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보호자 시점] 제왕절개 다음 날

다시 배우는 걸음마

by 김큰공

새벽 3시에 간호사님이 아내의 혈압과 체온 측정을 위해 병실로 오셨다. 체온은 36.4도가 나왔다. 자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흘리던 식은땀도 이제는 흘리지 않는다.


​아내는 목이 너무 말랐는지 간호사님한테 물 마셔도 되냐고 물어봤다. 원래는 12시간 뒤에 마셔야 하지만, 1시간 정도는 괜찮을 거라며 냉수는 안되고 정수를 마시라고 하셨다. 간호사님은 "제가 물 떠드릴게요. 보호자님도 쉬세요. 저희가 방문하는 주기가 짧아서 지금 안 주무시면 피곤하실 거예요~"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호기롭게 "괜찮아요." 하며 물을 떠 왔다. 그런데 병원에서의 할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


​아침 7시에는 주치의 선생님이 회진 오셨다. 아침 8시부터 간호사님들이 오셔서 혈압과 체온 측정도 하고, 어제 투여 중단한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도 다시 맞기 시작했다.


​공복을 유지하던 아내가 드디어 수술 후 첫 식사인 미음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아침은 미음으로 시작하고 점심은 죽, 저녁은 일반 식사로 진행된다고 하셨다. 두유 같은 건더기 없는 음료는 물을 마실 수 있을 때부터 섭취가 가능하여 미리 챙기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제왕절개를 하면 일반적으로 척추마취를 하기 때문에 소변줄을 하루 정도 하게 되는데, 소변줄을 오전 11시쯤 제거해 주셨고, 오후 4시까지 스스로 소변을 봐야 한다고 했다. 만약, 오후 4시까지 소변을 못 보게 되면 다시 소변줄을 착용하게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내는 소변줄을 제거할 때 통증이 출산 후에 느낀 통증 중에 제일 크다고 했다. (아직까지는..) 그래서 소변줄을 다시 착용하기 싫어서 물을 엄청 마셨고, 그 덕인지 소변은 잘 나왔다.


​그리고 소변줄을 제거하면서부터는 많이 걸으라고 하셨다. 걸어야 산모가 회복이 빠르고, 제왕절개 부위 부근의 장기가 서로 붙는 장기유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러나 아내는 수술 부위가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며 스스로 앉고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그래도 쉴 수는 없어서 소변줄 제거하면서부터 느리게나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 날에 토하고 몽롱하던 아내의 모습은 없었고, 누워있을 때만큼은 평소의 모습과 동일했다.


​하지만 일어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내가 도와줘도 거의 5분이 걸렸다. 병원 복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 봤는데, 40분이 걸렸다. 내가 혼자 걸으면 1분도 안 걸리는 시간이지만, 그만큼 아내의 고통이 크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내와 함께 아이의 첫 면회도 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김큰공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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