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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다가온 기회를 포기하기 힘든 욕심쟁이

다하고, 다 해내고 싶은 마음

by 별난애

나는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다. 누가 하고 싶은 게 없겠냐만은 다른 사람들이 굳이? 그걸 왜 해? 하는 것마저 하고 싶은 사람이자 하는 사람인지라 하고 싶은 것이 유독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지금같이 고스펙도 떨어지는 이 취업난 시대에 취업 준비하느라 자기소개서 및 면접 준비 혹은 스펙을 더 쌓기 위해 한창 노력하는 가운데 나는 다소 쉬운 길을 택했다. 지금 스펙으로도 갈 수 있는 곳. 휘황찬란한 학력도 자격증도 없지만 그럼에도 갈 수 있는 곳들 위주로 서류를 넣었다. 아르바이트 말고 빨리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고 싶어서. 처음 퇴사할 때부터 알았다. 나는 돈보다도 하고 싶은 걸 선택한다는 걸.


누구는 한심하게 생각하고,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말하지만 나는 지금도 그때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 인생이고,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왜 그때 나를 말리지 않았냐, 더 강하게 말해줬어야지”라는 같은 말은 내가 한 책임을 상대방 탓으로 넘기는 핑계임을 안다. 그래서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혹 나중에 내가 한 선택과 행동의 책임이 후폭풍으로 몰려올지라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만큼 나는 내 소신대로 내 인생을 만들어가고 싶다.


취업의 순위

다시, 돌아와 나는 취업이 목적이었다. 빨리 직장을 가지고 싶어서 여러 군데에 자기소개서를 넣었다. 심지어 다 다른 직종에. (그래도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현재 구인중인 공고 위주로 살펴보며

관련 경력이 있는 / 경력은 없지만 경험이 있는 / 해보고 싶은 / 관심이 있는 /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분야와 기업을 골라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 번에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넣고 바로 다음 것을 준비하고, 그렇게 지원하면 또 다른 곳을 준비하고. 계속 다른 곳을 준비하다 보면 초반에 넣었던 기업은 까먹게 되어 실망도 딱히 없어진다. 관련 경력자 우대라 지원했음에도 서류탈락인 걸 보고 또는 자기소개서가 완벽하다는 피드백에 될 것 같았던 기업 또한 연락이 오지 않고, 열람을 했음에도 면접 연락이 단 한통이 안 오는 것을 보고 왠지 취업은 못할 것 같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지원했던 한 곳에서 면접 연락을 받게 되었고, 면접을 봤고, 합격을 했다.


뭐지??? 된 거야??

하도 단번에 되는 것이 없어 면접 연락에도 기대하지 않았고, 면접 때도 딱히 긴장하지 않았다. 그냥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식으로 가볍게 했다. 근데 합격? 왜 뭐 때문에? 무엇을 보고? 관련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출 나지 않은데 왜? 대체 왜???

서류를 지원할 때야 어떻게든 연결시키고 어필했지만 면접 때는 관련 경력이 오래된 사람도 있었고, 말을 조리 있게 잘하거나 제대로 어필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횡설수설해 제대로 말하지 못한 내가 합격이라고?


최종입사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고 왜지? 뭐지? 된 거야?를 반복하던 찰나, 서류를 넣었었던 다른 기업에서 면접 연락이 와버렸고 심지어는 내가 원하는 회사의 구인 공고가 재공고로 올라왔다. 이거 뭔.

서류를 지원했을 당시에는 어디든 빨리 되는 곳을 가자였고 현재 빨리 합격한 첫 번째 곳에 입사예정이다. 그러면 끝난 일인데, 두 번째, 세 번째가 아른 거린다.



첫 번째 회사 (희망 3순위)

최종 입사예정 / 출퇴근 편함 / 보수 무난

두 번째 회사 (희망 2순위)

면접 연락 옴 (면접에 따라 결과)

출퇴근 무난 / 보수적음


세 번째 회사 (희망 1순위)

구인공고 (서류합격 미지수)

출퇴근 힘듦 / 보수모름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세 번째 회사가 하고 싶은 마음의 1순위다. 세 번째가 제일 하고 싶었던 거라 제대로 준비 중이었는데 조기마감이 되어서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려던 중 첫 번째 회사의 면접, 면접합격과 동시에 입사예정, 그때 두 번째 회사의 면접연락과 세 번째 회사의 재공고가 뜬 것이다. 애초에 연락조차 안 오고, 공고도 안 올라왔다면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그동안 준비했던 시간이 아깝기도 하면서 왠지 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그러다 두 번째 회사에 면접이 떨어지고, 세 번째도 서류 합격이 안되거나 면접에서 떨어지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아르바이트로 가야 해서 지금 이때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고 선택해야 한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모두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기회라 생각해 더 놓치기가 힘들고 마음 같아서는 셋 다 하고 싶은, 투잡도 이렇게는 안 뛰는 욕심쟁이의 마음이다.

결정에 대해 생각할 때면 공고가 뜬 순서나 합격 순서가 거꾸로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계속 미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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