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보호자 시점] 유도분만 후기 2편

뜻대로 되는 것은 없다

by 김큰공

전편에 이어서 결론만 말하자면, 아내는 결국 자연분만에 실패했다.

간호사님이 말씀하시길 진진통이 오면 산모의 웃음기가 사라지고 견디기 힘든 고통이 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고통이 와야 비로소 자연분만의 '시작'이라고 한다.

하지만, 8시간이 넘도록 진진통은 오지 않았다. 오후 2시에 우리 주치의이신 원장님이 오셔서 제왕절개로 넘어가자고 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내는 공복 때문에 힘이 너무 빠져서 그런지 오늘 오후 6시까지만 촉진제를 맞아보고 저녁을 먹은 후 다음 날 제왕절개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원장님의 권고에 따라 그냥 당일 오후 4시에 제왕절개를 하기로 했다.

나도 너무 배가 고팠는데, 배고파하는 아내 옆에서 뭔가 먹기에는 조금 미안해서 아내가 잠들기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아내가 낮잠 자던 12시쯤에 에너지바를 하나 먹었다.

그렇게 아내의 바람과는 달리 제왕절개를 하게 됐다. 간호사님과 아내가 수술실로 들어갔고, 간호사님은 아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도 걸어줬다고 한다.

수술실 앞에서 한 시간가량 대기하니 간호사님이 수술실에서 나와서 나를 불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큰공 2세를 만나게 됐다.

우렁차게 우는 김큰공 2세

사랑스러운 김큰공 2세가 태어나기까지 겪은 아내의 고생이 먼저 떠올랐고, 눈가가 촉촉해졌다. 사실 나는 감정 기복이 큰 편이 아니라, 눈물이 날 것이라는 예상은 못 했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아이의 건강이었는데, 건강해 보여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의 만남 후에 김큰공 2세는 신생아실로 옮겨졌고, 30분 정도 대기하면 아내를 만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30분 뒤에 TV에서 보던 초록색 가운과 파란색 헤어캡을 쓰고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마취에 취해있었지만 건강해 보였고, 다시 한번 눈물이 났다.

아내는 나를 보자마자 김큰공 2세가 건강한지 물었다. 자기도 수술하고 봤는데 마취 때문에 기억은 안 난다고 했다.​


제왕절개는 주로 척추마취를 해서 아이를 보여주고, 수면제를 통해 산모를 재워 수술을 마무리한다고 한다.

(간혹 척추마취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전신마취도 한다고 한다.)​


그렇게 아내를 회복실에서 30분간 지켜봤는데, 마취 때문인지 심박수가 엄청 낮았다. 심박수가 1분에 46회 ~ 60회 정도였는데 간호사님한테 정상인지 묻고 싶었지만, 간호사님은 아무렇지 않게 아내를 체크하고 가셔서 정상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렇게 30분 정도 뒤에 우리는 1인실 병실로 이동했다.

이제 큰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밤은 꽤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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