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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Nov 24. 2017

마흔의 출산

얼마 전에 10년 전 함께 일했던 동료이자 학교 동문이기도 한 친구한테 메세지를 받았다.
"안녕 친구? 나 기억하려나?"
당연히 기억하지. 메신저로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직장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나누다가 친구왈


"응 아이는 7살인데, 지금 뱃속에 하나 더 있어. 마흔에 둘째를 낳을 줄 누가 알았겠니? 일단 낳아두면 이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내가 대체 왜 그랬나 하는 생각만 가득하다 아휴...."

그렇다. 우리는 79년생. 이제 한 달여 뒤에 해가 바뀌면 마흔이 된다.
마흔....
백세시대에 '마흔'이란 아직 인생의 반도 안 되는 시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십대와는 와 닿는 무게감이 확연이 다른 마흔....

체력, 멘탈력, 출산력, 육아력 두루 부족한 나는 아이 하나로도 아둥바둥 하고 있는지라 솔직히 단 한번도 둘째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마 친구도 큰 아이가 7살인 것을 보니 둘째 계획이 없었던 듯 한데, 직접경험은 아니더라도 친구의 막막함(?)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 친구야 그래도 축하한다~ 그것도 능력이야. - 아무리 과학과 의학이 발달되었다 하더라도 마흔은 체력으로 보나 삶의 무게로 보나 또 한번의 출산을 거뜬하게 하기는 조금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친구는 일도 하고 있는 워킹맘이니 이미 조직의 중간관리자로 팀을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 위아래 눈치보는 상황도 짐작이 간다.

또 한 명의 지인이 있다. 그녀는 마흔에 결혼을 했다. 인연을 늦게 만났는지 그녀는 마흔에 결혼이라는 것을 했고 아이도 갖고 싶어한다. 그녀에게 아이는 절실한 희망이자 노력 뿐만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하는 리스트일 것 같다. 그간 커리어에 올인한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어 올인하고 싶다고 한다. - 행운을 빈다 진심으로 -

요즘 나이 마흔은.. 신비하다. 어떻게 보면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나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상황에 따라 또 다른 시작, 또 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키우려는) 나이이기도 한 것이다. 일찍 출산한 사람이야 벌써 중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형일지도 모르지만 요즘 나이 마흔은 이렇게 다양하다. 완전한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힘은 들 것이다. 그러나 가능성이 있다. 이 두 명의 지인이 모두 건강한 임신과 출산으로 엄마로서의 삶을 또 한번 알차게 누리기를 빈다. 물론, 체력을 각별히 챙기기를.... (나이는 못 속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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