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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Nov 02. 2017

요즘나이 마흔

마흔은 '불혹'인가? 흔들리면 안 되는 건가?

79년생.

한국 나이로 39세.

이제 두 달 뒤면 마흔. AKA '불혹'
그런데 사실 이 불혹이라는 기준은 '환갑(60세)'을 오래 살았다고 생각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기준이 아닌가. 그때는 못 먹고, 원시적인 질병 및 돌림병을 달고 살았던 시절이라 60세를 살면 많이 살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인데 평생을 60세로 본 기준에서의 40세는 일생의 2/3 이상을 살았다고 간주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싫던 좋던 평균적으로 100세는 살아야 하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 100세를 기준으로 본 40세는 일생의 반도 못 산 기준점이다.

눈이 조금 침침해지고 있는 것과 오후 4시가 되면 에너지가 꼴딱 떨어지는 노화 증상이 느껴지긴 하지만 최근에 운동을 해와서 오히려 평균적인 컨디션은 30대 초중반 때보다는 훨씬 좋고, 잔병치레도 덜 하고 있다. 정서적인 면에서도 삶의 경험이 쌓여서인지 조금은 더 지혜로워졌다. 과유불급으로 가만있어도 될 일에 무모한 에너지를 써서 낭패를 보기도 했고, 안 될 일을 되게 만들겠다고 덤볐다가 상처받은 경험들이 쌓여서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되지 않을 일, 적어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과감히 미련이 버리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오히려 호기심이나 관찰력은 20대 때보다 좋아졌고, 오히려 삶의 책임감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지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노하우도 갖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나이 마흔은 예전 시대로 치면 20대인 것 같다.

아직도 성장기의 가능성을 꽤나 지닌...

그러니 꼰대같이 이제 고작(?) 마흔이 된다고

이번 생을 글렀어, 이젠 틀렸어따위의 생각은 접자.

요즘나이 마흔의 나는 아직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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