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즈음의 어느 날, 인생이 형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나는 이런 벌을 받았을까
이런 나날들의 합, 나의 형량은 얼마인가
마흔이라는 감옥에 갇힌 것인지
내가 나를 마흔에 가둔 것인지
하루가 그저 치러내야 하는 형벌같았다
밤마다 지독한 고독을 삼키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얼마를 더 버틸 수 있을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이런 상념을 반복하기도 지겨워서
혼자 마시는 술도
그러며 흘리는 눈물도
다 지겹고 식상해졌다
나를 가둔 감옥 밖을 보니
바람이 불고 있다
해가 뜨고 진다
무엇을 희망하는지
희망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생각을 멈추자
마흔의 감옥에서 스스로 걸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