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20.
나의 건강진단 검사는 나쁘지 않았다.
나이를 먹으면 생기는 소소한 증상들만 가지고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내 지병이라고 생각한 머리 아픔이 뇌 MRA(I) 검사와 PET-CT(뇌제외상반신)에서 정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젊어 이래로 조금만 무리하면 머리가 아파서 쩔쩔 매기도 하고, 못견뎌 ‘픽’하고 쓰러지기도 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을 달고 살았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이번 검사로 깨끗이 씻어냈다.
그렇다고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고혈압 전단계, 우측 청력 이상, 지방간, 고지혈증 등.
그래도 괜찮았다. 말이 없는 아들이 마음에 많이 걸리는지 여러 가지 증상이 있는데 우울해하지 않는 나를 보고 어이없어 했다.
“괜찮아, 운동하면 낫는 것들이야, 내가 노력하면 되는 병들이야.”
내가 이렇게 건강진단 검사를 받고 나서 친구도 건강진단 검사를 받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삼시 세 끼를 거르지 않고 먹고,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배어 있고, 그동안 지병이 없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에게서 머리에 ‘꽈리’가 있다는것이다.
“아니, 왜?”
나는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아니고 친구가 머리에 이상이 있다는 말에 적잖이 당황이 되었다.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몇 날을 그 친구로 ‘빙의’가 되어 내가 쩔쩔 매었다.
“괜찮대, 별것 아니대, 큰 병원에 가 보라니 가 볼 거야.”
도리어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일산에 사는 친구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갔다. 다른 곳도 아니고 머리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큰 병원에 가자는 마음이라고 했다.
다시 검사를 받고 나온 결과는 입원해서 머리시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루는 입원하고, 2일째는 검사받고, 3일째는 시술하고, 4일째는 중환자실에 있고, 5일째는 일반병실에 있다가 괜찮으면 퇴원하는일정으로 병원 입원이 이루어 졌다. 퇴원날짜가 조금 미루어졌다. 꽉 찬 일주일을 보내고 퇴원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열 서넛 때부터 우리는 동네 친구였다. 50년을 넘도록 곁에 있어준 친구! 수많은 세월 지나며 써 내려간 일기장같은 친구! ‘친구가 지금 내 옆에 없다면?’ 요 몇 달 생각이 깊었다. 곁에만 있는 것 만으로도 든든한 친구. 그렇게 나를 놀래키는가? 요즘 서로에게 하는 인사는 이렇게 변했다.
“오늘 걸었니?”
“운동했니?”
“밥 먹었니?”
아니면 “밥 먹어라.”
“운동해라.”
“걸어라.” 등.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는 말이 있듯, 건강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챙겨야 한다. 내 건강을 잃으면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진다. 식구가 많지 않은 나는 더 신경이 쓰인다. 나고 죽는 것이 어디 내 뜻대로일까 싶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조금만 아프고 가는게 모든 사람들의 원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너는 걸었니? 꾀 부리지 마라.”
내가 나에게 주문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