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입문! 야구보러 부산가기

야구에 빠졌다.

by 강준혁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에 우연히 야구 관련 영상을 하나 보게 됐다. 윤석민, 류현진, 김광현—어릴 적부터 이름만큼은 익숙했던 세 선수가 술 한잔 기울이며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영상이었다. 야구에 대해선 거의 모르는 나였지만, 특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한 대단한 선수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야구를 잘 모름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다. 오히려 그 영상을 계기로 야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나는 한 번 무언가에 빠지면 변태처럼, 아니 오타쿠처럼 깊이 몰두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야구 관련 다큐멘터리부터 시작해,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다양한 영상을 닥치는 대로 보기 시작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ChatGPT에게 묻고, 또 스스로 검색해서 하나하나 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티빙에도 가입했다. 거기서 ‘야구대표자’라는 프로그램도 보기 시작했는데, 나 같은 야린이에게는 정말 좋은 입문 프로그램이었다. 각 구장을 찾아가며 그곳만의 먹거리, 특징, 응원 문화 등을 소개하는 구성 덕분에 예능처럼 가볍게 즐기면서도 자연스럽게 야구 문화를 익힐 수 있었다.


처음으로 야구 경기를 본격적으로 챙겨보기 시작했다. 마침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기에 폰세, 와이스 같은 국내 최고 수준의 투수들까지 영입했고, 유망한 투수들도 다수 입단했다고 해 한화 위주로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경기를 챙겨보자마자 류현진이 부상을 당하고, 상위권에 있던 한화의 경기력도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도 야구는 꽤 재미있었다.

야구 관련 영상들을 계속 보던 중, 또 다른 흥미로운 영상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https://youtu.be/6khJykNgUBg?si=YFb1Ht1txnPPQR1f

상대팀이 견제구를 던질때마다 하는 응원인데 이게 참 신기했다. 특히 대전을 연고로 하는 한화,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 광주의 기아 타이거즈 응원이 너무 재밌었다. 그 중에서도 롯데와 기아의 응원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https://youtube.com/shorts/-6nOLUVYioQ?si=ORQc5TnGROf2PnT_

특히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의 목소리는 거의 2002 월드컵 수준이었다.

게다가 딱 한 글자로 아주 경제적이면서도 임팩트있다. 이 때부터 롯데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https://youtu.be/OtLsV_0EbUs?si=KLyVLp-HW1-atB8V

롯데, 한화, 기아, 삼성은 팬들의 열정이 뜨겁기로 특히 유명하다. NC팬이 찍은 각 구장의 응원 열기.

특히 롯데는 전문 응원단만 모여있는 기분이었다. 응원가 영광의 순간, 우리들의 빛나는 이 순간은 내 마음에 크게 박혔다.


한화에서 롯데 위주로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일할 때 틈틈이 챙겨보거나 쉬는 시간에 야구를 보는데 6:0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역전승 하는 것을 보고, 바로 롯데 자이언츠 앱을 깔아 6월 19일 목요일 경기 티켓을 예매하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티켓팅이 엄청나게 힘들다던데 운이 따른듯 했다.

6월 18일이 내 생일인데 훌륭한 생일 선물이 될 것 같았다.

나는 24시간 당번 근무를 하기 때문에 근무 날에는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다.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다음 날 아침 10시에 퇴근하는 스케줄. 그런 상황에서 내가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비행기는 오후 2시 55분 김포발 김해행이었다.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까지 비행시간은 약 1시간, 그리고 김해공항에서 야구장까지 다시 1시간.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구장을 좀 돌아보고 유니폼도 구매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숙소에 들를 시간은 없었다. 경기가 끝나면 대략 밤 10시쯤, 숙소에 도착하면 11시가 조금 안 될 것 같았다. 문제는 다음 날 아침 8시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것. 공항까지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정말 타이트한 일정, 오로지 야구만을 위한 여정이었다.


나는 여행을 거의 다녀본 적이 없다. 비행기를 타본 경험도 손에 꼽을 정도다. 33년 동안 제주도를 2박 3일로 다녀온 것, 그리고 몇 달 전 친구와 함께 최저가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다녀온 것. 딱 두 번뿐이다.

예전엔 모바일 탑승권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 공항에 일찍 도착해 키오스크에서 직접 발권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바일 탑승권을 미리 받아 여유 있게 탑승! 나도 나름 발전 중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김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경전철에 올랐다. 이어 지하철로 갈아타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려 경기장까지 걸어갔다.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중간중간 걷는 거리도 꽤 있었고, 날은 덥고 일정은 촉박해서 옷이 땀에 흠뻑 젖었다. 누가 봤으면 내가 야구 경기라도 뛰고 온 줄 알았을 듯.

경기장에 도착한 건 오후 5시쯤. 먼저 유니폼을 사기 위해 유니폼샵을 찾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10분 정도 헤맸다. 땀에 젖은 채로 긴 줄을 따라 유니폼샵 앞에 섰다. 공간이 좁아 안으로 들어가는 데만 15분쯤 기다려야 했다.


샵 안에는 예쁜 유니폼이 많았다. 정신이 없어서 내부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사이즈별로 샘플 유니폼이 잘 비치돼 있었고, 두 사이즈 정도 입어본 후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골라 구매했다.

사실 나는 이런 데 돈을 잘 쓰는 편이 아니다. 무언가를 좋아해도 마음속으로만 좋아할 뿐, 거기에 돈을 쓰거나 티를 내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마음을 표현하고, 내가 응원하는 팀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드러내고 싶었다.

나에겐 작은 도전이자 새로운 시도였고, 그 결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행동하는 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구매한 유니폼은 등번호와 선수 이름 마킹까지 해서 119,000원. 내가 선택한 선수는 전준우였다. 한 팀에서만 20년 가까이 뛴, 진짜 원클럽맨. FA 당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들도 있었지만, 롯데 팬들의 사랑과 팀에 대한 애정을 선택한 선수다. 묵묵하면서도 실력 있고, 팬들에게도 성실한 멋진 사람.

그를 선택한 건 단순한 팬심만은 아니다. 수많은 유혹속에서도 내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는 내 마음이 많이 반영되었다.우리 모두는 종종 "어쩔 수 없었어", "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그랬을 거야" 같은 말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위로한다. 그렇지만 타협이란 말은 언제나 내 비겁함을 숨기는 용도로 사용될 뿐이다. 앞으로도 타협이란 말은 언제나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될 수 있기를 나 자신에게 간절히 바란다.


유니폼 샵 맞은 편에 마킹을 해주는 곳이 있었다. 마킹을 하는데도 약 한 시간정도 기다려야 했다.

그 시간에 돌아다니며 맛집과 내가 앉을 곳을 파악했다. 마킹이 끝난 후 바로 유니폼을 착용했다. 땀으로 젖어있긴 했지만 이 야구장의 열기에 땀보다 더 크게 나를 적셔줄 것이기 분명하다. 편의점에서 얼음컵과 맥주, 비닐봉투, 물티슈를 구매했고 보영만두라는 곳의 명물인 쫄면과 군만두를 구입했다.

내가 봐도 사진을 참 못 찍는다 ㅎ_ㅎ 그래도 꽤 맛있었다. 무엇보다 출발한 후로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다가 탁 트인 그라운드를 보며 마셨던 저 맥주의 맛은 영원히 기억할 것 같다.


듣고 보던 대로, 사직구장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내 왼쪽에는 엄마와 함께 온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셋이 앉아 있었다. 친구들끼리 온 것 같았다. 모두가 응원가와 율동을 외우고 있었고, 사방에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들렸다. 그 말맛이 참 좋았다. 나는 경상도 사투리를 좋아한다. 다이나믹하고 멜로디컬한 그 말투가 개인적으로는 매력 있고 좋다. 물론, 사투리를 쓴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뒤쪽에서는 여성분들이 찰지게 욕을 하며 경기를 보고 있었다.
“박재엽 왜 빼는데, 진짜 X같다.” 어떤 남성 팬은 “볼넷 자꾸 준다. 힘이 빠졌는가베.”

ㅋㅋㅋㅋ사투리 정말 매력있다. 여성들의 사투리는 특히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곳곳에서 들리는 욕들이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무언가에 진심으로 몰입해서 즐길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화끈함과 거짓 없음이 내게는 오히려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야구를 틀어놓고 있는데, 비가오는 와중에도 비를 맞으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한 여성팬의 모습이 풀메이크업을 하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보다 내 눈에는 훨씬 매력적이고 예쁘게 보인다.


오른쪽에 앉은 여성분 중 한 명은 수줍게 율동과 노래를 따라 불렀다. 혼자 온 나를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아까 먹은 쫄면이 아직 묻어 있었던 걸까? 열심히 닦았는데.

왼쪽의 남자아이는 경기 내내 무언가를 계속 먹고 있었다. 제법 통통한 모습이 어릴 적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괜히 반가웠다.


상대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 때마다 튀어나오는 롯데 팬들의 "마!"도 자연스럽게 따라했다. 아마도 내 주위 사람들은 나도 부산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듯. 우하하

아는 응원가가 나올 때는 크게 따라부르고 모르는 응원가일땐 핸드폰 하는 척하는 고급 스킬을 사용했다.

몇 번 듣다가 카피가 되면 원래 알았던 양 허밍으로 여유있게 따라부르기..

마! 가 울려퍼질때 나오는 화면ㅋㅋㅋㅋ

이곳에 있다 보니, 왜 야구장이 데이트 명소로 꼽히는지 알 것 같았다.

크게는 응원하는 군중들과 하나 되어 그 웅장함과 소속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더욱 또렷하게 느껴지는 둘만의 유대감도 있다. 선수들의 플레이에 따라 함께 감정의 높낮이를 나누고, 해가 저물며 하루의 색이 서서히 변해가는 그 음영과 그라데이션을 함께 바라보는 행복.

낮에 무언가를 시작해 저녁이 되어 끝을 맺는 것과, 그 과정을 온전히 함께하며 변화의 흐름을 느끼는 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언젠가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나도 꼭 이 야구장에 함께 오고 싶다.


야구장에는 커플의 비율이 꽤 높았는데, 정말 보기 좋았다. 함께 맛있는 음식과 맥주도 먹고 수 많은 이벤트와 좋은 응원가들, 뜨거운 현장 분위기도 함께 느끼며 추억을 쌓는 모습이 부러웠다.

물론 사람많은 곳을 싫어하거나, 시끄러운 곳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야구를 좋아해야 한다! 물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겠다는 건 아니다. 야구를 좋아한다면 더 좋은 것일뿐.


야구를 떠나 같은 취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은 굉장히 편해요. 타인과의 관계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면요. 헷갈려요. 누군가가 나한테 부드럽게 대하면 그 사람이 좋아보여요 다. 그런데 그 사람이 좋다고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저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이 불일치 될 때가 많이 있죠. 그럼 관계가 오래 지속 못되죠. 나는 이게 좋아서 밤을 새야 하는데 얘는 졸고 있어. 관계가 지속될 것 같아요? 둘 다 다크서클 있으면 괜찮아요. 노예 커플(웃음) 이건 괜찮아. 서로 위로해 주면서. 대개 이러고들 사니까. 근데 자기 자신을 잘 알면 연애도 쉽게 해요. 왜 연애할 때 항상 실패하는 줄 아세요?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아 저 남자 멋있네?'와 실제 삶에서 느껴지는 이질감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데, '저 남자를 내가 좋아하는 것 같으니 저 남자가 좋아하는 걸 나도 웃으면서 해야 되겠다.' 이러면서 일들이 복잡해진단 말이예요.'



*여기서 '둘 다 다크서클 있으면 괜찮아요. 노예 커플.' 이 말의 뜻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지만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억지로 견디는 관계를 말한다.


"넌 마치 빨간 벽 같은 존재야. 이론상으론 멋진 아이디어지만, 어째서인지 실제론 잘 안 맞는 그런 거."

—(Sex and the City», Carrie Bradshaw)





'현재에 살아있게 하는 그것이 섹스 하나에만 국한되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건 100%인 것 같아. 그러니까 둘이서 춤추거나, 산보를 할 때도 '살아있구나' 이렇게 다방면으로 느끼면 관계가 지속될 것 같아요. 근데 여행에서만 느낀다. 그럼 관계가 시들해지면 또 여행가 커플이. 돈도 많이 들고 힘들어요. 더 센 경치나 다른 곳에 가야만 한다면요. 그런 걸 보면 슬프기도 하고요. 익숙해진다는 것이 가져다주는 슬픔들, 서글픔들. 그렇다고 옛 추억에 사로잡힐 수도 없고. 그걸 깊이라고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얼마나 깊은 사이인데 이렇게 쉽게 헤어지니?' 이 말은 정확히 말하면 '내가 너에게 바친 세월이 10년이다 이 새끼야' 이 말이에요. 내가 너 만나느라고 만나지 못한 남자와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서로 그거 주장들 하는 거예요. 내가 너한테 풀 배팅을 했는데 너 왜 그래? 뭐 이런 거예요. 판돈을 너무 많이 걸었다는 거죠.'



"그래서 어떤 사랑하는 사람을 딱 만날 때, 제대로 만날 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이 누군지 이해할 거예요.

내가 가장 정직할 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어요. 여러분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 만날 때 그게 나잖아요. '나는 여행이 제일 좋아'라고 했을 때 그게 나잖아요.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가장 좋아하는 걸 만날 때 나를 이해하는 거예요. 제가 예전에도 얘기했죠 여러분 자신이 누구라고요? 여러분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걸로 리스트업만 작성하면 돼요 작성해 보세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 내가 가장 행복해하는 거 리스트를 작성하고 순위를 매겨요. 1년에 한 번씩만 매기면 알아요. 내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만나거나, 자식을 만나거나, 친구들 만나서 리스트 업을 작성해요. 오버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내면에 대해서. 여러분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그것'이에요. 그래서 그 좋아하는 것이 일치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은 거예요. 가급적 많이 일치되는.. 리스트 업을 작성해 보세요 사랑한다는 사람이랑 열 가지 백 가지 정도를 작성해서 그 사람 작성한 걸 보세요. 그러면 왜 내가 이 사람이랑 있는 게 좋은지 알게 될 거예요. 당연히 좋죠. 슈베르트를 들을때 같이 좋아하면, 여행할 때 같이 좋아하면. 근데 그런 거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까처럼 그렇게 돼요 짐승처럼 돼요. 저 여자는 여자 성기가 있는 게 분명하다. 저 남자는 남자 성기가 있다. 요거밖에 안 남는다고. 그러니 깊이 있게 어떤 사람을 모르죠. 그래서 까먹지 말아야 할 게 사랑하는 걸 찾았을 때 제대로 사랑하는 걸 찾았을 때 놀라운 기적이 벌어져요. 내가 누군지 알아요.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겠죠


'나는 저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는 슈베르트를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나는 춤추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나는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게 나예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런데 스스로 혼자 생각해 보면.. '내가 누구일까' 참선해서, 막 명상해서 내면을 찾죠. (웃음) 아무 의미도 없어요. 우리가 한 사람 알 때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그분이랑 같이 여행 다니고 찻집 다니고

음식 먹어보지 않아요? 이 여자가 뭐 먹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근데 나랑 너무나 상반된 음식을 먹으면

그 사람과 오래 있을 수 없어요. 정치적 입장도 다를 수도 있고. 그러니까 까먹지 말자고요. 그래서 제가 농담 삼아 그러죠. 한 사람의 영혼은 어디서 나와요? '행동에서.' 그 사람이 어디를 가고자 하는지, 그 사람이 뭘 잡으려고 하는지, 그 사람이 어디에 젓가락이 가는지를 보세요 그러면 알고요. 그 사람을 아껴준다는 건 뭐예요? 그 사람의 젓가락이 향하는 그 음식을 사주는 거예요. 그리고 더 좋은 건 뭐예요? 그 음식이 나도 좋아하는 음식인 거예요. 그런 요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공고해지죠. 그래서 사랑한다는 걸 발견한다는 건 사람이 아니어도 돼요. 나를 알아가는 과정 같은 거예요. 사랑하는 건 내가 원하는 것들이잖아요."


ㅡ 강신주



좋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이임과 동시에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는 차이들이 기분좋게 다가오는 관계. 그런 관계를 찾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 진정으로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축하를 보내고 싶다. 그 관계를 찾기까지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결과는 4:3 승리! 마지막 타자를 잡을때 구장에서 울려퍼지는그 소음이 참 짜릿했다.


구장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던 낡은 숙소에 도착했다. 가격에 비해 내부는 깔끔했다.


편의점에서 캔맥주 2캔과 숯불치킨을 시켰다.

최강야구를 보면서 먹기... 야구 열심히 공부중.. 야구를 넘어 야구라는 스포츠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와 그 팀워크, 분위기가 참 매력적이다. 사직구장의 열기를 느껴보니 정말 부산의 청년이탈과, 불경기를 막을 수 있는 건 롯데 우승아닐까? 하는 생각이 진지하게 들었다. 숙소에 도착해 씻으니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하는 관계로 서둘러 먹고 잠에 들었다.


이번 여정은 땀으로 가득했고, 일정은 정말 빡빡했지만... 그 모든 것들을 아깝지 않게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몰입과 행복을 얻었기 때문이다. 내 가슴을 따라 살고 그 선택을 책임지는 삶은 확실히 매력적인 삶인 듯하다. 남의 눈치를 보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행복을 내게 가져다준다.


'이 끝이 너라면 나 힘들어도 웃어볼게 I'm going with you'


- 큐사인


'난 매일 너 때문에 바빠져 시간에 쫓긴대도 상관없어 내가 널 만나기 전까지 많이 돌아왔으니까. 내게 하루보다 중요한 건 너와하는 10분야'


-Swimming


당분간은 이 몰입과 열정을 살려, 틈나는 대로 롯데 경기를 보러 갈 생각이다. 부산은 다음 기회에 다시 오기로 하고, 당분간은 집에서 당일 이동이 가능한 구장들 위주로 다녀야 할 것 같다.

내가 사는 곳에서 그나마 갈 만한 구장은 잠실(LG, 두산), 수원(KT), 고척(키움) 정도. 그 마저도 왕복 네 시간가량 걸리긴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인천도 거리 자체는 괜찮지만, 뚜벅이인 나에겐 교통편이 너무 험난해서 쉽지 않을 것 같다.


유니폼을 입고 집에 돌아왔다. 아마 사람들은 내가 야구를 20년이상 본 골수팬인 줄 알았을 듯.

사실은 입을 옷이 없었다 어제 입고온 옷은 땀에 너무 젖어서 입을 수가 없었다. 여벌로 챙겨온 옷은 안에 받쳐입는 옷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서울은 비가 굉장히 많이 왔기 때문에 비를 맞으며 집에 돌아왔다. 비를 맞으며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걸어가는 사람. 경상도 태생도 아닌 사람.

뭐가 됐든 난 이제 영원한 롯데 자이언츠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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