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젊었을 때는 결혼 적령기가 20대 중반쯤이었다. 조금 일찍 한 친구들은 23,4세 정도이고, 25,6,7세
정도 때쯤 친구들이 거의 결혼을 했다.
그 시절은 '산아제한'이라고 해서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 정부의
정책에 따라,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았다. 하나, 아니면 둘을 낳았다.
서른이 넘어 '노처녀' 딱지를 붙고 나서 결혼하는 친구도 드문드문 있었다.
그런 친구가 아이를 낳으면, 먼저 결혼 한 친구들의 아이들과는 나이 차이가 나는데, 빨리 결혼해서 태어 난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늦게 결혼한 친구의 아이는 기저귀를 차고 있으니 엄청나게 차이 짐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면 '저 아이를 언제 키우나?' 하는 측은지심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역현상이 일어났다. 먼저 결혼한 친구의 자식들이 결혼을 안 하고, 늦게 결혼한 친구의 자식들이 결혼을 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 친구의 자식이 아이를 낳아, 먼저 손주를 품에 안겨 주니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이다. 결혼하지 않은 자식을 둔 친구들은 말은 안 해도 부글부글 끓는 속마음을 어떻게 할까? 이런 것을 보면 결혼의 선 후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말을 하면 '꼰대'라고 말하겠지만, 크게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남들처럼 때에 맞추어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사는 것을 보고 싶은 것뿐인데,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애타게 만든다. 예전엔 당연시했던 일들이 말이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 적령기가 30세를 조금 넘더니 이젠 30대 중후반으로 더 늦추어졌다. 예전에 비해 10년 이상이 늦추어진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도 필수가 아니고 선택이 되었다.
자식들은 결혼에 대한 자기 소리가 커져서, 이전의 방식을 거부한다. 낀 세대인 이 시대의 부모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자식이나 많은 가? 둘인 집, 하나인 집에서 자식이 결혼을 안 하고 있다면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자식을 대하게 되는지 상상해 보면 알 것이다. 내 자식의 변해 있는 모습을 받아들이기 위해 무척 애를 쓰다가도, 갑자기 화가 난다. '내 자식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 뭐가 문제지?' 나름 잘 키워놓고도 말이다.
마음 한 편 받아들이려 안간힘 쓰는 동안 외롭기까지 한다
세상이 갑작스럽게 변해 버렸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기성세대를 거칠게 몰아세워 아연하게 만들고 있다.
거기서 오는 이질감이 기성세대는 아프다. 그러나 기성세대들도 안다. 세상은 빨리빨리 변해서 쫓아가야 하는데 뒤쳐져, 변하는 것을 따라잡지 못해서 오는 위기감, 소외감 말이다. 그래서 자식도 이전의 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열심히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받아들이려 무던히도 애들 쓴다.
과거 60세는 지금의 80세 정도로 비교된다고 한다. 백세시대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로 과거에 비해 평균수명이 길어졌다. 이것도 단기간에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면, 기성세대도 달라져야 한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참고해 보면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65세부터 75세가 가장 좋은 시기라 한다. 자식들이나 일에서 해방되고, 눈치 볼 사람도 없고, 생각만 있으면 그동안 하고 싶어도 못했던 취미생활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걷는 것도 괜찮아서 어디든 마음대로 다닐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러니 결혼 안 한 자식들에게 억 매지 말고 하고 싶은 것 하며 사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인 것 같다.
결혼 안 한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여, 자식 안 낳겠다는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여, 파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