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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Apr 04. 2016

옛날 생각

Reminiscing the Past

 

85일: 2016년 4월 3일, 멜버른


오늘은 기억에 대해 몇 년 전 썼던 글을 읽으며 그 당시를, 그리고 수많은 과거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아마 여름의 끝자락이 꽁무니를 빼고 있는 최근 며칠간, 제주소년의 ‘’이라는 노래가 제법 어울리는 쌀쌀해진 날씨에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지난주 여행 중 노트에 적었던 글들을 컴퓨터에 옮기며 과거를 돌아보다 보니 그랬을지도.


어쨌거나 2012년 11월 15일에 홍콩에서 학교 스타벅스에 앉아서 적은 글을 조금 다듬어 보았다.


그 당시의 사진을 보거나, 즐겨 듣던 노래를 오랜만에 듣거나, 쓰던 향수나 로션 향기를 우연히 맡았을 때, 심지어 그 당시에 쓰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을 때.


그때, 가슴이 살짝 싸- 해지면서 몽롱하게 그 순간으로 온전히 돌아가는 느낌. 알아차리지도 못할 만큼 짧은 순간이지만, 마치 긴 꿈을 꾸고 깨어나 기억해내지 못해도 가슴 한편에 아련한 느낌이 드는 때.


그럴 때마다 다시금 지금 이 순간을 돌아보게 된다.


몇 달뒤, 몇 년 후에도 지금 이 순간, 분주한 학교의 스타벅스에서 들리는 그릇 부딪히는 소리, 사람들의 재잘거림, 커피와 샌드위치, 시나몬롤의 향이 며칠 새 쌀쌀해진 날씨에 긴 스웨터 사이로 스며드는 차갑지만 상쾌한 이 공기와 섞여 들어 내게 다가오는 이 순간, 이 순간을 기억해낼 수 있을까.


비록 머리로는 기억해내지 못해도 가슴으로는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런 날씨가 돌아왔을 때, 혹은 다시금 스타벅스에 혼자 앉아 옆자리 커플의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듣고 있을 때, 이 순간으로 잠시나마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순간이 행복하고 좋으니까. 특별하지 않아도 기억하고 싶으니까.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Day 85: 3 April 2016, Melbourne


Today I read something that I’ve written a few years ago, which made me reminisce back in the days. Maybe it’s the weather that’s been signaling the demise of the summer, or maybe it’s the continuous recollection of last week’s trip by typing the handwritten stories down that made me look back in the past.


Whichever the reason may be, today I polished what I have written in Hong Kong, sitting in Starbucks on campus on November 15, 2012.


When I look at a photo from the past, play a song that I used to listen over and over again, encounter a scent of a perfume or a lotion I used to wear, or even hear the ringtone of my phone from a certain period of life…


…that’s when I am brought back to that moment, some point in the past, with a tingling feeling that enchants me only briefly, but once I wake up it feels as if I’ve been dreaming for a long time, unable to grasp what has really happened.


In such moments, I pay attention to right now.


Months and years later, will I be able to recall this moment where a bustling Starbucks on campus, filled with clicking sounds of plates, lively chatters and smell of coffee beans, sandwich and cinnamon rolls, mixed a temperature that suddenly dropped the past few days that brought about a cold yet fresh, crisp air that I can feel through a long jumper?


Even if I can’t remember this moment in detail, I hope my heart recalls how it felt like.


So when a weather like this comes back, or when I sit by myself in the corner of Starbucks once again, listening to a couple speaking a language that I don’t understand, I hope to come back even briefly to this moment that I am right now.


Because lately, I’ve been happy and content at any given moment, and I’d like to remember each instant even though it may seem mundane and banal.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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