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모르잖아
오래된 친구보다도 더 아껴주고 싶었던 너였다.
내가 본 너는 뭐 하나 대충 하지 않았고, 늘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공부도 열심히 했고, 심지어 잘했고.
네가 하는 행동, 네가 하는 말 하나하나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그 따뜻한 마음씨가 나를 참 애틋하게 만들었다. 나는 네가 가진 장점들이 부러웠지만 질투는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는 내가 따라 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순수하고 귀한 사람이었거든.
사람이 만나면 만날수록 괜찮다고 느끼는 게 쉽지 않은데 너는 유일하게 그런 사람이었다. 잘 맞다 느끼는 게 사실은 진짜 잘 맞다기보단 한 사람이 부단히 노력하는 걸 수도 있다는 말이 있는데 문득 네가 나를 맞추고만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너랑 평생 너와 친구하고 싶었다. 그 마음이 고맙고 소중해서 언젠가 갚기 위해서.
나는 너와 닮아가고 싶었고, 네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만큼 나도 너를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근데,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 잘못이었을까, 네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우리 잘못이었을까.
난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게 순간의 감정인지, 아니면 이미 깨지고 있는 건지. 나는 애써 지나갈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저 기분 탓이라고 넘기고
싶었다. 이건 지나간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만
아니면 우리 관계는 문제없다고 계속 부정했다.
감정은 머리와는 반대로 점점 깊어갔지만 나는 그걸 무시하고 싶을 만큼 너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를 볼수록 그 마음이 커져서 더 이상 너를
못 볼 것 같아 편지를 썼다. 이제 그만 보자고. 말하면 울어버릴 것 같아서. 그 편지를 주려고 만났을 때도
사실 매초마다 망설였다. 내가 이 편지를 주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되고, 앞으로도 너와 친구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결국 줬다. 그 편지를 읽으면 앞으로
우리가 못 볼 거라는 걸 아는데도 줬다.
왜냐하면 난 네가 걱정되지는 않아서. 너는 뭘 해도
잘할 수 있는 사람이고, 너를 지켜줄 사람은 많으니까. 내가 없어도 될 거라 생각했다.
너는 내가 너를 버렸다 생각하지만, 나는 너를 버린
게 아니라 나를 버렸다. 너와 친구인 나를 내가 버린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