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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성킴 Dec 03. 2021

12월의 플레이리스트


 12월의 플레이리스트를 셋업했다.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가야만 느낄  있는 화려하고 들뜬 크리스마스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가장 먼저  것이 플레이리스트를 정비하는 일이었다. 남편과 점심을 먹으며 제주도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 나서 조금 아쉽다는 얘기를  다음 집으로 돌아와 바로 음악을 골랐다. 음악은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분위기를 환기시킬  있는 촉진제이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뭘 해도 기분이 안 난다면 음악을 바꿔 들어 보는 걸 권한다.




 플레이리스트에는 리메이크된 옛날 캐럴이나 캐럴 느낌이 조금 첨가된 세련된 ,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CF 깔려 익숙한 노래들이 자리 잡았다. ( 이상 롤이 아니라 캐럴이라는 것을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노래들을 틀어 두고 괜히 트리에 불을 켜본다. 해가 지면 켜놓긴 하지만 혼자 있을 땐 굳이 켜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노래엔 반짝여야 할 것 같았다. 반짝이는 트리와 캐럴, 무릎 위에 덮은 담요와 뜨거운 커피. 모든 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또다시 연말이다.



 


 괜스레 모든 게 아쉬워지고, 후회되는 그 시점이 돌아왔다. 이런 것들을 잊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밝고 신나는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덕분에 한해의 마지막인 12월이 기다려지고, 행복해지는 것 같다. John regend의 Bring me love 같은 신나는 캐럴도 좋지만 maroon5나 honne의 노래처럼 차분한 것도 좋다.

 크리스마스에  감흥은 없지만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고, 크리스마스 굳즈를 사고, 캐럴을 듣는 사람이  말은 아닌  같지만) 정안이에게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알려 주고 싶다. 산타할아버지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기다림의 행복, 평상시에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아무도 보지 않아도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보고 계시니 혼자 있을 때도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는 마음같이 아이만이 가질  있는 순수한 상상력을 키워주고 싶다.  크리스마스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모두에게 축복을 나눠주는 행복한 날이라는 것을. 모두의 크리스마스는 특별하겠지만 아이가 있는 집의 크리스마스는 조금  특별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처음 꾸미는 트리는 지난 다른 크리스마스의 크기보다  크게 기억될 것이고, 아이가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보며 잊었던 동심을 이 아이만은 천천히 잃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쌓이겠지만 이 고민은 산타가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하며.

 내년 1월까지는 이 반짝이는 트리를 보면서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불을 켤 때마다 아이가 “아- 예쁘다.”하고 말하는 것을 오래 보고 싶다. 내년엔 아마 이런 말을 안 할 수도 있기에. BGM은 물론 나의 12월 플레이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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