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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May 02. 2016

떠나야하는 이유

Why You Should Leave

I loved how what journalists wrote opened a window to another world, another life.
기자들이 쓴 글들은 독자에게 다른 세계나 다른 사람들의 삶으로의 창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아했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113: 1 May 2016, Melbourne


When I was too young to read, my mom used to sit by my bedside and read for me until I fell asleep. Apparently every night I’d bring stacks of books for her to read and wouldn’t fall asleep until she finishes it all. Having to go to work the next morning before 8, she must have struggled raising a kid like me.


But as soon as I learned how to read, my mom was free from the duty. I read voraciously, whenever I had a chance. And it was natural that I kept the habit of reading books before falling asleep. My bed was the favorite spot to read, other than the dining table — because having working parents meant that it’s usually a lone dinner or the one with your brother, who also reads while eating. Every night, I would fall asleep after having read at least a few pages.


And the reading continued when the sun rose. Every morning at a breakfast table, I would annoy my brother not only by eating too slow, but also by flipping through a newspaper, forgetting to eat. Stories about the world I haven’t been to, the cultures I haven’t experienced and the lives I haven’t lived were fascinating. While I never considered becoming a journalist, I loved how what journalists wrote opened a window to another world, another life.


The thing is, an article inevitably selects a part of the reality. There are simply not enough space and time to represent the whole. While a journalist chooses a set of important information for his/her readers, implications of the unwritten words are as significant as the ones that are present. So even without a malicious attempt, a writer can unintentionally mislead a reader.


The biggest danger lies in understanding the foreign and the unfamiliar. Without a first-hand experience or encounter but a mere speculation after having spoon-fed what media have provided, one is bound to be misled. Because extreme, provocative stories easily grab more attention, media choose to present the exceptions. And extraordinary stories would soon become the norm, if people take them at face value.


Before I moved to Hong Kong and befriended many Chinese friends, my understanding of China was not only limited but distorted. Korean media generally present China as a neighbor with a large family that copies what we make, doesn’t take shower and lacks a sense of courtesy. I am not saying that what they said is downright wrong, but their representation doesn’t and shouldn’t define a country with over 1.4 billion people.


Because media focus on the unusual and the rare, stories they represent don’t do justice to the actual being, entity or place. Without knowing so, we turn into a group of blind men, each touching different parts of an elephant asserting that one’s understanding is the truth. Such ignorance becomes even more alarming when the majority touches elephant’s flappy ears, assumes and agrees that an elephant is a thin, flat and fluttery animal.


Media narrow down our vision and let us only see a specific part of people, place and culture. And while some might not be pernicious in nature, many are profit-driven, agenda-oriented and purposeful. So the best way to learn about the world is to go out and see, meet and mingle with people outside of one’s natural habitat. And that’s why you should leave.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113일: 2016년 5월 1일, 멜버른


글을 읽기에는 너무 어렸을 적, 엄마는 내 침대맡에 앉아 내가 잠이 들 때까지 책을 읽어주곤 했다. 엄마 말에 의하면 매일 밤 나는 쌓아 올린 책 무더기를 들고 와서는 읽어달라고 하고, 가져온 책을 모두 읽기 전까지 잠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8시가 되기도 전에 출근해야했던 엄마는 나같은 아이를 키우느라 참 힘들었을 거다.


하지만 내가 글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엄마는 그 의무로부터 벗어났다.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잡히는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 전 책을 읽는 것을 습관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침대는 식탁과 더불어 내가 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한 곳이었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기에 저녁은 대체로 혼자 먹을 수 밖에 없었고, 오빠와 마주 보고 앉아도 오빠 역시 책 읽으며 밥을 먹느라 바빴다) 매일 밤 나는 몇 장이라도 책을 읽어야만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해가 떴을 때도 읽기는 계속되었다. 매일 아침 식사 시에 식탁에 앉아서 나는 느리게 먹는 것뿐 아니라 신문을 넘기며 먹는 것을 잊곤 해서 오빠를 성가시게 했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 경험하지 못한 문화들, 그리고 살아보지 못한 삶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지만, 기자들이 쓴 글들은 독자에게 다른 세계나 다른 사람들의 삶으로의 창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아했다.


한가지 알아야 할 점은 기사는 불가피하게 현실 일부만을 골라 보여준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공간의 한계 때문에 전체를 표현할 수 없게 된다. 기자는 독자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를 고르긴 하다만, 글에 쓰이지 않은 말들 역시 기사에 드러난 말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렇기에 악의가 없더라도 기자는 뜻하지 않게 독자를 오도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가장 큰 위험은 익숙하지 않고 이질적인 것들을 이해하는 데에 있다. 직접적인 경험이나 마주침 없이 미디어가 떠먹여 주는 것들에 기반을 둔 추론에 의존한다면 오도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주목받기 쉽기에 미디어는 그러한 예외적인 것들을 보여줄 때가 많다. 그렇기에 특별한, 예외적인 이야기들을 액면가대로 받아들인다면 이것들은 표준이 되어버린다.


중국 친구들을 많이 만난 홍콩에 가기 전, 중국에 대한 나의 이해는 부족했을뿐더러 왜곡되기마저 했다. 한국 언론은 대체로 중국을 마치 이웃에 있는 대가족으로서 우리 것을 따라 하고 잘 씻지 않으며 예의범절이 부족한 곳으로 보곤 한다. 나는 언론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순전히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언론이 보여주는 면모는 14억 인구의 나라를 정의하지 않으며, 그러지 말아야 한다.


언론은 흔치 않은 것들에 집중하기에, 실제적 존재나 장소를 공정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두 코끼리의 다른 부분을 만지며 본인이 아는 것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장님이 되어버린다. 그러한 무지는 대다수의 사람이 동시에 코끼리의 펄럭이는 귀를 만지며, 코끼리가 마치 얇고 평편하며 펄럭이는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동의할 때 더욱더 위험해진다.


언론은 우리의 시각의 범위를 좁히며 오직 사람, 장소와 문화의 특정 부분만을 보도록 한다. 비록 몇몇은 근본적으로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체로 언론사들을 이윤을 추구하고 특정 목적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러니까 세상에 대해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익숙한 곳에서 나가서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함께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당신이 떠나야 하는 이유이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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