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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Apr 05. 2016

기대와 실망

Expectation and Frustration


It’s ironic, because it’s the hopeful expectation and aspiration — something that one would perceive as positive notions — that causes indignation.
어떻게 보면 참 얄궂다. 희망찬 기대감과 소망이 —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이 개념들이 — 분노를 일으킨다는 것이 말이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86: 4 April 2016, Melbourne


A few days ago, I wrote about how I face unanticipated and unfortunate events with a half-hearted, almost a mocking laugh at myself. I have to say that it was more of an unorganized set of ramblings that needed to be polished.


Then today, reading through this philosophy book that I randomly picked up at the Auckland airport on my way back home before Christmas, I felt as if the author, or Seneca, the Roman Stoic philosopher and the advisor of Emperor Nero, from whom the author borrowed the idea, has read and was speaking of my mind:

We aren’t overwhelmed by anger whenever we are denied an object we desire, only when we believe ourselves entitled to obtain it. Our greatest furies spring from events which violate our sense of the ground rules of existence.

—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 Alain de Botton

In simpler words, you get angry 1) when you expected one thing but something else happens or 2) when you didn’t expect something but it (predominantly a negative thing) happens. Both are basically the same thing, as the latter also implies that under one’s expectation it shouldn’t have happened because although it wasn’t ”written into the contract of life” it still did occur, leaving one livid. In other words, expectation is a precondition for frustration and anger.


My “sense of the ground rules of existence” has been having a low expectation in life. It may sound passive and apathetic, maybe even pessimistic, but it is only the case when I am not contented with the given moment that I feel that my ground rules are dragging me down.


In otherand most ofcases, having low expectations would appease a sense of pressure and distress off my mind, because I don’t think I’m entitled to anything that would eventually make me feel violated or deprived of; I knew that my headphone was going to break anytime soon and I knew I would eventually fall off a bike if I keep cycling so erratically and recklessly. I knew some things are going to end and wouldn’t last.


But I only learnt the lesson over the years, through handful of distasteful experiences, like failing to enter a university I aspired to get into many times in a row, while people around me (my brother and the vast majority of friends) easily made it. Facing the unwanted results, my notion of entitlement (such as “I studied harder than anyone I knew”) made me furious and frustrated for receiving what I didn’t think I deserve.


It’s ironic, because it’s the hopeful expectation and aspiration — something that one would perceive as positive notions — that causes indignation. While I don’t agree entirely with Seneca for his pessimism (he advises to cease to be hopeful to not be angry), I’m careful not to interpret the unwanted failures or unsolicited ruptures as sour grapes while keeping myself optimistic, but probably not hopeful.


And that is why I dare to grab a bunch of grapes, taste a handful and decide to drop or continue eating. In either case, I’d be glad that I’ve grabbed (no pun intended) the opportunity and indulged in it.

We must reconcile ourselves to the necessary imperfectability of existence.  

—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 Alain de Botton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86일: 2016년 4월 4일, 멜버른


며칠 전 나는 기대치 않게 일어난 일을 허탈한 조소로 대응한다는 글을 적었다. 다시 읽어보니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두서없게 적어나갔고 다듬을 구석이 많은 글이었다.


그런데 오늘 크리스마스 전에 오클랜드 공항에서 집에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산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아니 작가가 소개하는 로마 황제 네로의 스승으로 유명한 철학자인 세네카가 마치 내 마음을 읽고는 이에 대해 말하는 줄 알았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을 때 화에 압도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이를 가져야 할 자격이 있다고 믿었는데 그러지 못했을 때 분노에 압도당한다. 우리의 존재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격분한다.

— 철학의 위안, 알랭 드 보통

간단히 말해 우리가 화를 내는 경우는 1) 무언가를 기대하지만 다른 일이 일어날 때 혹은 2)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지만 무언가가 (대체로 부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때이다. 두 경우는 사실 같다. 왜냐하면 두 번째 경우도 역시 본인의 기대에 의해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계약서에 적혀있”지 않은 것이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은 화를 내거나 좌절하기 쉽다. 다시 말해, 기대한다는 것은 좌절과 화의 전제조건이다.


나의 “존재의 기본 원칙”은 기대치를 낮게 갖고 있는 것이다. 수동적이고 무관심하며 심지어 부정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직 내게 주어진 순간에 만족하지 않은 경우에만 이 원칙이 나를 끌어내린다고 느낀다.


다른,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대치를 낮게 잡는 것이 압박감과 고민을 완화해준다. 왜냐하면 내가 딱히 무언가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궁극적으로 어떤 상황이나 결과에 따라 내가 침해당했거나 무언가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는 이어폰이 곧 망가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계속해서 무모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면 언젠가는 넘어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시작된 일에는 끝맺음이 있을 것이고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이 교훈을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경험들을 통해 배워나갔다. 예를 들면 주변 사람들 (오빠나 친구들)은 어렵지 않게 합격한, 원하는 대학에서 몇 번이고 떨어진 경험 같은 것 말이다. 내가 가진 자격 (“내가 아는 누구보다도 나는 열심히 공부했어”) 때문에 받았어야 할 결과와 달리 주어진 원치 않은 결과를 보고 나는 화가 났고 좌절했다. 내가 받을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고 믿었기에.


어떻게 보면 참 얄궂다. 희망찬 기대감과 소망이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이 개념들이분노를 일으킨다는 것이 말이다. 세네카의 염세주의적 관점에 온전히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는 화를 내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소망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원치 않은 실패나 결렬을 억지로 오기로 뒤틀어 해석하지는 않는다. 동시에 긍정적으로, 아마 그다지 희망차지는 않게, 생각하려 한다.


그렇기에 나는 기회가 앞에 놓이면 망설이지 않고 이를 잡고 나서 이를 계속해서 따를 것인지 혹은 포기할 것인지 판단한다. 어떠한 경우든지 간에 기회를 잡고 이를 마음껏 누렸다는 그 사실에 나는 만족한다.


우리는 존재의 불가피한 불완전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 철학의 위안, 알랭 드 보통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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