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리더라면 반드시 마주치는 다섯 가지 순간들에 대하여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은 리더가 된다.
충분한 시간도, 마음의 준비도 없이.
실무자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고 탁월한 성과를 냈기에 그 결과로 리더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축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잠시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잠깐이다.
정작 리더의 자리에 앉게 되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팀원들은 내 마음 같지 않고, 내가 내린 결정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겁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누구나 처음 리더가 되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신임리더가 꼭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첫번째, 내가 없는 단톡방의 존재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리더가 되는 순간 알게 된다. 예전에 함께하던 단톡방 외에 나를 제외한 새로운 팀 단톡방이 생겼다는 것을.
배신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이를 인정하자. 그 방의 존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리더는 팀원들에게 때로는 어려운 존재이고, 때로는 감정의 배출이 필요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리더 몰래 회식을 잡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팀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방을 없애려 하거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 들면 안된다. “나는 다 알고 있다”는 식의 신호를 보내는 것도 지양하자.
그 방의 존재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리더로서 가질 수 있는 첫 번째 여유다.
두번째, 팀이 함께 지켜야 할 원칙(Ground Rule)을 세워야 한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보다 중요한 것은 팀 전체가 한 방향을 바라보며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팀이 일하는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원칙이 있으면 팀원들은 매 순간 리더에게 묻지 않아도 된다. 판단의 기준이 공유되어 있으니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다. 불필요한 고민과 확인의 시간이 줄고 팀의 속도가 달라진다.
팀의 원칙은 이런 것들이 될 수 있다.
1) 비즈니스를, 큰 그림을 먼저 본다. 내 업무의 기준과 원칙을 지키되, 조직 전체의 방향과 성장을 돕는 관점에서 유연성을 발휘한다.
2) 경계에 있는 일을 기꺼이 맡는다. 내 일, 네 일을 나누지 않고 조직의 빈팀을 채우는 헌신을 인정한다.
3) 팀 안에서는 투명하게, 밖에서는 신중하게. 내부에서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되, 민감한 내용이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팀의 원칙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들고, 함께 지키는 것이다.
세번째, 결정은 리더가 하고 그 무게도 리더가 진다.
리더의 자리가 실무자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실무자일 때는 주어진 정보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됐다. 하지만 리더는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도 결정해야 한다. 완벽한 정보가 갖춰지는 순간은 거의 오지 않는다. 불완전한 상황에서도 적시에 의사결정하는 것이 리더의 일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틀렸을 때, 팀원에게 책임을 돌려선 안 된다. 정보가 적었다는 핑계도, 상황이 그랬다는 변명도 결국 리더를 작게 만든다. 결정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는 것.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네번째, 리더는 유리병 속에 살고 있다.
리더가 되면 보는 눈이 많아진다. 상급자만이 아니다. 동료들도, 무엇보다 팀원들이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회의 중 무심코 흘린 한숨 하나, 특정 팀원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든 날 드러낸 표정 하나, 이 모든 것이 팀의 분위기를 만든다. 팀원들은 리더의 감정 상태로 조직의 온도를 읽는다.
리더라는 자리는 권위의 상징이 아니라 가장 치열하게 자신을 관리해야 하는 자리다.
감정을 억누르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내가 보내는 신호가 조직에 어떻게 번지는지를 인식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리더십은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리더십을 명확히 해야한다.
리더십에는 정답이 없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팀원 구성에 따라,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필요한 리더십의 형태는 달라진다. 어떤 시기에는 강하게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시기에는 조용히 뒤를 받쳐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준이 없으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중심을 잃는다. 눈치를 보다가 원칙 없이 결정하게 되고, 그것이 쌓이면 팀원들의 신뢰를 잃는다.
핸드폰 메모장을 열고,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자.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내 팀원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리더로서 절대 양보하지 않을 원칙은 무엇인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흔들리는 날, 그 메모를 꺼내 읽어보자.
실무자로 일할 때는, 내가 잘하면 그만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나를 통해 타인이 성과를 내게 만들어야 하는, 전혀 다른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이라 서툴고 막막한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그 감각이 살아있다는 것은, 리더로서의 무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고민하고 행동하는 시간들이 결국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준비된 리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