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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May 13. 2019

마흔, 사는 방법?

다른 마흔들은 어떻게 사나요?

가끔 질문을 받는다. 어쩌다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했냐고?

고백하자면 (뭐 굳이 이런 걸 고백씩이나?ㅎㅎ) 아냐 그냥 말하자면

브런치 이전에 몇 년간의 일상과 생각을 적어왔던 블로그가 있었다. 그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시작으로 책도 냈었고 이런저런 칼럼, 강의 의뢰도 받았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열거한 몇 가지 키워드가 있었는데 그 블로그의 구독자들은 유독 한 키워드에만 꽂혔다. 독자의 폭이 좁아졌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였는데 딱 그 키워드에만 꽂혀 해석되는 것이 답답했다. 그러다 인생에 이슈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게 마흔 즈음이었다. 


하루하루는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보면 왜 이렇게 허무하고 헛헛한지 지금이야 비자발적으로 원치도 않는 시간이 생겨나 괴로울 정도인데 그때에는 시간조차 없었다. 그래서 가장 손쉽게 검색창에 쳐봤다. 이런 키워드를

마흔

40세

그랬더니 어김없이 나오는 마흔은 불혹의 나이, 마흔 아플 수도 없는 나이 등등... 그리고 이 키워들과 연관된 몇몇의 책 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굳이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아도 너무나 뻔히 보이는 검색 결과 역시 그저 그러했다. 나는 마흔이지만 불혹은커녕 매 순간에 흔들리고 있고, 아플 수도 없는 나이라던데 나는 온몸과 마음이 다 아팠다. 그럼 나는 마흔이 아닌가???

그러다가 이제 백세시대에 마흔은 인생의 반도 살지 않은 시점이라, 이전에 환갑(60세)을 장수의 기준으로 삶았던 시절의 마흔과 마일스톤이 달라졌다고 스스로 정의하고 내 마흔의 정의는 내가 하겠다며 새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고 가장 궁금해진 것이 다른 마흔들은 어떻게 사나였다. 이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지, 나처럼 건강신호가 깜빡깜빡거리는지, 종종 잠을 설쳐 하얀 밤들을 자주 만나는지, 그래도 아직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모멘트에 감정이 오르내리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 사람들을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점이 비슷한지 그렇다면 함께 공감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듣고 배워보고 싶었다. 내 주변의 지인들은 너무 한정적이고 끼리끼리 사귀어왔는지라 다들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살아가고 있었다. 속속들이는 다를지 모르더라도 마흔 즈음에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결혼했으며, 아이가 있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최측근 친구들 중에는 결혼을 안 한 사람도, 결혼을 했다 돌아온 사람도, 남/녀 이외에 구별되는 성별이나 성적 취향을 가진 자도 없었다. 그저 모두 한국사회가 강요해온 어느 나이에는 뭘을 해야하고의 마일스톤을 충실히 따라온 모범생(?)들이었다. 이들도 이들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나는 궁금해졌다. 


결혼이라는 것을 하지 않은 또는 했지만 이제 더 이상 결혼상태가 아닌 이들의 마흔은 어떤지

성적 마이너리티인 사람들의 마흔 살의 고민은 무엇인지

꼭 남/녀, 학력, 결혼 유무, 아이 유무, 직업 유무 이런 거 기준 말고 취향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건 없나? (없어 보인다만....) 아무튼 나는 궁금하다 이 사람들의 마흔살이를...


이제부터 하나씩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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