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의 1년을 견디지 못한 프로이직러다.
내가 이렇게 될 줄 나도 몰랐다.
나의 첫 퇴사의 이유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고등학생이 된 후, 20대가 되면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펼쳐질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성인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무엇이든 내가 결정하고 책임지면서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설레었다. 그 누구보다 후회 없는 앞으로를 보내기 위해 그 시기에 ‘20대’라는 키워드의 영상을 정말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20대가 하면 좋은 것, 20대 때 꼭 해야 하는 것, 후회 없는 20대를 보내는 방법 등 20대를 지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후회 없는 20대’를 만들고 싶었다.
여러 영상에서 다들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일단 도전해 보라’였다. 잘 못할 것 같고, 자신 없지만 그래도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뭐라도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이 어떻든 ‘일단’ 하는 것, 그것을 하지 못한 게 제일 후회된다고 말해 나는 후회 없는 20대를 보내기 위해 ‘일단’ 시작하기로 했고, 그게 지금까지 그러고 있는 중이다.
일단 해
후회하지 말고
나는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2년 이상 있어본 적이 없는데 옮긴 이유는 별 거 없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서. 그게 다다.
생각해 보면 나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다니려면 다닐만한? 간간히 너무 바빠져서 정신없거나 힘들다는 순간들은 있었지만 과연 나만 그럴까, 다들 그럴 텐데, 다들 그러고 살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 괜찮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퇴사’를 택했다.
퇴사한 시점은 보통 업무에 완전히 적응했을 때,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고 근무 환경이나 같이 지내는 동료와도 친하다 생각이 들 때였다. 다들 이때는 모든 게 익숙해져서 편해진다고 하는데 나는 그 익숙함이 싫었다.
그냥 이렇게 살까 봐.
신입 때처럼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딱히 고민하지 않는 내가 싫었다. 이 편안함이 긴장을 없애주니 내가 꼭 제자리에 있는 것 같았다.
이직의 불안함
그렇다고 쉽게 퇴사한 건 아니었다. 오랫동안 고민은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퇴사했을 때 마주할 것들에 대해 걱정은 하기는 했다. 그리고 나에 대한 의문도. 나는 왜 진득하지 못할까? 다들 힘들어도 묵묵히 하는데, 나는 그렇게 힘들지도 않으면서 왜 그만두지? 요즘 같은 취업난에 내세울 스펙도 없으면서 뭘 믿고 제 발로 나가지?‘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주변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며 대단하다고 하지만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어떠한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한 걸까. 내가 한 선택이지만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대체 뭘 믿고 그런 선택을 했어? 다시 취업이 안되면 어떡할 건데?‘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안된다. 안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흔한 경험과 경력밖에 없다.
‘근데 왜 퇴사해?’
그러게, 왜 퇴사했을까. 왜 퇴사했지?
딱히 할 말이 없다.
근데 신기한 건 후회가 없다.
왜 후회를 하지 않을까? 나는 다시 취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