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 to a Better Memory
I’ll remember the past memories more lively than I could if I didn’t write, behind the clouded mind of memories.
작성하지 않았더라면 뿌연 기억 속에 사라졌을 것들을 나는 더욱 생생하게 이 순간들을 기억해낼 것이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110: 28 April 2016, Melbourne
I’m not blessed with a good memory. A movie that I watched and enjoyed would fade away only after a couple of weeks. Surviving a Korean education system that bases on cramming and memorization was harsh. So it’s kind of ridiculous that when I write I draw upon my past quite often. It’s probably skewed and distorted to fit into my current belief and understanding of the world. Like how one justifies a breakup by demonizing his/her ex.
I sometimes idly scroll through the titles of my writings. It amazes me how fast the time flies and how some days feel just like yesterday, even after months have passed by.
Turns out, there are a few people out there who actually remember their past experiences as if they are yesterday. Highly Superior Autobiographical Memory (HSAM), or hyperthymesia is a rare condition where an individual remembers abnormally specific details of their life experiences.
Give a person with HSAM any random date from 12 years ago. He will remember which day of the week it was, what the weather was like, and what kind of t-shirt his brother was wearing. And their memory somehow affords to store tiny details of everyday moments and lets one revisit immediately upon recall. As one HSAM subject said, “I don’t do it, I just see it”.
It’s as if a video camera followed and recorded every single second of their life and they are able to retrieve a moment from the archive instantly. But not just the factual details, but they’d literally relive the moments. When I first heard about it on The American Life it sounded cool, maybe even desirable. But the amazement coupled with a bit of jealousy soon turned into a relief that I am not blessed with memory, at least not to a degree of HSAM.
As much as they enjoyed reminding friends of what they did 3 years ago that day — like what Facebook does for those without a friend with HSAM —, or as much as they enjoyed surprising others by remembering what they had for lunch on the day of Oscar in 1999, they suffered. They were haunted by the never-ending stream of memories, especially by the ones they wish to forget.
Bad memories, like a breakup, death, and failure would come back, as fresh as it felt at the precise moment of that happening. They were not given the freedom to label a guy they dated but didn’t work out, as a douchebag, or not-a-boyfriend material. They couldn’t move on.
Once a friend asked me what kind of superpower — not a ridiculously unattainable one like the ability to fly or teleport — I would like to have. He said he’d want to be fluent in every language that he wishes to know (that set the bar for the plausibility). After a short contemplation, I decided that I’d like to remember things better, especially the books that I’ve read. I wanted to be able to instantaneously refer to and quote specific parts of what I’ve read.
A bookworm himself advised me to write down the details of the book in relation to myself. Things like when I started/finished reading, how I got to know about the book, who recommended it, etc etc… I’ve been trying to attach more personal strings to the books I read, and it’s been more or less helpful. At least I don’t forget the crucial details of a novel a week after I finish it.
And maybe that is the secret to a better memory. Because for the sufferers of HSAM, they just don’t understand how one can let go of every moment that they’ve lived. They remember because they think it is important. And they live their moments intently, because they know that they will remember that specific moment 30 years later, as clearly as it was when they lived that moment.
Although my writings are not of my daily activities per se, but more the emotions and thoughts that follow, it’d be a useful archive that I can later return to and reminisce the moments. I’ll remember the past memories more lively than I could if I didn’t write, behind the clouded mind of memories. And I just realized, that it is also the beauty of writing daily.
You can listen to the podcast I did from The American Life here.
On CBS, there’s a 60 Minutes documentary on HSAM: part 1 and 2.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110일: 2016년 4월 28일, 멜버른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즐겨 본 영화는 이 주가 지나기도 전에 기억에서 사라지곤 한다. 주입식 교육에 암기가 요구되었던 한국식 교육체계를 힘겹게 넘어왔다. 자주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쓴다는 게 어쩌면 웃기기도 하다. 아마 현재의 내 믿음과 세상에 대한 이해에 맞추어 왜곡되었을 것이다. 헤어진 연인을 나쁘게 묘사하며 이별을 정당화하듯이 말이다.
가끔 별 목적 없이 전에 썼던 글들의 제목을 넘겨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그리고 어떤 날들은 몇 달이 지났는데도 어제와 같이 느껴지는지 놀라곤 한다.
알고 보니 실제로 과거의 경험을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수한 자전적 기억 (Highly Superior Autobiographical Memory, HSAM), 혹은 과잉 기억 증후군은 과거의 작은 디테일까지도 비정상적으로 자세히 기억하는 흔치 않은 증상이다.
과잉 기억 증후군을 가진 사람에게 12년 전 아무 날을 골라서 얘기해보라고 하면, 그는 그날이 무슨 요일이었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형이 무슨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지를 기억할 것이다. 그들의 기억력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상의 세세한 디테일까지도 저장하고 있으며 순간적으로 이를 불러들일 수 있었다. 이를 겪는 한 사람은 이렇게 표현했다. “일부러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보일 뿐이에요.”
마치 비디오카메라가 한 사람의 인생을 한순간도 빠짐없이 따라다니며 기록하고 그 사람은 즉각적으로 어떠한 순간을 기록 보관소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단순히 사실에 기반을 둔 세부사항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말 그대로 그 순간을 다시 산다. 이에 대해 한 팟캐스트에서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재미있으면서도 갖고 싶은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들었을 때 느낀 놀람과 질투심은 곧 내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것, 아니 적어도 과잉 기억 증후군 정도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페이스북이 해주듯이 3년 전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친구들에게 얘기해주거나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날 점심으로 무얼 먹었는지 기억해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을 즐기는 만큼, 고통받고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억의 흐름 속에 사로잡혀 힘들어했다. 특히나 그게 잊고 싶은 기억일 때 말이다.
이별, 죽음, 실패 등의 나쁜 기억 역시 그 일들이 일어난 그 순간 때만큼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헤어진 연인을 ‘나쁜 놈’이라든지 좋은 남자친구 감이 아니었어, 라고 멋대로 명명할 자유가 없었다. 그들은 나쁜 기억들에서 넘어가지 못했다.
언제는 친구가 내게 어떤 유의 초능력이 갖고 싶냐고 물었다. 하지만 하늘을 날거나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초능력이 아니라 성취 가능한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친구는 원하는 어떠한 언어든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게 친구가 말한 ‘성취 가능한 것’의 기준이 되었다). 잠깐 생각한 후 나는 기억력이 좋았으면 좋겠다고, 특히나 내가 읽은 책을 잘 기억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각적으로 읽었던 책의 한 부분이나 문장을 정확기 기억해내고 싶었다.
책벌레인 친구는 내게 책과 개인적으로 연관된 부분을 적어보라고 조언했다. 이를테면 언제 읽기 시작했고 끝냈는지, 어떻게 그 책에 대해 알게 되었는지, 누가 추천해주었는지 등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읽는 책마다 조금씩 개인적인 연결점을 찾으려고 해왔고 친구 말대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소설을 읽고 일주일도 안 되어서 중요한 부분을 잊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게 기억력 향상 비법인지도 모른다. 과잉 기억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어째서 다른 이들은 살았던 한 순간순간을 잊어버릴 수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 모든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매 순간을 열심히 산다. 30년이 지나도 그 순간을 경험했을 때만큼 생생하게 기억해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 글들은 매일 내가 하는 일을 기록하지는 않지만, 그에 따른 생각이나 감정을 적어내기에, 후에 이 기록들은 기억해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작성하지 않았더라면 뿌연 기억 속에 사라졌을 것들을 나는 더욱 생생하게 이 순간들을 기억해낼 것이다. 이렇게 적고나니 깨달았다. 이게 매일 글을 쓰는 것의 또다른 묘미라는 것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