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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Feb 01. 2016

사랑과 분리에 대해서

Understanding Love and Separation

I am indeed not alienated from this world. We all are, but by this reunion of love, we are able to overcome it.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것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랑을 통해 다시 만남으로써 우리는 그 분리됨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한국어는 아래에]

January 31 2016, Melbourne


    Do you also feel like misfortunes never come singly? I do, and when I’m suffering it feels like the world keeps throwing a lemon after another at me. It feels like it’s never going to stop and I’m going to suffocate under a pile of lemons. That is how I felt the past few days. Then, after confessing my hatred for writing yesterday I found my way out of the pile of lemons, grabbing some for a delicious cocktail with gin and whiskey.


    I’ll explain how, by recollecting the things that happened since last night. I finished my writing early yesterday and met up with friends for dinner and some drinks.  We spent the night talking about nationalism, love, and dreams. My friends couldn’t stop talking about whether I would be writing about the night (yes, I am), or whether I would interview one of them (I already did interview the other). Throughout the night we indulged in big talks with good music and a couple of drinks. I returned home completely sober at six in the morning and told my housemate leaving early for work to have a good day. “Good night”, he said.


    Except for that stranger who mistook me for another Asian girl and that weird lady who grabbed me out of a sudden and asked for my age, it was an enjoyable night. And even though I didn’t sleep enough, just like one of those nights I spent writing until six in the morning, I felt great. I woke up this morning, revised some documents for a friend, and started reading about love. I debated whether I should read about nationalism, but all the love and support I have received after yesterday’s whining made me want to know what love is. So I chose ‘The Art of Loving’ by Erich Fromm, a book that has been on my reading list for years.


    Fromm explains that the humankind have separated from the nature  — while we are still part of it, we see ourselves separated from it — and such separation leads to uncertainty because “there is certainty only about the past — and about the future only as far as that it is death”. And the awareness of separation also reminds us of our aloneness and helplessness before the nature (i.e. death), making us anxious and even guilty (i.e. Adam and Eve story). And the only way to escape such unescapable prison of separateness is through love.


    Love, that was about last night. Love from the other side of the world, supporting my journey and trying to understand my frustration in this process of writing daily. Love from the good company who made me realize that I am indeed not alienated from this world. We all are, but by this reunion of love, we are able to overcome it. Such epiphany reminded me of the quote from ‘To Kill a Mockingbird’.

“Until I feared losing it, I never loved to read. One does not love breathing.”


    Separation, in such sense, is meaningful because it makes us love to love. We don’t appreciate something until we face the possibility of losing it, and if we had not realized the separation in the first place, we wouldn’t be able to love. While the oblivion of love is often accompanied by frustration, being aware of the separateness more than ever, such frustration later makes us realize what we are capable of, namely, love.


    While reading ‘The Art of Loving’, I got a call from the job I have applied a couple of weeks ago. Although nothing is decided yet, it seems like I am getting the exact offer that I have hoped for. I guess fortunes never come singly either.


    당신도 설상가상이란 말을 느낄 때가 있는가? 나는 그렇다. 좌절감에 휩싸인 상황에서 세상은 계속해서 내게 안 좋은 일을 가져다주고 어느 순간에는 더 이상 그 불행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느껴지곤 한다. 그게 최근 며칠간 내가 느낀 감정이다. 그러나 어제 내가 왜 글을 쓰는 게 싫은지에 대해 토로하고 나니 드디어 그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구렁텅이에서 일종의 깨달음을 얻어 나오기도 했다.


    어젯밤 일어난 일들을 차근차근 회상하면서 그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설명해주겠다. 어제는 일찌감치 글을 마무리하고 친구들과 만나 저녁을 먹고는 술을 마시러 갔다. 밤새 우리들은 국수주의, 사랑 그리고 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친구들은 계속해서 그날 밤에 대해 글을 쓸 것인지 (그렇다, 쓰고 있다), 혹은 둘 중 하나를  인터뷰할 것인지 (다른 한 명은 이미  인터뷰했다)에 대해 짓궂게 놀리며 장난을 쳤다. 흥이 나는 음악과 몇 잔의 술과 함께 우리들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아침 여섯 시, 술에 전혀 취하지 않고 멀쩡한 상태로 나는 집에 돌아왔고, 같이 사는 친구 한 명은 아침 일찍 일을 하러 나가려는 참이었기에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말했다. “잘 자,” 친구는 말했다.


    다른 동양인과 나를 착각한 낯선 사람과 갑자기 나를 붙잡고 나의 나이를 물은 이상한 아줌마를 제외하고는 즐거운 밤이었다. 새벽 여섯 시까지 글을 쓰던 날들처럼 어젯밤도 충분히 잠을 자지는 못했지만 나의 상태는 매우 좋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친구가 부탁한 서류 검수를 하고는 사랑에 대해 읽기 시작했다. 국수주의에 대해 읽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불평을 토로한 어제의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서 받은 따뜻한 사랑과 지지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기 시작했다.


    프롬은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었으며 — 물론 우리는 여전히 자연의 일부이지만 이로부터 우리를 분리해서 볼 수 있다. — 그러한 자연으로부터의 분리가 불확실함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과거에 관해서만 확실함이 있으며 미래에 있어서의 확실함은 죽음이 있다는  사실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분리됨은 우리의 외로움과 자연 앞에서의 무력함 (예를 들면 죽음과 같은 것)을 일깨워주며, 우리를 불안하고 심지어 죄책감이 들게 만든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 이러한 빠져나올 수 없는 분리의 감옥에서 도망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다.


    사랑, 그것이 어젯밤을 설명할 수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사랑은 매일 글을 쓰는 나의 여정을 지지해주고 그 과정에서 오는 좌절감을 이해해주는 표상으로 드러났다. 어젯밤 함께한 좋은 친구들로부터의 사랑은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것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랑을 통해 다시 만남으로써 우리는 그 분리됨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은 ‘앵무새 죽이기’의 한 부분을 떠올리게 했다.


“더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읽는 행위를 사랑하지 않았다. 마치 숨쉬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듯이.”


    그런 의미에서 분리됨은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가 사랑하는 걸 사랑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 것을 잃을 가능성을 보기 전까지는 그것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서로에게서 동떨어져있음을 처음부터 알지 못했더라면 우리는 사랑할 수도 없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망각은 곧잘 좌절감을 동반하지만, 분리됨과 소외감을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느낌으로서 오는 그 좌절감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깨닫게 해준다. 가령, 사랑과 같은 것.


    ‘사랑의 기술’을 읽는 도중 이 주  전쯤 인터뷰를 본 곳에서 연락이 왔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내가 정확히 원했던 조건으로 일을 시작할 것 같다. 아마 좋은 일도 한꺼번에 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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