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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Jul 11. 2019

이슈와 이슈의 연속

원래 마흔부터는 그렇더라고

이전에는 삶의 이슈가 생기면 그걸 어떡하든 해결하고 나서 그다음의 삶의 단계로 이동하는 거라 생각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 이슈들이 생기면 거기에만 초집중에서 얼른 빠른 속도로 솔루션을 찾아왔다. 어느 정도 그런 식으로도 수습이 가능했다. 


그러나 마흔이 넘어 생기는 삶의 이슈들은 이전의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정확이 많은 문제들 가운데 가장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겠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전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다 이슈 2가 생기고, 그러면 이슈 2부터 처리해야 하나 싶다가 이슈 2를 해결하면 이슈 1이 위험지는 경우도 그러다 또 다른 이슈 3이 생기고... 그리고 보니 이슈는 수습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 마흔부터는 그냥 이슈 위에서 이슈들과 함께 살아가는구나 싶다. 그중에서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 (이게 과연 꼭 좋은 것인가??) 이슈 1 가지고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이슈 2가 터지니 뭐 이전 이슈 1은 상대적으로 작은 이슈처럼 보이다가 이슈 3도 터지다 보니 그래도 이슈 1과 이슈 2가지 고만 고민하던 때가 행복(?)했구나도 싶은 것이 이슈 1, 2 &3이 동시에 같이 덤비는 날도 있고, 그러다 '아... 모르겠다' 멘털이 붕괴되어서 유체이탈을 하려는 즈음 갑자기 난데없이 이슈 1이 저절로 해결되는 동시에 새로운 이슈 4가 등장하기도 한다. 정말로 그렇다... 하나 해결하고 그다음 단계로 나가고 뭐 그런 건 없다.

그래서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 (실제로 공황 증세도 왔었다), 우울증, 불면증 등이 따라온다.


나만 그러한가 생각해보다 주변을 돌아보면 다 시시콜콜 말을 안 해서이지 마흔의 삶에 이슈 없는 사람은 없더라. 아무리 그러려니 생각해보려 해도 잠을 자다 나도 모르게 깨면 다시 오지 않는 잠, 그 어둠의 시간 속에서 참.. 아득하고 막막해지는 그 고독의 시간에 내가 있다. 인생이 이렇게까지 고독해질 수 있는 것일까. 이제는 눈물도 안 나네 너무 아득해서 싶은 그 적막한 어둠의 시간.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서로의 인생 이슈를 오랜만에 나눴다. 이런 이야기도 오랜만이다. 살면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면 시기로, 나쁜 이야기를 나누면 험담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많이 겪었기 때문에 조용히 그러 좋은 척만 하고 지냈지만 오랜만에 깊은 이야기에 말랐던 눈물도 돌아오는 듯했다.

"그냥... 인생을 그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어요. 물론 삶이 그만 살고 싶다고 멈추는 것은 아니죠. 그렇게 할 용기도 방법도 없지만 이 이슈가 끝나도 또 뭔가가 올걸 알고 있으니 더 강해지기는 커녕 참으로 작고 작아지네요"


정말... 믿을 수 없는 시간들

내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는데

나는 고작 한국 나이로 마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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