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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Mar 02. 2016

포기하지 않을 이유

Reasons to Not Give Up

I was never satisfied but wasn’t hungry or thirsty for something
other than an ephemeral pleasure
삶에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덧없는 쾌락 의외에는
무언가를 갈망하지도 않았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52: 1 March 2016, Melbourne

“…the moment of utter hopelessness and helplessness, that extreme moment, when he had hung over the rushing water and had been ready to destroy himself. He had felt that despair, that deepest disgust, and he had not succumbed.” 
— Hermann Hesse, Siddhartha

When people find out that I have lived in Hong Kong for a few years they always ask me about my experience in that ‘amazing metropolitan city where the East meets the West’. To begin with, I disagree with most of the descriptors that people use to depict Hong Kong — because they are not only inaccurate but also deceptive — , then bombard them with as much negative remarks as possible. Well, not always, but I do so most of the time.


The reason being, my last few months or maybe a year before I left the city was pretty rough. I was living in a shoebox apartment with a bed that barely fitted an average grownup, while paying an obscene amount of rent that nobody should really be asked to — a friend kindly suggested that I should go to Russia and commit a crime because living in a Gulag would be better, and free of charge, minus the labor. I struggled from either eating a cheap, unhealthy meal at a cramped and hectic restaurants that didn’t seem to care at all about my dining experience, expecting me to share a table with five strangers, or paying more than I could really afford at a nicer restaurants with a meager salary I earned. I was eating too much sweets and junk food, trying to satiate the unappeasable appetite that only fattened my body but left my mind hollow, constantly craving for more artificial and sharp flavors. 


And yet, that was quintessential to the living of Hong Kong. Maybe not for everyone but that is at most an exaggeration, yet not even the extreme, of the life in Hong Kong for many.


I’ve hit rock bottom while I was in Hong Kong. I was depressed, unable to sleep many days of the week, which continued for months. I gained weight, my clothes didn’t fit anymore, under eye circles became part of my facial features, and I felt lethargic and unmotivated most of the time. I was like a lifeless zombie without meanings in life.


I lacked a goal: a motivation in life. I was never satisfied but wasn’t hungry or thirsty for something other than an ephemeral pleasure from the city that exuded as much glam as your willingness to devote your soul to. In this alluring city full of lavish rooftop bars and Michelin Star restaurants I could not have felt more insipid, tepid and tiny.


Even after leaving the city I suffered. Just like how veterans experience an excruciating psychological pain of the war, or a physical pain from the fragments of the bullet left in their leg, the harsh memories of Hong Kong didn’t let me go. My mood fluctuated over the months but it never seemed to forget where it used to be.


But I didn’t succumb. Something gave the hope and courage to go on. I didn’t know what it was until today; It was the people, the kindhearted ones who are there for me, physically and mentally, from far and close. It was my mom who’d always give inspiring and thoughtful remarks. It was a mentor who’d leave an adorable photo of her dog to cheer me up. It was a friend who would casually get me a new water bottle with my favorite drink in it, knowing how devastated I was the other day. It was a friend who would check up on me to see if I am feeling better.


It was also the warmth of the sun that I spent the day under. The fresh breeze, sound of a guitar and voice of a guy singing along, the jolly and lively atmosphere of the day. The list goes on, but I’ll stop here.


The quote at the beginning is followed by this:

“…the bird, the cheerful source and voice in him were still alive; and that was why he felt this joy, why he laughed, why his face beamed under his graying hair.”


And that’s exactly how I felt on my way back home after a yoga class today. I felt the joy, I laughed, and my face beamed under the glistening sweat.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Come see the photos I took on my Instagram.


52일: 2016년 3월 1일, 멜버른

“… 온전히 절망과 무력함만이 남아있을 때, 그가 급류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를 파멸하기 직전인 극단적인 상황에. 바로  그때 그는 그 절망과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역겨움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굴복하지 않았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내가 홍콩에 몇 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종종 그 ‘동서양이 만나는 멋진 대도시’에서의 경험에 대해 궁금해한다. 우선 나는 사람들이 홍콩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부분의 형용구에 동의하지 않는다 — 왜냐하면 이는 정확하지  않을뿐더러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므로 — , 그리고는 최대한 많은 부정적인 의견으로 대화를 채워나가곤 한다. 항상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곤 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 도시를 떠나기 전 마지막 몇 달, 어쩌면 일 년 가까이가 꽤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일반적인 성인이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하는 크기의 침대에서 말도 안 되는 월세를 내며 살고 있었다. 한 친구는 농담조로 내게 차라리 러시아에 가서 범죄를 저지르고 그곳의 교도소에서 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싸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주로 파는 현지 음식점에서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이 모르는 사람들과 합석해 가면서 밥을 먹거나, 보다 나은 레스토랑에서 무리하게 돈을 주고 외식을 하곤 했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매일같이 먹었고 채워질 수 없는 내 식욕을 만족시키려 했지만 몸은 불어났고 마음은 텅 비어져갔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자극적인 맛을 갈망했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홍콩에서의 삶이었다. 모든 이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는 기껏해야 홍콩에 사는 많은 이들의 삶에 대한 약간의 과장일 뿐이며 극단적인 면에는 가깝지도 않다.


홍콩에서 나는 바닥을 쳤다. 우울했고, 일주일에 며칠씩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살이 쪘고, 옷이 맞지 않기 시작했다. 다크서클은 항상 눈 밑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항상 피곤하고 생기 없었다. 삶의 의미를 잃은 좀비 같았다.


목표와 삶의 동기가 없었다. 삶에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쏟아내는  영혼만큼만 그 반짝이는 화려함을 돌려주는 이 도시에서 나는 덧없는 쾌락 의외에는 무언가를 갈망하지도 않았다. 사치스러운 루프탑 바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넘쳐나는 이 화려한 도시에서 나는 더없이  보잘것없고 작게만 느껴졌다.


그 도시를 떠난 이후에도 나는 시달렸다. 마치 참전 용사들이 극도의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듯이. 아니면 다리에 남은 총알의 파편에 신체적 고통에 시달리듯이 홍콩에서의 지독한 기억들은 나를 놔주지 않았다. 내 감정은 지난 몇 달간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익숙했던 위치를 잊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굴복하지 않았다. 언가가 내게 계속 나아갈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오늘에서야 그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었다. 멀리에서든 가까이서든 실제로 혹은 감정적으로 내 곁에 있어주는 정 많은 사람들이었다. 항상 격려되고 사려 깊은 말을 해주는 엄마였고, 힘을 내라며 반려견 사진을 보내주시는 멘토였고, 새로 산 유리병이 깨진 것에 슬퍼하던 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탄산수가 담긴 새로운 물병을 사주는 친구였고, 메시지를 보내며 괜찮냐고 묻는 친구였다.


그것은 또한 오늘 하루 종일 즐긴 햇볕의 따스함이었고, 상쾌한 바람, 기타 소리와 이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였으며 활기차고 흥겨운 하루의 분위기였다.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 만큼 많은 것들이 있지만 여기서 그만 하겠다.


위에 적은 인용구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 그 안에 있는 새, 즐거움의 원천 그리고 목소리는 아직 살아있었다; 그게 바로 그가 행복했고 소리 내어 웃었으며 하얗게 샌 머리 아래의 얼굴에서 빛이 났던 이유였다.”

그게 내가 요가 수업이 끝난 후 집에 올 때 느낀 바로 그 감정이다. 나는 행복했고, 소리 내어 웃었으며 반짝이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에서는 빛이 났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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