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업이 되어가는 이야기
지난 글 뭐라고? 회사 그만두고 뜨개'질'을 한다고? (brunch.co.kr)에 이어 적어볼까요.
나만의 상표를 출원하고 나니 정말 나의 것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이름부터 시작하고 계실지도 몰라요 :-)
그때 바로 시작하지 못했어요.
뭔가 겁이 났습니다.
나 이대로 중력을 벗어나는 건 아닐까? 하는
회사에 다닐 때는 모르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압니다. 의외로 평일 대낮에 많은 사람들이 회사가 아닌 곳에서 돌아다니고 있구나.... 하는 걸 말이죠.
평일 대낮에 회사에 있지 않으면, 한편으로는 희망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합니다. 혹시 모두가 속한 그 길에서 이탈해버린 건 아닐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호기롭게 상표도 정하고 디자인도 하고 사이사이 펀딩 프로젝트도 진행했지만 확실하게 '뜨개의 길'에 첨벙 뛰어들진 못했습니다. 여전히 주말에 선생님과 함께 뜨개 기법을 배우고 새로운 가방을 뜨곤 했지만 취미는 취미일 때가 좋은 거다 이렇게 위로하면서 회사생활을 쭈욱 이어갔죠.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이제 시작할 때가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시작해보자, 지금
몇 개월 전으로 다시 돌아가, 마지막으로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일을 준비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도메인은 진즉에 해두었었고 제품을 구체화하고 디자인을 다듬기 시작했죠.
1. 웹사이트 만들자
2. sns도 해야 하겠고
3. 함께 디자인할 파트너를 찾자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일을 벌였습니다. 흔히들 "취미로 뜨개를 해요"라고 말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우리 할머니가 좋아하셨지.... 와 같은 느낌이죠. 맞아요 우리는 모두들 뜨개를 하는 사람을 태어나 한 번쯤은 봐왔고 만약 저와 동년배라면 아마 학교에서도 뜨개 해가는 숙제가 있었을 거예요.
그렇게 뜨개를 접했기 때문에 뜨개에 대한 느낌은 조금 쿰쿰합니다. 이걸 조금 바꿔보고 싶더라고요.
뜨다 틀리면 풀면 되는 세상에 이렇게 관대한 취미가 어디 있어!
색색 실과 도안. 세상에 이렇게 창의적인 취미가 또 있을까?
뜨개 애호가의 관점에서 본 뜨개는 이렇습니다. 그 어떤 취미보다 가성비 좋고 창의력 돋는 취미이죠. 그중 가장 좋은 점은 무념무상으로 마구 떠내려갈 때의 희열입니다. 뜨개를 하면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이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해서 뜨개 효과 (brunch.co.kr)라는 글을 쓰기도 했는데요. 생각이 많을 때, 마음이 불안할 때 반복적인 뜨개 행동으로 마음을 편하게 비우는 이런 과정이 저는 참 좋더라고요. 뜨는 과정 속에서 안정을 얻고 뜨고 나면 하나의 완성품이 생기는 참 좋은 취미. 이걸 좀 함께 하고 싶더라고요.
내 인생의 땡스투는 뜨개.
제 뜨개 브랜드 땡스 thnx를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적은 문장입니다. 뜨개 덕분에 마음도 몸도 쉬어갈 수 있었어요. 이제는 시작할 때입니다. 이 경험을 더 많이 나누는 때가 온 것 같았어요! <다음에 계속>
직업인들의 뜨는 취미생활
오늘 쌓인 스트레스, 지금 뜨면서 풀어요
땡스 thnx는 과정을 즐기는 뜨개를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