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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Apr 11. 2016

더 많은 이유가 필요해요

I Need More Reasons

I’m starting to feel the need for more reasons than “I’m enjoying this”.
단지 “나는 이걸 즐기고 있으니까”라는 이유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92: 10 April 2016, Melbourne


It’s funny how I’ve been writing in two languages for 92 days in a row without anyone forcing me to do so, and yet I have so much trouble writing a 3000 word assignment for my creative non-fiction subject.


For this particular assignment, I have as much freedom as I have for this daily writing project that’s been going on for 3 months now. When I saw the syllabus at the beginning of the semester I was thrilled to come up with a long piece of writing that I never had a chance to write. But for some reason, I just can’t make myself to do it.


I never liked to be told what to do; when you were just about to clean up your room then your mom tells you to clean the room, now you suddenly don’t want to do it anymore. Luckily, my parents have been very understanding and patient, granting my brother and I much freedom to make our own decisions.


So when someone or something (i.e. society) told me to do or not do something, I would immediately reject a proposal or demand and seek for my own way or at least my own reasons other than the outer force making me to do so.


School, especially since I started university, was in the grey area. Most of the time, I’d do readings and assignments not just because I had to, but because I truly enjoyed them. The precondition for choosing my major and the subjects I take every semester, therefore, depended on how much I would take pleasure in doing so.


That also lifted the burden of having to be the top student of the class, because not only no one really asked me to do so, but also that was not my prime concern nor an epicenter of my existence. I have been lucky, because I’ve met friends who didn’t have a choice but to take things that way either because of their parents’ expectations or to meet the scholarship requirements.


But as I’m getting closer to the end of my snug student life that is protected by a thick stone wall from the real world, and seeing a handful of friends carving their way out of it, I’m starting to feel the need for more reasons than “I’m enjoying this”.


Now I’m throwing questions at the world like I have always been. I have no answer for it, and I am open for what the world have got to tell me. Maybe I’m just self-conscious for the criticism and feedbacks I would receive upon submitting my 3000 word piece from the fellow classmates during the workshop, leaving it unwritten until the last minute. But maybe this self-reflective piece is forcing me to come up with more reasons than enjoyment in writing it. Maybe I’m hoping that I’m not writing just for the pleasure of it.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92일: 2016년 4월 10일, 멜버른


아무도 내게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두 가지 언어로 92일째 글을 쓰고 있는 반면 창조적 논픽션 수업에서 요구되는 3000자짜리 글을 쓰는데 너무나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게 참 웃기다.


이 과제에는 사실 지난 세 달간 매일 글을 쓰는 데 내게 주어진 자유만큼의 자유가 주어져있다. 학기 초에 수업 개요를 보았을 때 나는 이렇게나 긴 글을 쓸 수 있는, 전에 주어지지 않았던 이 기회에 신이 났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글을 써내려 갈 수가 없다.


누군가 내게 무얼 하라고 시키는 게 나는 싫었다. 이를테면 방 청소를 하려는 찰나 엄마가 청소를 하라고 하면 갑자기 하기 싫어지는 그런 것 말이다. 다행히도 이해심과 참을성이 넘치는 엄마와 아빠는 오빠와 내게 꽤 많은 선택의 자유를 주었다.


그렇기에 누군가나 무언가(예를 들면 사회)가 내게 무엇을 하라고, 혹은 하지 말라고 할 때마다 나는 그 제안 혹은 요구를 즉각적으로 거부하고는 나만의 방법을 찾거나 적어도 외부 압력이 아닌, 그렇게 해야만 하는 나만의 이유를 찾곤 했다.


학교, 특히 대학교는 회색 지대에 있어왔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과제나 필수 서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즐겼기에 해왔다. 그렇기에 전공을 선택할 때나 매 학기 수업을 선택할 때는 내가 그 전공 및 과목을 얼마나 즐길 것이냐가 기준이었다.


이는 반에서 제일 점수를 잘 받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단지 누가 내게 그걸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뿐 아니라 내게 그다지 중요한 사항이거나 내 존재의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운이 좋았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의 기대치 때문이었든지 아니면 장학금을 받아야만 하기에 별 다른 선택권이 없는 친구들도 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편안한 학생 생활의 끝자락에 가까워지며, 학교를 보호하고 있는 두툼한 울타리를 깨부수며 진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단지 “나는 이걸 즐기고 있으니까”라는 이유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내게는 답이 없으며 세상이 내게 전해줄 답들에 열려있다. 어쩌면 이 3000자짜리 글에 같은 반 친구들이 써 내려갈 비판과 피드백이 두려운 걸지도, 그래서 이를 자꾸만 미루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이 자기반성적 글이 즐거움 이외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찾게끔 하는 걸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이유가 즐거움만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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