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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Jun 01. 2020

마흔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사람

매력의 포인트

노화가 앗아가는 것은 단지 근육과 탄력 뿐만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내면의 근력도 떨어져 점점 호기심과 의욕 레벨이 하락한다. 이전의 삶의 경험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지 않는 것, 통찰력과 인내가 생기는 것은 나이숫자가 늘어가는 것의 장점이지만 , 이미 경험해 보았기에 시작도 전에 질리기도 하고 순수한 호기심과 의욕보다는 현실적으로 내가 취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시간, 비용, 에너지 어떤 것이든 투입되는 리소스는 결국 자원이니까 그 투자대비 무엇이 내게 오는가를 생각하는 것도 자동, 그것이 내게 오는 것이 의미가 적다면 의욕레벨을 유지하기 어렵다. 한 마디로 일상과 현실이 식상해진다. 


그러나, 이것이  마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노화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는 해도 모든 사람이 식상해지지는 않는다. 누구나 배불뚝이에 말끝을 흐리는 꼰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게중에는 마흔에도 (또는 마흔부터) 매력을 유지하는 사람, 더러는 이 매력에 깊이가 더해져 마흔부터 매력이 피어나는 사람도 있다. 적당히 탄력이 떨어진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것은 비슷할 지라도 이들은 다르다. 오히려 이삼십대에는 없었던 인내심과 관철하는 듯한 눈을 가지고 있고, 표현과 (표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표현을 하지 않는 것, 즉 내색하지 않는 것이다) 매너도 다르다. 이들은 매력적이다.


물론 이런 이들을 자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이라는 사회는 일찍부터 시작된 일상 경쟁부터, 모든 것에 끊임없이 투쟁해야하기 때문에 이 나이가 되어서도 승부욕이 활활 타오르고, 에너지가 팔팔 끓어오르는 사람은 없다. (이 나이까지 승부욕과 에너지 레벨이 과하다면 그건 오히려 더 이상하다) 그러나 마흔은 그간에 해오던 해석과는 다른 나만의 해석이 시작이 가능한 나이이다. 과연 그 모든 경쟁이 의미가 있을까 (오해 마시길, 의미있는 경쟁이 더 많다. 다만 내게 필요한 경쟁인가를 분별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간 해오던 방법, 많은 곳에서 통용되던 승리의 길이 과연 맞는 것일까, 스피드가 여전히 중요한가, 자본주의에 최적화되어 살아오는 것이 과연 내게 맞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마흔즈음부터 시작되는 인생의 더욱 더 많은 이슈들 덕분에(?) 이러한 질문들은 좀더 깊어지고 새로운 답을 내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마흔에도 여전히 아니 마흔부터 매력적인 사람들이 탄생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기에 이러한 매력은 많은 수록 좋다. 서로의 매력을 얼마든지 칭찬해주어도 내 매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나도 이런 매력적인 인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내 스스로에게 매력적인 인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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