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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May 01. 2016

보석을 찾아서

In Search of the Gem


… I only found out because, despite the technical shortage, I’ve taken the photos. Not knowing or thinking about the unsatisfactory outcome, I just did it.
… 기술적으로 부족한데도 나는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이를 깨달을 수 있었다.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대해 알거나 생각하지 않은 채 나는 그냥 했기 때문에 말이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111: 29 April 2016, Melbourne


I once wrote about  exchange life being homogeneous regardless of the destination one chooses. I said, “your priority goes to travels and new experiences, not your studies. You say yes to things that you don’t want to do, simply because of FOMO (fear of missing out) or because YOLO (you only live once).”


And that probably sums up why I decided last minute to leave the city for one night despite a deadline I had on Monday afternoon. And a 24-hour trip was short enough for me to feel like I teleported out of the city and came back. And it was long enough for me to appreciate the densely embroidered stars and a half-moon rising on a night’s curtain hung up in the sky, to marvel at the most mesmerizing sunrises of my life and to absorb the last bit of fresh sea breeze and a warm sunlight, knowing that the winter is on its way.


Barwood Heads, VIC, 2016

Later today when I returned home, I transferred the photos from a brief weekend getaway to my laptop. Thanks to a glowing sunlight and a clear blue sky with a perfect dose of clouds, photos turned out so beautifully. Then, I stumbled across a folder with the photos I took in November last year, during my trip to Western Australia. Photos were blurry, spotty and smudged with fingerprints. Because the sun was overtly strong, in some photos its light diffused, blurring out some parts of the landscape.


Red Bluff, WA, 2015

The photos seemed so unskilled and amateurish compared to the ones I took this morning. Not that my photographing skill has improved dramatically over the past few months, but it was more because of the tool. During the New Years, I got my hands back on my good old Canon DSLR that I have received for my 16th birthday. And not too long after, my point & shoot camera broke. With my iPhone notifying me everyday that the storage is almost full, I had no choice but to carry my bulky camera.


Ever since, I’ve gotten used to seeing high-quality photos from a semi-professional camera. So when I revisited the photos from last year, taken with a camera that’s more like a kid’s toy compared to my Canon, I was shocked by its blurriness, faded colors, and lack of details.


That paralleled the reaction that I’ve been having to my past writings, including the recent ones: a sense of embarrassment mixed with remorse that keeps nagging me that I should’ve known about the defects and limits, and done something about it. For instance, I’d think, ‘if I had rubbed the lens a little, or adjusted the brightness and contrast before I took that photo, I could have — while not guaranteed — achieved a sharper, more truthful depiction of reality’. Similar words echoed throughout a self-reprimand for my writings.


Then I started to notice something.

Exmouth, WA, 2015


As unclear and inaccurate as the photos were, they were beautiful in their own ways. They possessed an artistry of their own. The smudges on the camera lens reflected the light creating a dreamlike atmosphere. The scattering lights, while they may have compromised the details, gave a sense of a strong sunlight. An overall haziness maximized the redness of a sunset. They may not have been an accurate replica of what I had seen, but they resembled the impression of it. And the lack of technicality gave a room to contemplate and digest.


That’s how I realized that the inadequacy in technique and skill is not a sin. It may even be a bliss. But I only found out because, despite the technical shortage, I’ve taken the photos. Not knowing or thinking about the unsatisfactory outcome, I just did it.


A lot of times, I would stop doing things once I face a wall that says that I’m not good enough. That’s what I’ve been struggling with lately with writing. Thinking that I am talentless, I reconsidered whether to continue writing. While I managed to keep writing daily, I stopped leafing through the pages of my notebook full of scribbles and notes. I tried to avoid the discomfort that comes when words get stuck at the tip of my tongue or my fingertips.


But the photos reminded me that if I stop, then my potentials would never see the light. They would be buried somewhere and never be found. And during the searching process, while I would not always unearth the diamond, I might be able to collect the pieces of it, maybe just the traces. The futile attempts in finding the gem would not end up in vain; because while the findings would never be the gemstone, they’d be beautiful in their own ways.


And as I go on, I will eventually dig up that long-searched diamond that has been sitting patiently for me come shed the lights on. When that day comes, I would gracefully hold the stone in one hand, while feeling the pocket full of tiny pieces that I collected on the way. And they both will be the precious and meaningful accomplishments in their own ways. Like the photo below.

Red Bluff, WA, 2015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111일: 2016년 4월 29일, 멜버른


어느 도시로 교환학생을 가든 비슷한 삶을 살고 온다는 글(영어)을 쓴 적이 있다. “대체로 학점보다는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에 우선순위를 둔다.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겠다고 나서는데 이는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거나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그게 아마 막판에 갑자기 하룻밤 도시를 떠나기로 한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할 것이다. 월요일 오후에 제출해야 할 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딱 24시간 걸린 이 여행은 한편으로는 마치 도시에서 자연 속으로 순간이동 해온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짧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밤하늘에 촘촘히 수 놓인 별들과 반달이 뜨는 것을 보고, 지금까지 본 일출 중 가장 넋을 빼놓은 장관에 감탄하며, 겨울이 오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채 신선한 바닷바람과 따스한 햇볕을 충분히 흡수하고 올 수 있을 만큼 길기도 했다.


Barwood Heads, VIC, 2016

늦은 오후 집에 돌아와서는 이 짧은 주말여행 동안 찍은 사진들을 컴퓨터에 옮겼다. 빛나는 햇살과 맑은 하늘,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 완벽한 양의 구름 덕분에 너무나 아름다운 결과물들이 나왔다. 사진들을 보다가 작년 11월, 서호주 여행 사진들이 담긴 폴더를 발견했다. 사진들은 뿌옇고 얼룩덜룩했을뿐더러 손자국으로 얼룩져있었다. 강렬한 햇살 때문에 빛이 분산되면서 풍경 일부가 희미해진 사진들도 있었다.

Red Bluff, WA, 2015


실력 없고 아마추어 같은 사진들뿐이었다. 특히나 오늘 아침 찍은 사진들과 비교해서 말이다. 이는 지난 몇 달간 내 사진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기보다는 사실 도구 덕분이었다. 올해 초, 고등학교 1학년 때 생일 선물로 받았던 캐논 DSLR을 오랜만에 손에 쥐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똑딱이 카메라가 고장 났다. 아이폰은 매일같이 내게 저장용량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와중에 나는 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이 세미프로페셔널한 카메라가 찍어내는 고성향 사진들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캐논 카메라와 비교해서는 아이의 장난감에 가까운 카메라로 작년에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았을 때 나는 흐릿하고, 색이 바랜, 그리고 세부사항에 충실하지 못함에 놀랐다.


이는 최근 것들을 포함한, 과거에 썼던 글들에 대한 나의 반응과 부합했다. 부끄러움에 더해, 결점과 한계를 인지하고 이에 대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고 괴롭히는 후회감 말이다. 예를 들어, ‘사진 찍기 전에 렌즈를 조금 닦았더라면, 아니면 밝기와 대비를 조정했더라면,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더 선명하고 실제에 가까운 사진을 찍었을 텐데’라는 생각 말이다. 내 글에 대해 스스로 질책하는 중에도 비슷한 말들이 울려 퍼졌다.


그러다가 무언가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Exmouth, WA, 2015

분명치 않고 정밀하지는 않은 사진들이었지만 이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아름다웠다. 각자만의 예술성을 가지고 있었달까. 카메라 렌즈의 얼룩은 빛을 반사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빛의 산란 때문에 비록 세밀한 부분들이 지워졌을지라도 이는 동시에 강한 빛의 느낌을 전달했다. 전반적인 흐릿함은 석양의 붉은색을 극대화했다. 이 사진들은 내가 본 것을 완전하게 복사하지는 못했더라도 당시의 인상과 닮았다. 그리고 자잘한 디테일이 부족한 만큼 이는 사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를 소화해낼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이를 통해 기술과 솜씨의 부족함이 죄가 아님을 깨달았다. 어쩌면 축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데도 나는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이를 깨달을 수 있었다.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대해 알거나 생각하지 않은 채 나는 그냥 했기 때문에 말이다.


많은 경우, 내 부족한 능력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포기하곤 했었다. 최근 들어 글쓰기를 힘들어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타고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며 계속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글을 쓰는 건 어찌어찌 해냈지만, 항상 들고 다니며 메모를 하고 글을 쓰는 회색 노트의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혀끝이나 손가락 끝에서 말들이 막혀 나오지 않을 때의 그 답답함을 피하려고만 했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여기서 멈추어 버리면 내 잠재력이 절대 빛을 보지 못하리라는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어딘가에 파묻혀 아무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찾는 과정 중, 항상 다이아몬드를 발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조각들을, 아니면 그 흔적이라도 찾아서 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보석을 찾기 위한 과정 중의 헛된 시도들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 중 찾은 것들이 비록 보석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해나가면, 나는 결국 오랫동안 찾아온 그 다이아몬드를 발견할 것이다. 내가 와서 빛을 비추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온 그 보석을 말이다. 그 날이 오면 나는 우아하게 원석을 한 손에 들고, 긴 여정 동안 모은, 주머니에 가득한 작은 돌들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소중하고 의미 있는 성취일 것이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말이다.

Red Bluff, WA, 2015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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