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Writing For?
[한국어는 아래에]
Day 74: 23 March 2016, Melbourne
The day I started sharing my articles daily, which was 73 days ago, clicking that ‘Publish’ button was so disconcerting. The idea of sharing my thoughts and ideas with the world was unnerving mainly because I didn’t know what ‘the world’ really meant.
When I tried to grasp what my audience would be like, faces of the people that I know first coursed through my head: friends that I see almost daily in Melbourne, friends that I talk to occasionally on messengers, and maybe my brother. Those were the people that I’d share my ideas and somewhat intimate and private thoughts quite often, so it didn’t bother me much.
But when it got to a point where faces of an ex-boyfriend or acquaintances that I barely know but whom Facebook labels as ‘friends’ came up to my mind, I cringed. Not that thinking of their existence made me frown, but rather because it felt uncomfortable that they would also be able read what’s going through my mind. It almost felt like letting them intrude into my private space where they should not be allowed.
It took me at least an hour or two to click that ‘Publish’ button after proofreading the writing over and over again. When I finally published it and announced on Facebook about my ambitious journey, it was 4 am. I was wide awake, despite the worryingly dry eyes due to the lack of sleep.
The nervousness faded away day by day, but every time I was doing something unprecedented, like writing about something potentially quite controversial, something that I’m not used to, something way too personal and emotional, something that seems dumb and uneducated, and so on, the daunting feeling and the butterflies in stomach invariably returned and once again I hesitated.
Luckily, as I published all of the above at least — but mostly more than — once, it slowly stopped feeling as discomforting anymore. So I started focusing on writing whatever I wished to write, instead of worrying about what others would think about my writing. I stopped giving f***s about what others think about my writings (or about me).
It was great, and I still think it’s amazing that I’ve got to this point. If I hadn’t started this journey, in million years would I have been comfortable with sharing any of my creation with everyone. And there are handful of other things that I’ve learned through the journey, that I already have wrote about (i.e. this).
Simultaneously, I also grew oblivious to who my readers are. So when I caught up with a friend that I haven’t seen/spoken for long, it was hard not to be surprised and partially embarrassed to hear them mention my writings. When you’re typing the letters that show up on a screen and you are the only one looking at it, it’s easy to assume that you are the only reader. Besides, when it’s just a handful of people who give feedbacks to my writings, it’s easy to think that the rest of the people don’t know about it at all.
But the whole time, I have actually let my head wide open, available for strangers to come scrutinize, or let them peep into a fraction of my life without my awareness. That somehow felt almost as violated as it felt like on the very first day I started publishing publicly. But it was different in a way that it was a reminder, not a warning sign, that I should be more cautious, or more attentive about what and how I write. Because maybe I’ve been a bit inattentive to details, or pondered on not long enough about the topics.
At least, I hope that this realization doesn’t stop me from writing truthful and uncomfortably candid thoughts from the bottom of my heart, because as uncomfortable as it feels, I get to engage in a genuine conversation with both the readers and myself.
74일: 2016년 3월 23일, 멜버른
매일 글 쓰기를 시작한 날, 그러니까 73일 전, ‘발행’ 버튼을 누르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 두려웠던 건 대체로 그 ‘세상’이라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독자가 누구일까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우선 내 머리에 스쳐 지나간 것은 멜버른에서 거의 매일같이 보는 친구들, 때로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들, 그리고 오빠의 얼굴이었다. 평소에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었기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 남자친구라든지, 면식이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그렇지만 페이스북은 ‘친구’라고 칭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자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 사람들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내 머리 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그들이 읽을 수 있다는 게 불편했다. 마치 그들이 보아서는 안될 나의 개인적인 공간을 침범당하는 느낌이었다.
글 쓰기를 시작한 첫날, ‘발행’ 버튼을 누르는 데는 최소 한두 시간이 걸렸다. 이미 몇 번이고 읽어가며 검토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글을 발행하고 페이스북에 나의 야망찬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이미 새벽 4시였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건조해진 눈에도 불구하고 나는 완전히 깨어있는 상태였다.
그 불안감은 조금씩 매일같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전에 쓰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쓰는 날에는 — 이를테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라든지, 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든지, 매우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것이라든지, 겉으로 보기에 바보 같은 것이라든지 — 그 두려움과 긴장감이 어김없이 돌아왔고 나는 또다시 망설이곤 했다.
다행히도 위의 주제들로 적어도 한 번 이상씩 글을 쓰고 공유하자 더 이상 크게 불편해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는 대신 그냥 글을 쓰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글이나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게 너무 좋았다. 내가 이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나는 엄청나다고 느꼈다. 애초에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창조해낸 것을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을 절대로 편안하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그 이외에도 글을 쓰고 공유하면서 몇 가지 배워나갔고 이에 대해 글을 쓴 적도 있다. (예를 들면 이것)
동시에 나는 내 독자가 누구인지 잊어버렸다. 그래서 오랫동안 보지 않았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은 친구가 내 글에 대해 언급을 할 때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약간 부끄럽기까지 했다. 화면을 보고 글을 쓰다 보면 오직 그 글을 읽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게다가 내 글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몇 명의 사람들에게서만 받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내 글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사실 내 머릿속을 활짝 열어 타인이 속속들이 읽어낼 수 있게 공개해왔었고 그들이 내가 알지 못한 채 내 삶의 한 조각을 볼 수 있게 해왔었다. 그걸 깨닫자 첫날 느꼈던 침범당하는 그 느낌이 되돌아온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에는 그게 경고 신호였더라면 이번에는 이를 상기시켜주는 하나의 암시였다. 보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경을 써서 글의 주제를 선택하고 작성하라는 암시 말이다. 어쩌면 최근 들어 조금은 세밀한 구석에 신경을 덜 쓰기 시작했고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으니까.
적어도 이 깨달음이 내가 그래 왔던 것처럼 진실되고 불편할 정도로 솔직한 가슴에서부터 나오는 나의 이야기를 못하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그게 불편한만큼 나는 나의 독자들과, 그리고 나 자신과 진실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