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
조금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당신이 CEO다. 두 명의 리더 중 한 명을 승진시켜야 한다.
후보 A: 성과가 탁월하다. 매번 목표를 초과 달성한다. 하지만 팀원들이 힘들어하고, 조직 관리에는 소홀하다. 그의 팀은 늘 지쳐 있고 이직률도 높다.
후보 B: 팀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소통 능력이 훌륭해 팀 분위기가 늘 화기애애하다. 하지만 성과가 늘 아쉽다. 목표치를 늘 달성하지 못한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사실 이건 극단적인 가정이 아니다.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이야기한다.
"저 사람은 팀원들을 저렇게 힘들게 하는데 어떻게 리더가 되었지?"
그 의문,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조직의 논리는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다. 비즈니스 성과를 내지 못한 리더가 조직 관리를 잘한다는 이유로 승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대의 경우는 종종 있지만 말이다. HR의 시선에서 A는 '고쳐 써야 할 사람'이지만, B는 '바꿔야 할 사람'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요즘 리더십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타운홀 미팅, 1 on 1,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 물론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중요한 방법들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들이 있다.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보자. 리더가 매주 팀원과 1 on 1을 하면서, 어제 본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하고, 서로의 고충을 들어주는 '위로의 시간'으로만 끝난다면 어떨까. 팀원은 잠시 위로받았을지 모르지만, 그가 마주한 업무적 난관은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는다. 결국 팀은 또 실패한다.
1 on 1을 하는 이유는 팀원이 더 잘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타운홀 미팅을 하는 이유는 조직의 목표를 명확히 공유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소통과 조직 활성화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본말은 전도된다.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야 하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B 같은 리더 밑에서 가장 먼저 지쳐 떠나는 사람은, 성장을 갈망하는 유능한 핵심 인재들이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고 싶은 이들에게, 성취감 없는 화기애애함은 오히려 고통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 수록, 착한 리더가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는 리더를 원한다.
리더는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는 자리다. 그것이 리더십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기본값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팀원을 코칭하고, 소통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모든 행동은 결국 어떻게 하면 우리가 팀으로 함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로 귀결되어야 한다. 만약 지금 내가 하는 리더십 활동들이 팀의 실질적인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냉정하게 멈추고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 뒤로 숨고 있는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과 없는 인화(人和)는 조직을 서서히 죽이게 된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리더의 다정함은 팀원들의 시장 가치를 하락시키는 '가장 우아한 방임'일 뿐이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
A와 B, 당신은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정답은 없다. 하지만 이 질문 앞에서 오래 고민했다면, 당신은 이미 리더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다.
성과를 책임지는 것. 그것이 먼저다.