본적이 없어 인터넷에 풀려있는 이미지들을 보면서 유추할 뿐이다. MIUI는 12버전까지 발행하면서 확실히 MIUI란 브랜드를 꾸준히 알리고 있다. (2020.8기준)


MIUI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렇게 UX UI 를 공식적인 명칭으로 브랜드화한 사례가 하나 또 있다. 바로 삼성의 OneUI이다. 벌써 2.1까지 업데이트를 대응해주고 있고 최근에는 3년동안 OS업데이트를 해준다고 발표를 하며 점점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가고 있다. 1세대보다는 많이 다듬어진 느낌이고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2020.8기준)



추가적으로 Material design이나 iOS도 브랜딩된 UX명칭이라고 볼수는 있으나 저 두 OS는 정말 말 그대로 OS 네이밍 같은 느낌이라 딱히 전략적으로 브랜딩되었다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것 같다.



UX와 BX의 밸런스


위에 언급한 사례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인사이트이며 어찌보면 뇌피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서비스를 경험하고, BX UX 업무를 모두 경험해보면서 생각보다 두 영역이 서로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에서 사례로 들었던 기업에서 실제로 업무를 해본 것은 아니기에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어떤 기업은 UX를 위해 BX적인 요소를 도입하고 어떤 서비스는 BX를 위해 UX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상호 보완하게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느껴졌다.


따라서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UX와 BX는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 주 전공이 BX라면 BX에, UX라면 UX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당연한 일이나 항상 두 영역은 서로 상호 작용을 하고 있으므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나 스타트업 디자이너라면 BX UX를 모두 하고 있는 경우도 꽤 있는데 실제 리더급 디자이너를 채용 시 많은 기업에서 두 역량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인재를 선호하기도 한다. 그 기업의 디자인을 총괄한다는 것은 BX UX를 두루두루 챙긴다는 뜻이 아닐까.


디자이너로 활동한다면 두 영역의 밸런스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THIS.는 Do Something Meaningful이라는 슬로건으로 의미있는 디자인 활동을 하는 디자인 커뮤니티입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비핸스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공유합니다.


https://www.behance.net/THIS_DESIGN


작가의 이전글 자기답게, 개인의 특별함이기에 울림 있는 콘텐츠 브랜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