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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희 Oct 10. 2019

<다 때려치우고 사장되기 프로젝트>

취준생의 창업 도전기 30화

30화. 멘탈이 바사삭     



 이번 화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문제 중에 가장 큰 사건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해당 사건은 추석 연휴 기간에 발생했다. 알다시피 추석은 많은 사람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큰 명절이다. 따라서 괜찮은 상품을 준비해서 판매한다면, 좋은 매출을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나 역시 지난 추석에 팔 수 있을 만한 상품을 준비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완전히 망했다.     


 당시 나는 추석 2주 전에 수입을 진행하면, 추석 전에 상품을 받아서 판매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통 항공을 이용해서 수입하면 일주일 이내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상품이 한꺼번에 몰렸는지, 모든 과정이 차례로 늦어졌다. 중국 내 배송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배송 모두 지연됐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기간에 태풍마저 발생했다. 당연히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연착됐다. 언제 출발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많이 당황했었는지 모른다. 어찌저찌 중국에서 출발한 상품이 한국에 도착한 이후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이미 많은 물건이 몰려 수입 통관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통관이 지연되면서 추가로 창고 이용 비용도 지불해야 했다. 통관이 끝나고 세관에서 출고가 가능한 시점에는 이미 택배사도 연휴에 들어간 이후였다. 결과적으로 추석 전에 물건을 받는 데 실패했다. ‘추석 선물’이라는 키워드로 상품을 팔아볼 생각이었는데, 시도해보지도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상품의 상태였다. 태풍 때문인지 상품 일부가 물에 젖은 채로 도착했다. 특히 종이 상자로 포장된 상품은 대부분 물에 젖어 심하게 구겨져 있었다. 택배 상자를 급하게 열어 물을 닦아내고 선풍기로 말려도 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수입한 상품의 절반을 날려 먹어야 했다. 국제 배송을 담당한 택배사에 연락해서 항의해봤지만, 여러 이유로 수입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돌려받지는 못했다.    

 

 한 달쯤 지난 지금에서야 담담히 글을 작성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적은 자본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나에게 상품을 그냥 버려야 하는 상황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버려야 했던 상품에는 이미 품절이 나서 재고를 다시 채워야 했던 상품도 포함되어 있었다. 상품의 품절 상태가 지속되면, 판매 점수가 계속 떨어져서 네이버 쇼핑 내 상품 랭킹에 치명적이다. 랭킹이 떨어지면 당연히 판매도 줄어든다. 그동안 열심히 관리해서 높은 랭킹을 유지해오던 상품이 품절 때문에 랭킹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드니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 이후에 추가로 빠르게 수입을 진행해서 큰 피해는 막았지만, 이래저래 추석 기간에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봤다.     


 이때의 일을 계기로 명절이나 기념일이 있을 때는 최소 한 달 전에 상품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앞으로의 수입에서는 추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정밀 포장을 배송대행지에 요청하기로 다짐했다.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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