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서 우연히 키린지의 에일리언이라는 노래를 알게 됐는데 그 노래에 빠졌다.
본의 아니게 광복절날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에 떡하니 일본 노래를!
https://youtu.be/JNEtlSSKQIs?si=WSakE16XFpZEEcvD
遥か空に旅客機 音もなく
머나먼 하늘에 여객기가, 소리도 없이
公団の屋根の上 どこへ行く
공단(주택단지)의 지붕 위로, 어디로 가는 걸까
誰かの不機嫌も 寝静まる夜さ
누군가의 불쾌한 기분도 잠잠해지는 밤이야
バイパスの澄んだ空気と 僕の町
우회도로의 맑은 공기와, 나의 마을
泣かないでくれ ダーリン
울지 말아 줘, 달링
ほら 月明かりが
봐, 달빛이
長い夜に寝つけない
긴 밤에 잠들지 못하는
二人の額を撫でて
우리 둘의 이마를 어루만져
まるで僕らはエイリアンズ
마치 우리들은 외계인 같아
禁断の実 ほおばっては
금단의 열매를 베어 물고는
月の裏を夢みて
달의 뒷면을 꿈꾸며
キミが好きだよ エイリアン
널 좋아해, 에일리언
この星のこの僻地で
이 별의 이 변두리에서
魔法をかけてみせるさ
마법을 걸어 보일게
いいかい
괜찮지?
どこかで不揃いな 遠吠え
어디선가 들리는 울부짖는 소리
仮面のようなスポーツカーが
가면 같은 스포츠카가
火を吐いた
불을 뿜었어
笑っておくれ ダーリン
웃어 줘, 달링
ほら 素晴らしい夜に
봐, 멋진 밤에
僕の短所をジョークにしても
내 단점을 농담거리삼아 떠들어
眉をひそめないで
얼굴을 찡그리지 말아 줘
そうさ僕らはエイリアンズ
그래, 우린 외계인이야
街灯に沿って歩けば
가로등을 따라 걸으면
ごらん 新世界のようさ
봐, 마치 새로운 세계 같잖아
キミが好きだよ エイリアン
너를 사랑해, 에일리언
無いものねだりもキスで
말도 안되는 투정도, 키스로
魔法のように解けるさ
마법처럼 풀려 버릴 거야
いつか
언젠가
踊ろうよ さぁ ダーリン
춤추자 달링
ラストダンスを
마지막 춤을
暗いニュースが
어두운 뉴스가
日の出とともに町に降る前に
일출과 동시에 마을에 내려앉기 전에
まるで僕らはエイリアンズ
마치 우리들은 외계인 같아
禁断の実 ほおばっては
금단의 열매를 베어 물고는
月の裏を夢みて
달의 뒷면을 꿈꾸며
キミを愛してる エイリアン
널 사랑해, 에일리언
この星の僻地の僕らに
이 별의 변두리에 있는 우리에게
魔法をかけてみせるさ
마법을 걸어 보일게
大好さエイリアン
정말 좋아해, 에일리언
わかるかい
알겠냐구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외계인’이라는 제목과 가사를 내 느낌대로 해석해 보자면 이렇다.
머나먼 하늘, 공단 지붕 위로 흘러가는 비행기는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어디론가 떠난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과 분위기 역시 목적만을 강조하며, 목적을 위해서만 살아간다. 그것을 보다 보면 마치 세상에는 정해진 규율이 있고 반드시 그것을 따라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얼마 전 만났던 동생이 나에게 추천해 준 영화가 있다. 바로 퍼펙트 데이즈라는 작품인데, 도쿄의 화장실 청소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남들에게는 손가락질 받고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이 전부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다. (물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내가 보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이지만, 그 부분은 우선 접어두겠다.)
아무튼 그 청소부는 남들이 괄시하는 직업을 가진 중년의 미혼 남성이지만, 자신의 일에서 나름의 의미와 재미를 찾는다. 점심시간에는 늘 멋진 풍경이 있는 공원에서 식사를 하고, 출퇴근에 쓰는 작은 승합차 안에는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카세트테이프가 있다. 일이 끝나면 몸을 풀어주는 목욕탕과 단골 식당이 기다리고 있다.
또 그는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그것을 현상해 잘 나온 것은 간직하고 아닌 것은 과감히 버린다. 그렇게 자신만의 취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의 삶을 안쓰럽게 바라보고, 여동생은 집 앞까지 찾아와 꼭 그렇게 살아야 하냐며 눈물까지 흘린다.
영화 후반부에 아주 잠깐 등장하지만, 내게는 유독 크게 다가온 장면이 있다.
바로 이 장면이다. 왼쪽이 주인공의 자동차, 오른쪽은 바쁘게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자동차다.
언젠가 내가 썼던 시와 비슷했다. 나는 내 길을 향해 똑바로 걷고 있을 뿐인데, 세상은 정해진 규칙이 있다는 듯 살아가며, 내 발걸음을 역주행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시. 모두가 똑같은 틀을 거치면 모두가 똑같은 모양으로 나올 것이다. 그 모양을 가진 이들이 다수이고, 그 다수가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다면 그들은 지구인이고, 그 틀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외계인으로 규정될 것이다. 키린지의 가사 내용은 이런 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좋은 차가 자신을 대변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승차감이 아니라 하차감을 원한다는 말이 정말 딱이다. 차에 탔을 때보다는 차에서 내릴 때,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구매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맨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아 자신을 치장한다. 치장하는 만큼 자신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믿는 것 같다. “가면 같은 스포츠카가 불을 뿜는다”는 가사는 분명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금단의 열매를 베어 물고는”, “달의 뒷면을 꿈꾸며” 같은 구절은 내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사람들이 먹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열매를 먹는 사람들. 암묵적인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 그들은 곧장 외계인으로 규정되고 배척될 것이다. 선악과를 베어 문 아담과 이브처럼.
아마 저 가사의 주인공은 자신과 같은 태도로 살아가는 또 다른 외계인을 발견한 것일지 모른다. 혹은 스스로가 먼저 금단의 열매를 베어 문 이브라면, 곧 뒤따라 한 입 베어 물어줄 아담을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 함께 지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을 꿈꾸는 사람. 지구인들의 시선으로는 닿을 수 없는 그 세상을 바라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옳다고 믿으면서도, 동시에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그 괴리감에 괴로워하다가도, “말도 안 되는 투정도, 키스로 마법처럼 풀려버릴 거야”라는 가사처럼, 사랑하는 이와의 키스는 모든 미래에 대한 불안, 모든 과거에 대한 후회에서 나를 단숨에 떼어낸다. 오로지 시제는 현재에만 머물게 한다.
몰입과 사랑이 같은 이유다.
'이 별의 변두리에 있는 우리'
중심에서 밀려난 그들은 변두리에 위치해 있다.
나와 함께 있어주는 그 외계인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사가 참 와닿았다.
나 역시 언젠가부터 연락처와 SNS의 관계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사람들을 끊어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를 알아가다 보니 억지로 붙잡고 있던 것들을 놓아가는 것뿐이다. 필요 없는 곳에 괜히 들어가 있던 힘들을 풀어내는 것뿐이다. 나를 드러내야 비로소 나로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들이 싫어하는 이야기이든, 내가 우스워 보이는 이야기이든 상관없다.
'僕の短所をジョークにしても
내 단점을 농담거리 삼아 떠들어도
眉をひそめないで
얼굴을 찡그리지 말아 줘'
이 가사도 결국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 역시 나와 같은 외계인에게 닿기를 바라며 크게 소리치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예전과 달라진 내 모습에서 차가움을 느낄지 모르지만,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적극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냉소가 아니라, 열정이라고 명명하려한다.
키린지에 빠져 키린지 전문가에게 몇 곡을 추천받았는데 곡들이 참 좋다.
Crazy Summer도 좋고 Juuyoji Sugi No Kagerou도 참 좋다.
그리고 플레이리스트를 듣다가 또 내 취향의 곡들을 발견했다.
https://youtu.be/pLceuAiGM70?si=BNR86ux4shqoxHSM
https://youtu.be/mDcqmvrmwMo?si=8o9Er6hsWSu1fGhT
이것도 너무 좋은데 이건 음원이 없는 모양이다.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