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본다. 어떤 한 친구가 고민이 있으면 다른 친구들은 진지하게 상담을 해주며 오지랖이다 싶을 정도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추억들이 모여서 서로 더 가까워지고 세월이 지난 지금 자주 보지 못하고 가끔 안부전화만 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유지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이런 개념이 많이 희미해지고 있다. 요즘은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조직보다는 개인이 중요한 시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동료가 고민 상담을 해오면 오히려 '이 친구가 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한다. 물론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서로 그 깊이에 대해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누군가에게는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비슷하다. 내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힘들어 지치고 다른 사람의 업무에 관심을 가질 힘조차 없다. 아니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가끔 동료가 업무에 대해 상담하거나 물어보면 괜히 그 일에 엮일까 조마조마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내 일과 네 일.
이 두 가지 개념이 구분되기 시작하면서 회사 조직문화도 많이 바뀌어져 가고 있다. 대부분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힘든 일이 생겨도 그 사람이 오롯이 그것을 감내해 내어야 하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 일을 넘겨받는 사람은 당연히 그 상황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관리자가 조율을 잘하면 해결될 수도 있지만 관리자가 상황을 방관한다면 그 사람은 더 지쳐가게 되고 다음에 반대의 상황이 생길 때 '나 힘들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잖아요.'라는 말이 정당성을 얻게 된다. 이러한 일들이 쌓여서 전체 조직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화라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쌓여서 자연스럽게 집단에 스며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일'이 중요하던 '네 일'도 중요하던 상관없다. '내 일'이 중요한 세대와 '네 일'까지 강조하던 세대 간 갈등이 조직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관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학창 시절에는 별 것 아닌 일도 자기 일처럼 걱정하고 도와주려고 노력했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어떤 것이 맞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분위기가 이런 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면 작은 범위에서는 조직 내에서, 큰 범위에서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학창 시절'의 인간관계와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과거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이 오랜 시간 숙성되어 가슴 깊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직장 생활 속에서 많은 풍파를 겪다 보니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서 미리 심리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해서 선을 그어버려서 그럴 수도 있다. 조금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고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바라보자. 그 누구도 먼저 악의를 가지고 우리를 해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